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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케익 전문점 고스트(ghost)

제가 자주 들리는 블로그에서 재밌는 집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스트라는 교토에 있는 케익점인데, 특이하게도 술이 들어간 케익을 판다고 하네요. 그 맛이 환상이라고 칭찬을 해서, 이번 교토 방문시에 들려봤습니다.

가는 길에 찾은 와인샵



이 와인샵 아저씨의 공력이 대단합니다. 셀러에 전설의 빈의 와인이 그득하더군요. 이야기 들어보니 자기는 올드빈을 마실때 디캔팅같은건 절대로 하지 않고 몇일이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침전물을 가라앉혀가며 조금씩 음미해가며 마신다고 합니다. 팔자도 좋으셔.. 이 집에서 아저씨 추천으로 와인을 한병사고 고스트의 위치를 물어본후에 그곳으로 향합니다.

이런 매우 썰렁한 외장입니다.



모르는 사람은 이 집에서 뭐파는지 짐작도 못할듯한 분위기입니다.

내장은 케익집이라기보단 바와 비슷합니다.



살제로 안에 들어가봐도 바처럼 되어있습니다. 주문 받는 사람은 바텐더 복장이고, 메뉴판에서 술을 선택하면 따라줍니다. 술과 함께 즐기는 케익이란건 실제로 유럽쪽엔 보편화 되어있다고 듣긴 했는데, 일본에서는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케익하면 아이들이 먹는다는 인식이 강하니까요.

이런 케익을 시켰습니다.


모에샹동으로 만든 마르가 들어간 케익입니다.. 보기보다 내부구조가 복잡합니다. ^_^ 도수가 높은 술을 첨가하기에 좀 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맛은 전혀 없고, 오히려 단맛의 밸런스와 향이 절묘합니다. 특히나 술의 향을 그대로 살렸기에 눈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입에 댔을때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반적인 케익중에 향까지 신경쓰는 집이 극히 드물다는 걸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케익중 이 집보다 맛있었던 곳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이그렉이나 도시 요로이즈카, 라 쇼콜라 드 앗슈를 포함해도 말이죠. 물론 그 범위를 케익한정이 아닌 디저트류까지 확장시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만..

케익과 함께 즐기기위해 코냑을 시켜봤습니다.



보통 식후에 즐기는 4C라고 해서 초콜렛 시가 커피 코냑을 들죠. 피에르 에르메같은 고급 초콜렛샵의 카페에서 이런 메뉴를 즐길수 있긴한데, 이 집도 가능하네요. 케익에 맞는 술을 권해야 하기에, 이집의 서빙은 바텐더가 아니면 안되겠지요. 낮술로 괜찮은 코냑에 향이 멋진 케익을 즐기고있자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래서 이집엔 테이블이 없나봅니다. 테이블이 있었다면 술주정뱅이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게 될테니까 말이죠..

번화가라기보단 좀 외진곳에 있음에도 관광객들이 계속 찾아오더군요. 역시 맛있다는 입소문이 한번 돌면 가격이 비싸거나 찾아가기가 힘들어도 사람들이 몰려들기에, 일본에선 맛으로 승부한다는게 가능한거 같습니다.

그냥 빈손으로 돌아오기 뭐해서 선물을 사왔습니다.

역시나 술이 들어간 파운드 케익



요거 하나가 500엔이지만, 역시나 맛과 향이 엄청난데다, 사온지 몇일이 지나도 속까지 촉촉합니다. 교토 선물로는 이 이상이 없을 듯하네요. 하지만 저는 선물 줄 사람이 없기에 혼자서 낼름 해치워버렸습니다.. 다이어트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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