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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차이나타운의 에스트 로열과 이스즈의 빵

이그렉을 나와서 산노미야 거리를 내려와 차이나타운으로 향합니다. 오늘 방문의 원래 목적인 고베항 근처에 있는 앙리 샤르펜티에에 가기 위해서 입니다. 뭐.. 결론적으로 보면 앙리 샤르펜티에는 카페인줄 알았는데 테이크아웃 코너밖에 없어서 많이 실망을 하긴 했습니다만, 원래 이런 여행에서 계획자체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중요하지 않죠. 그 과정이 재밌으면 되는 거니까요. 존레논도 이렇게 노래했죠. Life is what happens to you when you busy making other plan 이라고 ^_^

고베 차이나 타운



주말이라서인지 관광객들로 가득차 북적댑니다. 요코하마랑 비슷한 분위기인데, 규모는 좀더 작긴하지만, 더 활기차보입니다. 그리 비싸지 않은 차이나 타운 특유의 주전부리 가게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넘들이 많았지만 일단 무시하고 앞으로 고고 합니다. 이런데서 배채우다간 앞날이 어찌될지 알수 없으니까요..

여기가 아마도 정문?



한쪽은 공사중이네요. 주욱 돌아다니다 재밌는 가게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워낙 인상이 특이해서 저녁때 다시 오기로 합니다.

고베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직도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요코하마처럼 완전 상업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정겹습니다. 요코하마의 중화가는 정말 데이트 코스로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두나 라멘가게도 보입니다.



물론 줄서는 건 기본

제가 다시 차이나타운을 방문하게 된 이유입니다. 에스트 로열



차이나타운의 가운데에 떡하니 정통 양과자 전문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기도 많아 줄서서 먹더군요. 찻집을 겸한 2호점엔 아가씨들이 가득.. 그래서 정말 궁금해서 이것저것 사봅니다.

다음은 테이크아웃해서 집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투르티에 드 가스코뉴 란츄



프랑스 남서지방의 전통적인 과자라고 하는데, 안에 촉촉하게 구워진 밤이 들어가 있고 겉은 바삭합니다. 일본에서는 에스트 로열에서 처음 시도했다더군요. 한입먹어보니 그 맛이 정말 환상입니다. 안에 들어있는 밤이 어찌나 맛있는지 입안에서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지더군요. 겉부분의 그 아삭거림도 아직 잊혀지지 않습니다. 맛만보려고 달랑 하나 사서 나오는 길에 한입 베어 먹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뒤돌아가서 매장에 남아있는 걸 전부 다 사왔습니다. 다른 메뉴는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한데 이 메뉴는 꼭 매장에 가서 먹을수 밖에 없으니, 이그렉에 이어 고베에 다시 갈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_^

인터넷에 자세한 만드는 법이 나와있으니 관심있으면 한번 보시길..
http://www.estroyal.co.jp/gascogne/index.html

스위트 포테이토



맛있기로 유명한 토쿠시마현산 고구마를 이용해 만든 디저트인데, 모양이 좀 찌그러졌습니다 ㅠ.ㅜ 이 비슷한 종류야 백화점 식품매장등 여러 군데서 팔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집의 스윗 포테이토는 다른 집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맛있습니다. 한입 먹어보고 우왕ㅋ굳ㅋ 했다는..

스윗 포테이토 푸딩



이건 선물로 줘서 제가 맛은 못본..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신깐센에서 먹으려고, 역시나 이동네에서 알아주는 빵집인 이스즈 베이커리를 들립니다.

간판은 이런..



이 집 또한 역사도 깊고 인기도 많아서 분점이 시내 곳곳에 있습니다. 이그렉 카페처럼 찾기 무척 쉽더군요.

소고기 스지를 넣은 카레빵



일본의 카레빵.. 참 맛있죠..(적어도 카레라멘보단 훨 낫다는 ^_^) 하지만 문제도 있습니다. 물론 카레나 빵이 맛이없으면 그걸로 더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만, 전문점에서 맛있는 빵에 맛있는 카레로 만들어도 부족함이 있는게 사실입니다.(예를 들어 신주쿠 나카무라야의 카레빵같은..) 카레를 빵에 넣다보니 빵이 눅눅해질 때도 있고, 빵 자체에 워낙 기름이 많아서 느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집은 안그렇네요. 빵은 빵대로 찰지도, 카레는 카레대로 극상입니다. 게다가 기름기 먹은 빵도 칼칼하게 자극적이고 마일드하면서도 드라이한 카레와 어우러져 우아한 맛으로 승화합니다. 이론상으로나 가능할줄 알았던 카레빵의 궁극적인 모습을 고베에서 보게될 줄이야.. 좀 감동먹었습니다.

소세지를 넣은 빵



샌드위치 대용으로 대충 먹으려고 사왔는데.. 이것마저 맛있습니다. ㅠ.ㅜ 소세지도 탱탱하지만 빵껍질이 쫀득쫀득합니다. 술안주용으로도 좋을법하더군요. 원래는 45cm짜리인데, 오면서 계속 먹다보니 저거밖에 안남았다는..

레드와인 졸임 애플파이



집에 들고오다가 좀 뭉개졌습니다.

사과가 이런 식으로 들어있습니다.



맛을 설명하자니 이 집이 빵가게인걸 이야기하지 않을수 없네요. 도대체 왜 빵가게에서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를 파는 건지 저는 절대 이해못하겠습니다. 그냥 빵이나 파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미안한, 레몬의 산뜻함과 사과 엑기스와 와인의 풍미만으로 이루어진 어른스런 디저트입니다. 전에 기욤에서 애플파이라고 나온 거를 먹었을때의 제 심정이 어땠을지 이 사진을 보고 헤아려주실 수 있으시겠지요.. 제가 미남 서버들때문에 그 가게를 미워한게 아니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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