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은 고급주택가죠. 아자부주방처럼 숨겨진 맛집도 많이 있을법합니다. 예정엔 없었지만 이 동네에서 잘나간다는 일식집인 비양도에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일식집은 좀 위험하죠. 한국 일식은 한국사람 입맞에 맞춰져있어서 본고장의 맛하곤 거리가 있는데다가 생선의 선도도 다르고 말이죠.
불안한 마음을 안고 도착해보니 예상외로 깔끔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입니다.
메뉴판을 보니 꽤 리즈너블 합니다. 그중 가장 저렴한 5만원짜리 코스를 시켜봅니다.
기본 상차림
수저를 올려놓는 하시오키가 있습니다. 이건 일본 풍이네요 ^_^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선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스프
일식집인데 차왕무시가 아니라 스프가 나오네요. 이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사실 이집은 일식집이라기보단 깔끔한 해물 요리 전문점이라고 해야할 듯합니다.
제주 특산 허벅주
35도랍니다. 스트레이트는 좀 쎄서, 록으로 해서 마셨습니다. 일본 소주랑 맛이 비슷하더군요. 뒷맛이 약간 자극적인건 맘에 안듭니다만, 한국에서 전통주를 이 정도로 만들었으면 잘 만든거죠. 음식궁합을 생각하면 일식과 소주는 잘 안맞긴한데, 젊은 사람들이야 밍밍한 일본주에 만족할 리가 없겠지요. (젊은 사람 맞는진 자신이 없지만서두..) 오히려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회 샐러드
밥있으면 비벼먹으면 좋았을텐데 ^_^ 그래서야 코스 요리먹는 의미가 없겠죠.
허벅주 록
맛이나 향이나 괜찮습니다. 고급 소주일수록 미즈와리로 마시는게 좋다고 하죠. 향을 살릴수 있으니까요. 록보단 미즈와리가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자카야도 소주바도 아니고 거기까지 세세하게 신경쓸 필요는 없겠죠.
메인 요리인 회가 나왔습니다.
참치는 냉동이 잘못 풀렸네요. 조직이 엉망입니다. 도미나 광어는 숙성을 너무 오래 한거 같습니다. 신선함을 느낄수가 없습니다. 음식을 미리 왕창 만들어두니 어쩔수 없는 거겠죠. 그렇다고 못먹을 정도는 아니고 한국에서 먹을수 있는 일식의 평균수준입니다. 평균보단 나을까요.. 전복이 나온건 좋았습니다. 아.. 근데 이정도를 굳이 제주도에서 직송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노량진 시장 가셔도 되잖아요?
한 상 더
5만원짜리 치고 아주 잘나오네요. 와사비 소스에 찍어먹는 쫀득한 삶은 문어 맛이 좋더군요. 이거야 말로 정통 일식이죠 ^_^ 아마에비는 흐물흐물하지 않은 상태로 나왔습니다. 멍게는 신선했구요.소라도 괜찮았고 뒷쪽에 있는건 갈치회인듯합니다만 맛은 그냥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