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류지마는 시모노세키 본토로부터 배로 약 10분거리에 있습니다. 첨엔 어디 더 섬과 가까운 곳에 선착장이 있나 했는데, 수산시장의 안내 직원에게 물어보니 바로 앞에서 탈수 있다고 하더군요. 주차비가 좀더 나오긴 하겠지만, 그냥 얼른 다녀왔습니다.
다시 등장한 연인의 등대
이번엔 배타고 찍어봤습니다.
항구답게 중장비가 해안가에 가득하네요.
오노미치, 히로시마 등등 태평양쪽의 해안을 따라서 있는 도시는 거의 다 이런 분위기입니다.
물류창고도 보입니다.
멀리서 본 간류지마
생각보다 가깝고 작습니다.
선착장에 정박한 배
뒷쪽은 미츠비시 중공업인듯 합니다.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가 싸운 곳
원래 백사장에 싸웠다고 하는데, 백사장이 다년간에 걸친 섬 확장 공사로 인해 사라져버렸습니다. -_- 전설은 어쩔.. 매우 실망했습니다. 그 대신 비석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을수 있게 해놨더군요.
섬에서 본 시모노세키의 풍경
역사적 의미는 많이 퇴색했지만, 그냥 그냥 산책코스론 괜찮네요.
가족단위 관광객도 많았다는..
한가한 주말 오후 분위기입니다.
사사키 코지로와 미야모토 무사시의 동상
소년시절에 매일 강가에 나가서 보통 검보다 한뼘은 더 긴 빨랫대(모노호시자호)라는 검으로 날아다니는 제비를 베며 검술을 연마한 초 천재 미소년 검사 사사키 코지로는 나이를 먹으면서 더더욱 검술이 깊어져 스승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간류라는 문파를 스스로 여는 경지에 이릅니다. 제비 베기라니, 이건 무슨 양과가 독고구검 연마한 이야기랑 같은 수준입니다. 이에 대항하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타고난 짐승 캐릭으로 교토의 명문 요시오카 도장의 수련생들과 70대 1의 결투를 벌인 걸로 유명하죠. 이때의 경험으로 여러명이랑 싸울때는 쌍칼이 더 편리하다는 진리를 깨닿고 2도류를 창시합니다. 보통 검사는 칼한자루 휘두르기도 벅차하는데 두자루를 자유자재로 썼으니 이쪽도 일반인의 레벨은 훨씬 뛰어넘었죠.
간류지마에서의 결투로 인해 사사키 코지로가 죽었기에 오늘날엔 미야모토 무사시만이 알려져 있긴한데, 실제로는 사사키 코지로 쪽이 더 실력이 좋지 않았나 하는 설이 강합니다. 어찌되었건 그래봐야 종이한장 차이였겠죠. 이런 레벨의 검사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건 역사상으로도 무척 보기드문 일이기에 아직까지 호사가들의 관심을 얻는 것이겠지요.
저멀리 간몬하시가 보입니다.
혼슈와 규슈를 잇는 다리인데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
결투의 장소를 이미지화한 백사장
사사키 코지로가 약속장소인 간류지마의 백사장에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미야모토 무사시의 배가 한참후에 결투장소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섬에 가는 동안 노한자루를 깎아서 모노호시자호보다 더 긴 목검을 만들고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코지로에게 달려들어 허를 찌르는 공격에 무사시가 이겼다고 합니다. 정작 어땠는지는 당사자들만이 아는 거겠지만요. 결투가 정당했다느니 어쨌다느니.. 이런건 별 의미가 없겠죠. 어쨌든 무사시가 살아남았고 시대를 초월해서 유명해졌으니까요.
기대했던 역사를 초월한 결투 무대는 사라지고 없었지만, 초천재 미소년이라고 해도 중년 아저씨의 노련함엔 당하지 못하는 구나, 라는 얼마 안되는 사소한 희망을 얻을수 있어서 간류지마의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머지 산책길도 걸었습니다.
왕복 요금이 800엔인데 본전생각이 나서..
산책길의 끝에서 너구리 발견!
살아있는 너구리를 언제봤더라.. 암튼 매우 귀엽더군요. 만화캐릭처럼 뚱뚱하지도 않고, 생각보다 개랑 많이 비슷하더군요.
뭐 좀 달라는 간절한 눈빛..
근데 이땐 수중에 먹을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언제 다시 만날 기회가 있겠죠.
홈리스 집인거 같은..
밥은 어떻게 먹는지 모르겠더군요. 섬에 식당도 매점도 없는데 말이죠.
멀리서는 부두가..
이런 초 근대식 풍경도 괜찮네요. 한국에도 이런 데가 있었던가..
멀리서 바라본 동상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네요.
한적한 풀밭
그냥 한적한 공원이다 생각하면 간류지마도 그리 나쁜 게 아닙니다. 결투장소가 광장이 되었을 뿐이죠. 제 인생에 다시 찾아갈 일은 없을 듯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