하카타역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아침을 먹고 바로 달려간 곳은 카로노 우롱이였습니다만, 9시에 식사하고 슬슬 걸어갔는데도 10시도 안되 도착하더군요 -_-; 그래서 시간이 무지남는 틈을 이용해 나가하마까지 걸어가서 원조 나가하마 라멘을 먹고 왔습니다.
간판입니다.
허름하고 매우 작은 가게입니다. 줄을 길게선다고 하는 소문을 들었는데, 제가 갔을땐 가게가 절반정도 차있는 상태였습니다. 아무래도 시즌오프라서 그런듯 합니다. 이 집도 역사가 무진장 길죠..
그 유명한 나가하마 라멘입니다.
가격은 400엔! 이런 놀라운 가격은 후쿠오카에서나 가능할껍니다 ^_^ 알덴테로 적당히 삶아진 씹는 맛이 풍부한 가는 면발과 얇지만 맛있는 챠슈가 인상적입니다. 근데 국물맛이 예상외로 감동적이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돈코츠라멘 답지 않은 맑고 개운한 국물때문이였죠. 나가하마 라멘의 진하고 깊은 맛의 국물은 한국의 진국으로 우려낸 설렁탕이나 곰탕을 연상시켰습니다. 보통의 일본사람이라면 당연 신선한 맛이겠지만, 저에겐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한 맛이였습니다. 비유하자면 소면을 넣은 설렁탕의 맛과 그다지 큰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후쿠오카까지 왔는데 좀 실망했습니다. 뭔가 신선한 자극이 될줄 알았는데, 그런 음식을 찾는다는게 쉽지가 않네요..
나가하마라멘에 기운이 빠져서 돌아오는 중 텐진에서 아카노렌이란 유명한 하카타 라멘집을 발견합니다.
보통 라면을 주문했습니다.
돈코츠 쇼유국물입니다. 역시나 나카하마 라멘과 거의 비슷한 깊고도 산뜻한 맛입니다. 가격도 470엔밖에 안하고 기본에 충실한 명점의 맛이지만, 그렇다해도 굳이 일부러 와서 먹어줄만한 맛은 아니더군요. 라멘의 맛에 전통과 역사가 어느정도 의미를 가질수 있는 것일까요…
요즘 하카타 라멘중에 가장 잘나가는 집인 잇푸도의 본점입니다.
정면샷~
다이묘가 본점이라고 하더군요..
줄이 깁니다. 후쿠오카에 와서 처음으로 줄서서 음식을 먹어봤습니다 ^_^
다이묘에 이쁜 아가씨들이 많았는데 여기엔 안찍혔군요 ^_^
본점에만 있다는 환상메뉴-_- 카사네아지 라멘입니다.
창업 초기부터 전해내려오는 맛이라네요. 보통 잇푸도엔 두종류의 라멘밖에 판매하지 않습니다. 매운맛의 아카다마와 담백한 맛의 시로다마. 아카다마는 이미 오사카분점에서 맛을 본지라 본점에만 있다는 메뉴를 시켜봤는데 이번에도 실패했습니다 -_-;; 앞의 두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통의 시원한 하카타 라멘맛이라서요. 오사카에서 감동적으로 먹었던 크리미한 국물하곤 거리가 멀었습니다 ㅠ.ㅜ 옆에서 주문하는 사람들을 보니 이 메뉴를 시키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군요 ㅠ.ㅜ
본점이라 그런지 반찬 서비스나 면발은 참 좋았습니다만, 메뉴선정의 실패로 눈물을 머금고 돌아옵니다. 가히 하카타 라멘 실패기라고 불러도 될 정도 입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