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log.

에비스의 프렌치 레스토랑 조엘 로부숑 part.3

이사키 L’Isaki

그리에로 요리해서 신양파의 퐁듀에 올려 바질리코와 토마토 에센스 타프나드 소스와 함께

grille avec une essence de tomate a la tapenade et une fondue d’oignon blanc

이렇게 잘 구워진 생선은 또 처음이네요. 왠만한 일식집 수준을 넘습니다. 바닥의 초록색 소스는 너무 정교하게 그려져서 첨엔 럭셔리한 그릇 장식인줄 알았습니다.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맛도 예술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잘구워져서 담백함과 고소함이 적절히 조화된 생선살과 신선한 바질리코 소스는 신록의 계절감을 절실히 불러일으킵니다. 감히 오늘의 베스트 메뉴로 꼽고 싶습니다.

나가사키현산의 천연 도미 La Daurade

에튜베와 시트로네엘향의 크렘을 첨가해서

servie avec une creme et huile de citronnelle et des poireaux etuves

이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디스플레이도 끝내줍니다만 대체 거품 소스는 뭘로 만들길래 이리도 부드럽단 말입니까. 도미도 잘 조리되었습니다만 약간 담백한게 걸리더군요. 개인적으론 맛이 좀더 진한 이사키쪽이 나았습니다만, 그건 둘을 같이 먹었기 때문일 껍니다. 따로따로였다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을거 같습니다.

드디어 메인이 나오네요. 어찌보면 메인이 이 집에서 가장 평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_^

Menu Dejeuner는 돼지고기와 닭고기중에 하나를 골라야합니다. 저는 닭고기를 골랐습니다만, 좀 잘못고른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제 예상하곤 다른 음식이 나와서요 ㅠ.ㅜ 이탈리안에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싶더니 프렌치는 더욱 큰 난관입니다.

이와테산 닭고기 La Volaille Fermiere

가지, 파스마티라이스와 함께 발로틴으로 만들어서 스파이시한 콩과 라그와 함께

en ballottine aux aubergines confites avec un ragout de pois chiche epice

닭고기 그릴이 나올줄 알았는데, 저런 식의 요리가 나오더군요. 뭐.. 맛은 평범했습니다. 오히려 가니쉬인 양배추의 맛이 새콤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특선 와규 로스 육 Le Boeuf

그리에로해서, 제철 야채의 에츄베와 함께

grille avec des legumes de saison au jus

소고기는 소고기 맛이더군요. 와규 스테이크 전문점보다 맛있을리 없죠. 예상대로 이 집에선 메인이 젤 평범하더군요. ^_^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치즈 카트가 옵니다.

점심코스엔 치즈가 포함된게 아니라 아 라 카르테로 따로 계산된답니다. 서비스인줄 알았는데, 미리 이야길 해줄것이지.. 그래도 경험차원에서 일단 시켜봤습니다.

브리와 염소치즈, 서비스로 말린 아프리콧

염소치즈 괜찮았습니다. 좀더 진한걸 먹는게 좋을뻔 했네요. 레드와인이 있었다면 더욱 즐거웠겠지만, 그렇지 않았으니 조금 아쉽더군요. 그리고 치즈와는 별 상관없지만 아프리콧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까망베르, 블루치즈, 아프리콧

역시나 와인이 없어서 아쉬운..

서비스로 빵을 줍니다.

이제 슬슬 배가 부르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프렌치의 꽃인 디저트를 빼먹을 수야 없죠. 지금까지의 식사는 단지 디저트를 먹기전의 전채일 뿐입니다.

푸르츠의 마리네 Les Fruits

오리엔탈풍의 쥬레에 맞춰, 민트의 소르베와 함께

frais servis avec une gelee a la saveur onentale et un sorbet a la menthe

디저트 먹기전에 입가심하라고 나온 과일입니다. 오늘 점심 메뉴중에 유일하게 겹치더군요. 입가심 정도로 좋긴한데 약하죠.

가토 쇼콜라 Le Chocolat Caraque

프류레에 양식 크리를 올리고, 커피의 그라스와 함께

en biscuit avec une glace au cafe et une creme brulee a la poire

초콜렛 공예품입니다.

프레즈 La Fraise

붉은 푸르츠을 올린,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파블로바

en “pavlova” avec une glace a la vanille

아까워서 못먹을뻔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스푼을 올려야 할지.. 근데 맛은 생각보다 훌륭하진 않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비스켓의 양이 좀 되더라구요. 밸런스를 맞춰먹다보면 아이스크림이 많이 부족하게 됩니다. 쩝.. 디스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좀더 올렸어야 했는데 말이죠. 라 타블 드 조엘 로부숑의 디저트가 더 맛있었던거 같습니다.

이후로 차가 나옵니다만, 이렇게 먹으니 2시간 반이 지나버려서 시간이 없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제대로 먹으면 점심만 세시간 이상 걸리겠더군요. 이런 집은 느긋하게 하루 휴가내고 천천히 즐겨야죠. 아니면 저녁으로 푸짐하게 먹던가요 ^_^ 저녁은 점심의 두세배는 족히 나올듯합니다만..

평생의 소원이던 쓰리스타 레스토랑에 결국 가보게 되었습니다. 신기한 요리의 세계가 아직도 세상엔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이 추세를 몰아서 다음 목표는 엘불리로 해볼까요? ^_^ 어디서 무얼 먹든 미식생활과 블로그는 주욱 계속 되겠죠.. 다음 방문기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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