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동경에서 꼭 한끼의 식사를 할 기회가 있다면 저는 약간 주저하면서도 ^_^ 이 집을 선택할거 같습니다. 쿠로후네테이는 우에노역 부근의 경양식 집입니다.
노포인만큼 광고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잘 찾아오는 집인데, 최근에 TV에 한번 나온데다 골든위크여서 사람들이 미어터졌습니다. 점심때 가보니 저희 팀 앞으로 한 15팀 정도가 대기중이였습니다. (다 먹고 나올때쯤엔 대기가 20명정도로 더 늘어나더군요) 4층 건물인데 2층계단까지 줄을 서있더라구요. 이런 상황은 매우 안좋습니다. 이런 집은 광고같은거 안해줬으면 하는게 솔직한 바램입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사람이 마구 밀려들어도 서비스나 음식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없더군요. 조금 시켜놓고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주는 일도 없고 간단한 주문에도 즉각즉각 반응해 줍니다. 명점의 품위가 느껴지더군요.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았고 몇번이고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테스트샷
날씨가 좋은날 창가에 앉아서인지 기분도 업되더군요.
오늘의 전채 모듬 1인분
이중에서 새조개는 정말 예술이였습니다. 경양식집인데 이렇게 생선이 신선해도 되는건가요? 이거 범죄아닌가요? 생선요리집은 뭐먹고 살라는 건가요? 그 외의 메뉴도 평균이상이였구요. 둘이서 이거 하나 시켜서 젓가락으로 잘라먹는데 뒤에서 웨이터가 냉큼 포크와 나이프를 가져다 주더군요. 경양식집인데 프렌치같은 서비스더라구요.
크림소스 부야베스입니다.
크림소스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해산물의 시원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데 맛은 전혀 평범하지 않습니다. 내용물도 매우 상태가 실합니다. 겨울에 먹었으면 더더욱 맛있었겠지만, 지금 먹어도 부족함은 없습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인 오무라이스의 하프 버전
하프가 가능한게 이집의 특징입니다 하프라고 해서 양이 특별히 작지는 않더군요. 일반 오무라이스 집의 70%정도일까요. 이 집 말고 다음 집도 있기에 맛만보자하고 하프로 시켰습니다.
이 오무라이스의 맛을 보기 위해 몇숫가락을 먹었는데, 맛은 커녕 제가 뭘먹었는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입에 넣자마자 스르르 녹아버려 말이죠. 밥도 맛있지만 계란지단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습니다. 새콤달콤한 케쳡과 함께하니 내가 왜 하프를 시켰을까 하는 후회가 마구 밀려들더군요.
오무라이스의 단면
사진을 보니 다시 그 맛이 떠오르려고해서 괴롭습니다. ㅠ.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집이라 무척 많은 분들에게 추천을 했는데, 아직까지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번 오무라이스를 먹으면 오무라이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에, 기깟 오무라이스 하나가 뭐 대단하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안오시는게 나을껍니다.
이런 데미그라스 소스를 밥에 얹어서 먹으면 됩니다.
지난번 방문때 실망을 했기에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지대롭니다. 고기를 정성들여 졸여서 만든 진한 소스가 산뜻하고 약간은 달콤하게 정리된 맛입니다. 오무라이스보다 한수 처진다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일본 경양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문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