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고베까지 왔는데 고베 소고기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고 친구가 의견을 냅니다. 사실 고베 소고기를 고베에서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소고기 자체가 고베에서 나지 않으니까요. 효고현에서 – 보통 북쪽 지방인 타지마에서 – 생산된 소고기중에 특등급을 고베규라는 브랜드로 파는 것이죠. 그렇지만 기왕 고베 관광을 왔으니 관광객 기분을 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그래서 무난한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안내했습니다.
산노미야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지점이 여럿 있는 걸 보니 장사가 잘되는 듯하더군요. 보통은 지점이 많은 집은 피하는 편이지만, 이런 스테이크야 고가인데다 그다지 큰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요리다보니 오히려 지점이 많을 수록 안정이 되지 않을까해서 찾아갔습니다.
간장 소스, 된장소스, 그리고 소금이 있습니다. 야채는 소스에, 고기는 소금에 찍어먹는 편이 맛있더군요.
날도 더우니 일단 친구는 맥주한잔 주문하더군요. 저는 와인을 마시고 싶었지만 곧 운전을 해야해서 오렌지 쥬스를 시켰습니다. 차를 괜히 가져왔습니다 ㅠ.ㅜ
저희가 시킨 메뉴는 록코 메뉴라는 고베규 코스와 C코스라는 특선 와규코스입니다. 가격이 싸진 않습니다.
촉촉하니 맛있습니다. 이 정도 고기만 되도 상당한데, 고베규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고베규답게 지방의 색이 아주 이쁩니다. 맛도 상당하긴한데, 아무래도 소고기의 사시미는 씹히는 맛이 부족합니다. 사시미는 닭고기나 말고기쪽이 더 나은 듯합니다.
고베비프, 특선 와규, 포와그라입니다.
고베규의 색이 아주 곱습니다. 지방이 더 있을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네요.
상당히 큰 덩어리가 나옵니다만, 슬슬 지겨워 질려고 합니다.
지방이 고베규에 비해 잘게 퍼져있습니다.
저 빵은 고기를 까는데 쓰더군요. 얇게썬 마늘을 굽는데, 안주로 매우 좋을 듯했습니다.
한마디로 꼬리곰탕이죠. 간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있네요.
이쪽도 평균이상입니다. 스테이크 집 치곤 고기 이외의 메뉴도 나쁘지 않네요. 가격이 비싼 만큼 신경을 많이 쓰는 듯했습니다. 동경에서 철판구이집에 가려면 무척 비싸니 그걸 감안하면 오히려 매우 싼 가격일 수도 있겠더군요.
그저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포와그라엔 이제 질렸다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무런 간도 없이 그냥 구워서만 내와도 무척 맛있더군요. 느끼한 맛도 전혀 없고 마치 디저트와인 소스를 쓴 듯 살짝 단맛이 자연적으로 배어나왔습니다. 포와그라 자체로도 참 맛있는 재료인데, 어째서 세상에는 그렇게 맛을 해치는 요리법들이 난무하는 걸까 잠시 고민해봤습니다.
잘 구워지고 있습니다.
먹기 위한게 아니라 스테이크를 올려놓기 위한 용도입니다.
별로 특별할 건 없었던.. 하지만 고기를 먹을땐 꼭 샐러드와 야채를 함께 해야죠.
추릅~
그림이 나오네요
드디어 먹어본 고베규! 사실 저야 브랜드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고베규를 먹을 날이 이렇게 찾아 올줄은 몰랐습니다. 먹어보니 과연 고급 소고기 답게 씹는 맛과 쥬시한 지방질의 밸런스가 잘 잡히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였습니다. 일반 와규 스테이크와 같이 먹으니 확실히 비교우위가 느껴지지만, 제 입맛엔 벽제갈비에서 먹었던 새우살이 좀 더 나았던거 같습니다. 아.. 그런데 가격도 비슷한가요..
스테이크 집의 디저트임에도 불구하고 스프때처럼 수준이 높습니다. 역시 고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쪽 디저트가 성의없어 보이긴하지만 상큼해서 더 맛있더군요. 역시 메뉴는 다양하게 시켜봐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잘 먹고, 고생고생해서 오사카로 돌아옵니다. 교토의 맛집 소개는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