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에서 페르메르의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몇일간 고열에 시달린지라 컨디션도 엉망인데다, 날도 비올듯 흐리고, 게다가 전에 가봤던 동경도립 미술관의 전시회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에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페르메르니까요.
주말의 우에노 공원은 가족방문객들로 붐빕니다. 사람도 많다보니 행사도 많았지만, 전부 가족 대상인지라 그냥 스킵하고 바로 미술관으로 갑니다. 원래는 조금 일찍와서 맛집에도 들릴려고 했는데 일어나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 있어서 그것도 불가능했습니다. 미식을 하든 무얼하든 건강이 제일 중요한데, 요즘 정신 줄을 놓고 살다보니 컨디션이 망가져있는 것도 모르고 살았네요. 앞으론 철저하게 관리해야겠습니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죠.
전시회장
사람이 많아서 관람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평일에 느긋하게 오는게 좋을듯합니다. 현존하는 페르메르의 작품은 32점이고 그중에서 이번엔 7점이 전시되었습니다. 겨우 그림 7개인데 티켓의 가격은 1600엔 -_- 인간적으로 너무 비쌉니다. 게다가 진짜 유명한 작품은 리스트에 빠져있구요. 전에 샤갈전도 그런 식이여서 무척 실망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러네요. 얘네들은 정말 발전이 없네요.
어쨌든 페르메르의 작품을 실물로 봤기에 돈이 아깝진 않았습니다. 빛의 화가라더니, 17세기 인물임에도 그 조명에 대한 감각은 현대 사진가들을 능가합니다. 전에 진주 귀걸이의 소녀라는 영화로도 봤기에 – 불륜이 주된 내용이였지만 – 그림을 보면 낮익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녔습니다. 영화로는 그가 얼마나 대단한 화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명화는 사진으로 봐선 절대 그 느낌을 알 수 없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가는 길에 보니 이런 행사도..
조엘로부숑의 부틱에서 페르메르 전시회 기념 디저트류를 팔더군요.
아무리봐도 매장에서 파는 거랑 포장만 바뀐 듯한.. -_-; 그래서 생까고 그냥 나왔습니다.
나와보니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네요. 일기예보에 비가온단 이야긴 없기에, 그냥 돌아다녀도 무방했겠지만, 모든게 귀찮아져서 -_- 그냥 돌아옵니다. 카메라 꺼내기도 귀찮더군요. 정말 저답지 않네요. 얼른 정상 컨디션이 돌아와야 할텐데.. 그런 의미에서 내일은 영양 만점의 닭고기 스튜나 만들어서 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