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진도 찍고, 가을의 화려한 풍경도 감상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을 즐겁게 잘 마쳤는데, 집에 돌아와서 컴에서 사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SD카드의 자료를 대충 절반정도 날렸습니다 ㅠ.ㅜ 사진을 날린건 살다가 처음인데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보여주고 싶었던 아름다운 풍경이 많았는데, 대충 아무 사진으로나 땜빵해서 포스팅을 해야한다는게..
히루젠 고원의 풍경
출발하는 날 아침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찍었습니다. 히루젠은 오카야마에 있는 일본 주고쿠 지방을 대표하는 고원입니다. 벌써 눈이 내렸내요. 풍경이 멋지긴하지만 운전하기엔 불편하겠군요.
오사카에 도착하니 교토까지 정체입니다. 통행료가 무지 비싼 일본에서 고속도로가 정체할 수도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한 30킬로를 가는데 한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시내로 들어가는 몇킬로를 통과하는데도 한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차를 타고 교토를 방문할려면 아침 일찍가야하는데 너무 얕보았습니다. 귀중한 휴일의 한때를 이렇게 날리게 될줄이야..
도착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교토의 북쪽에 있는 다이토쿠지입니다. 바로 앞에 500년 전통의 맛집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역시나 처음가는 곳이라서 한참 헤멨습니다. 그냥 아무데나 주차해놓고 걸어서 돌아다니는게 빨랐을거 같습니다. (담부턴 그렇게 해야죠)
밥을 먹고 다이도쿠지를 산책했습니다. 여러 개의 볼만한 스팟이 있었는데, 따로따로 입장료를 약 400엔씩 받더군요 -_-;; 그래서 그중에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고토인에 들어갔습니다. 입구부터 정원까지 정말 그림으로 그리듯 아름다운 곳이였는데, 관련 사진을 전부 날렸습니다. ㅠ.ㅜ 구경을 마치고 이마미야 신사에 가서 20분 줄을 서서 카자리야에서 야부리모치를 먹고는 다음 맛집인 이모보우 히라노야 본점이있는 마루야마 공원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탑니다. 근데 차를타고 한시간을 갔는데, 정체떄문에 차가 앞으로 가지를 못하더군요 -_-; 그래서 주차장에 주차를 시켜놓고 가려고 주차장을 찾는데 30분이 걸려도 비어있는 주차장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간신히 은각사 앞에 주차해놓고 이모보우까지 걸어가니 이미 3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_-;; 그냥 첨부터 걸어가는게 빨랐을거 같습니다. 좌절의 연속입니다. 교토까지 와서 도대체 몇시간을 차에서 보낸건지..
어쨌든 좌절해서 찾아갔지만 이모보우 정식이 예상외로 맛있어서 금방 기력을 회복합니다. 여기 여주인처럼 보이는 미인 아줌마에게 밤에 가볼만한 단풍의 명소도 두 곳을 추천 받았습니다. 왠지 이 집은 단골이 될듯한 느낌이 드네요.
시간이 빠듯했지만 두곳 다 돌았습니다. 고다이지와 쇼렌인인데 고다이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인인 “네네”가 남편을 추모하며 지은 절이라고 합니다.
고다이지의 대나무 숲
아직 물들기 전의 단풍
여우
쇼렌인은 그저 그랬습니다. 나쁘진 않았는데 비슷한 곳을 여러곳 돌아다니다 보니 감동이 덜하더군요. 게다가 단풍보다는 일루미네이션에 더 신경을 쓰더군요.
지나가다 찍은 에이칸토의 단풍
이렇게 여행이 끝났습니다. 교토는 언제가도 새롭더군요. 다음에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시간도 넉넉히 확보하고 준비도 철저히 한 후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