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이자와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라면 프렌치인 오베르쥬 프리마베라 일 것입니다. 신의 물방울 뿐만 아니라 동경이 아니면서도 왠만한 미식책에 실릴정도니까요. 하지만 혼자서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는 것도 뻘쭘하고, 이날은 프리마베라가 쉬는 날이라 두번째로 유명한 집을 찾아 갑니다. 가와카미안이라는 소바집입니다.
정면
소바를 기본으로 일품요리와 술을 파는 집입니다. 들어가보니 인기있을만 하더군요. 소바집 답지 않게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BGM으로 재즈가 흘러나옵니다. 직원들 서비스도 일류 레스토랑 수준이고 엉터리 요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신슈 소바가 나오지만, 가격도 그게 걸맞게 비싼 편입니다. 소바 한판에 술한잔에 일품요리 하나면 그것만으로 3000엔은 가볍게 넘으니까 말이죠.
테라스 석도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해서 저도 테라스에 앉고 싶었지만, 혼자간 주제에 너무 많은 걸 바래선 안되겠죠 ㅠ.ㅜ
물이나 녹차대신 소바차가 나옵니다.
오.. 제대롭니다. 소바집이 이래야죠 ^_^
메뉴를 정하려고 한참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정말 혼자와선 시킬게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가장 무난해보이는데다 주변 테이블의 많은 사람들이 시켜 먹고 있는 텐자루 소바 상, 2100엔짜리를 시킵니다. 보통은 1860엔인데, 상이 보통보다 새우 하나가 더 나오니 상을 시키는게 이득입니다.
자루 소바 한판
신슈소바가 터프한 편이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이 집만큼 제대로 나오면야 불만이 있을수 없습니다. 향기도 좋고 입안에서의 느낌도 좋습니다. 가격이 비싼데다 한판 추가에 540엔을 내야 하는게 좀 안타깝긴 하지만요.
텐자루소바의 템푸라
지금 접시위에서 코브라 트위스트를 연출하고 있는 대형 새우 두마리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사진엔 그 크기가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거의 20cm정도 되더군요. 게다가 얼마나 신선한지 살도 탱탱하고 머리의 고소한 내장 부분도 거부감 하나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입 먹고 난후의 감상은, 이제 쯔나하치 갈 일이 없어졌다는 거였습니다. 튀김공력이 많이 빠지는 것도 아닌데, 쯔나하치는 이런 괴물 새우를 재료로 쓰지 않으니까요. 새우 뿐만 아니라 다른 뎀푸라도 어느 것 하나 예술 아닌게 없습니다. 특히나 쫄깃하던 버섯과 따끈한 가지가 기억에 남네요. 크흐.. 이럴때 반주가 있어야 하는건데.. 멀리 여행까지 와서 혼자서 술마시는건 좀 그래서 참았습니다. 좀더 아저씨가 되면 그런것도 신경안쓰게 되겠죠 ㅠ.ㅜ
이 집은 아자부주방에 분점이 있습니다. 맛집 책들의 분점에 대한 평가는 맛은 좋은데 비싸다.. 라는 겁니다. 그치만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장점도 있고, 음식이 이렇게까지 맛있으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방문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소바유입니다.
다 먹고 난 후에 쯔유에 넣어 먹습니다. 근데 이 소바유가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동경의 소바유와는 달리 매우 진합니다. 소바 덩어리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게 취향이랑 잘 맞아서 점수가 플러스 되었습니다. 정말 가루이자와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배불리 마치고 돌아다니다, 아침에 찍어두었던 빵집에 후식을 먹기 위해 방문합니다.
이런 곳입니다.
이 빵집앞에는 존레논이 방문했다고 선전하는 빵집이 있는데.. 거긴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더군요. 아침에 찍어둔 빵을 사려고 보니 아뿔사 벌써 다 팔렸습니다. 점심을 푸짐하게 먹을 생각으로 미리 사두지 않았는데 역시나 인기 있는 빵은 선점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ㅠ.ㅜ
이 외에도 가루이자와에는 와인이나 잼이 특산물이라 많이 팔더군요. 와인은 그냥그냥이지만 잼은 꽤 괜찮은 맛이였습니다. 제대로된 먹을 곳이 있는 관광지는 언제라도 다시 오고 싶어지는 법이지요. 이번에 가루이자와가 어떤 곳인지 알았으니 다음엔 제대로 준비하고 (정장도 준비해서 프렌치 레스토랑에 갈지도) 놀러와야 겠습니다.
혼자서 잘 다니시네요^^카루이자와엔 두 번정도 갔지만, 다른곳에 가면서 두세시간 머물렀던 수준이라 자세히는 못 돌아봤답니다. 가을이 깊어 갈 때쯤 한번 다녀올까 생각중이에요//아사노야 라는 빵집은 유명한가 보더라구요. 아마도 제 정보가 맞다면 동경미드타운에 직영하는 레스토랑이 있는 걸로 알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