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적으로 사누키 우동 붐이 불긴했지만, 동경에서 맛있는 우동을 먹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소바가 강세였기 때문이죠. 소바명점은 발에 채일정도로 많습니다만, 우동 명점은 극히 일부분에다 사이드 메뉴정도의 취급밖에 못받는게 현실입니다. 얼마전 자갓서베이 2008을 사서 보다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누키 우동의 명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갓 서베이만 믿을 수는 없어서 입소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역시나 괜찮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집을 안갈수야 없지요. 당장 그 다음날 아침에 찾아갑니다.
의자는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서 입니다. 주말엔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사람이 줄을 선다네요. 카운터6석에 테이블 두개밖에 안되는 작은 가게라서인지 평일에도 거의 꽉 들어찹니다. 사람이 넘 많아서 느긋하게 먹을 분위기는 안되더군요. 그나마 평일에 오면 괜찮을 듯합니다.
500엔에 이렇게 맛있는 오뎅은 이 집말고 절대로 존재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특히나 규스지의 부드럽게 녹는 맛이 일품이더군요. 니혼슈와 같이 먹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낮에 가서 술을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맘에 맞는 사람하고 밤에 와서 같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찮긴했지만, 베스트는 아니였습니다. 우동 면발이 쫄긴하긴한데 사누키에서 먹었던 면발에 비하면 한수 처집니다. 사누키 지방은 밀가루도 특별한걸 쓰니까요. 그럼에도 동경에서 먹을수 있는 우동으로 이정도면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1000엔짜리 텐자루 우동
양이 엄청 납니다. 이렇게 괜찮은 뎀푸라를 천엔에 맛볼수 있다니.. 예전에 우에노 야부소바에서 뎀푸라 한개 달랑 들어있는 뎀푸라 소바를 1300엔에 먹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사쿠사 나미키 소바에선 여기 절반의 양인데 1600엔 했었죠. 역시나 자루 우동으로 먹으니 더 맛이 좋습니다. 본고장 사누끼에 비하면 약간 못미치지만, 그건 실력이라기보다는 재료의 차이일테니, 동경에서 이 정도면 멀리서라도 다녀올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집에서도 가까우니 앞으로 자주 이용해 줘야 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