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는 이 동네에서 유명한 온천여관입니다. 음식맛에 정평이 나있어서 근처에 따로 분점을 두개 낸데다, 동경의 신바시에도 지점이 있습니다. 동경 신바시의 지점엔 한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매우 정갈하고 깔끔한 일본풍의 음식이 리즈너블한 가격에 나와서 외국인 접대에 있어서 그 이상의 집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이 집에 제돈내고 갈 일이 많지는 않은데, 이번에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격의 모임에선 사실 사진찍기가 매우 애매하지만, 제가 이 팀의 공식 찍사로 나서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이 집은 계절별로 메뉴가 바뀌는데 가을 메뉴가 가장 나은거 같습니다. 보기 뿐만 아니라 제철의 재료의 맛은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게다가 솔잎에 꽃힌 음식을 빼먹는 재미도 있으니, 일본의 카이세키도 프렌치 못지않게 아이디어가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일인분 나베인데, 도미가 기름이 잘 올랐더군요. 이런 음식들은 느긋하게 먹어야 하는데, 사진찍느라 정신없이 허겁지겁 먹은게 좀 아쉽습니다.
업계용어로 ‘도리아에즈 나마’라고 하죠. 저는 운전기사도 해야해서 조금밖에 못마셨습니다. 이런 카이세키요리에는 니혼슈가 베스트인데, 니혼슈론 건배를 못하니 일단 맥주를 시키는 거죠.
위의 요리도 요리지만 감이 너무 맛있어서 껍질까지 다 먹었습니다. 잔류농약이 조금 신경쓰였지만요.. 이 동네 감이 정말 맛있는데, 언젠가 소개할 날이 있겠죠.
쯔꾸리라는건 회를 의미합니다. 양은 좀 작지만 맛이야 최상이죠.
이동네 특산물 생선인 노도구로 구이에 성게알을 올린 요리입니다. 기름이 잘 오른 노도구로에 약간 단맛의 우니를 얹는게 프렌치에서 프와그라 요리와 닮았습니다. 가을스런 색감뿐만 아니라 맛도 그저 아름답습니다.
음미할 시간같은거 생각할 틈도 없이 허겁지겁 들어갑니다.
아나고 튀김이야 원래 맛있지만, 야채가 각이 살아있네요.
생선이 안에 숨어있어서 샐러드 처럼 보이긴합니다만, 뒷쪽으로 가을 생선인 연어와 호타테가 절반절반씩 접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철생선을 즐기는 즐거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드디어 밥이 나옵니다. 이집의 대표 메뉴중 하나고 점심에는 단품으로도 파는데, 가격대비로 매우 만족도가 높은 메뉴이죠. 재료비자체는 별로 안들어 보입니다만..
무, 흰자, 노른자, 도미, 김 와사비가 재료입니다.
재료를 밥위에 잘 올려놓은후 물을 말아 먹으면 됩니다. 오차즈케 형식이죠.
디저트는 그냥그냥 평범한 아이스크림입니다만, 밤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플러스되서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와규가 빠진게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6000엔 정도의 가격에 이정도 내용이면 아주 훌륭한 편이죠. 다음에도 다시올 기회가, 아니 다시 얻어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무한 영광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