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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이자와의 이른 가을 풍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가루이자와에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이번 가을은 즐길 새도 없이 지나가게 될것같아서 말이죠. 집에서 출발해서 딱 한시간 걸렸습니다. 신깐센이 이렇게 빠를줄은 몰랐네요. 차비가 왕복 만엔 정도 드는게 단점이지만요. 참고로 자유석이 쌉니다만, 붐비는 시간대엔 여차하면 자리가 없을수도 있습니다. 한가한 시간대에 출발하거나 동경역에서 신깐센을 타시는게 나을 수도 있답니다.

가루이자와는 예전부터 귀족들과 부유층들의 별장지대로 쓰였습니다. 동경에서 그다지 멀지않은데다 고원지대라서 항상 날이 선선하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도 그렇게까지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네요. 하지만 그늘진 숲속이 아니라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경우라면 여름이라도 더운건 마찬가지이니 꼭 맞는 말은 아닙니다. 가루이자와는 워낙 유명한 피서지라서인지 이번에 신의 물방울에도 에피소드로 소개되었더군요. 존 레논을 비롯해 수많은 유명인들이 이 곳을 찾았고, 저도 이번에 가보고 반했습니다. 정말 멋진 곳이더라구요.

역에서 내리면 남쪽 출구와 북쪽 출구가 있습니다. 남쪽출구엔 아웃렛과 프린스 호텔이 있는데, 이곳은 나중에 어두워진담에 천천히 찾기로하고 북쪽 출구로 나가 자전거를 빌려 실질적인 중심가인 구가루이자와를 방문합니다. 저녁 5시까지 자전거 빌리는데 1050엔이나 받더군요. 비싸긴 한데 점검이 아주 잘되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브레이크도 잘들고 기어도 – 3단뿐이지만 부드럽게 전환됩니다. 점검이 안된 자전거를 타면 매우 위험할뿐만아니라 속도도 제대로 낼수 없는걸 감안하면, 1050엔이란 가격도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더군요.

완전 가을하늘의 거리

사람은 없습니다만..

골목길

자전거 빌려준 곳의 아줌마가 가르쳐준 루트로 돌아봅니다. 현지 사람의 정보가 제일 정확한 법이죠. 한적한 숲길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달리니 기분이 절로 업되더군요. 중간에 몇번 길을 잃기도 했지만, 지도를 잘 보고 구가루이자와까지 무사히 갔습니다.

숲속 풍경

완전한 자연이 아닌 어느정도 인공적인 숲입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왜냐면, 자연 그 자제는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면이 있으니까 말이죠. 산책하기 위한 숲으로 이 만한게 없을 듯합니다.

남의 집 안뜰

부자들 별장지대라 어디고 별장이 가득합니다. 저도 돈 많이 벌어서 이런 데 별장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아주 잠시 해봤습니다. 별장은 커녕 자기 집을 얻는것도 머나먼 훗날의 일이겠지만요 -_-;

프리마베라라는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의 지붕

전국적으로도 알려지고 신의 물방울에도 나온 프렌치 레스토랑입니다. 가루이자와의 레스토랑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오늘 찾아가 봤는데 수요일은 문을 안연다고 하네요 ㅠ.ㅜ 그냥 건물사진이나 찍고 왔습니다.

쿠모바 연못

구름의 장소라는 이름의 연못입니다. 규모가 크진 않는데, 놀랄만큼 물이 깨끗해서 놀랐습니다.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더군요. 예를 들어 일본 3대 정원의 연못도 이 정도는 아닙니다. 자연의 힘도 있겠지만,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깨끗할리가 없겠죠? 가루이자와의 대단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연못의 상류

햇빛에 반짝이네요

연못에 비친 나뭇잎과 하늘

수면을 바라보면 구름이 모이는 곳이라는 연못 이름의 뜻을 알수 있습니다.

가을 하늘 풍경

아직 단풍이 본격적으로 들진 않았지만, 동경보단 몇주 정도 빠른 느낌입니다.

남의 집 앞마당

개인 이름으로 된 이런 별장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단체이름으로 된 곳도 좀 있구요. 계속 보고 있으려니 부러워질려고 그랬습니다.

구 미카사 호텔

역사적인 건물이라는데, 지도에서 보는것 보다 훨씬 멀리 있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오르막이여서 자전거로 가기에 매우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힘들여서 올라왔는데 결국 자전거 반납시간이 아슬아슬해서 안은 못보고 돌아왔습니다.

성 파울로 성당

한국의 성당에 비교하자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규모지만, 안의 풍경은 관광지 분위기가 아니라 엄숙합니다. 가루이자와에 왔다가 반해서 평생 살았던 신부가 세운 교회로 알고 있습니다.

별장지대의 나뭇잎

그냥 제가 그라데이션을 좋아해서 찍어봤습니다.

구 가루이자와의 뒷골목

아마 여름과 주말이 피크겠죠. 이런 피서지는.. 이제 슬슬 가을도 되어가고, 사람들이 얼마 안찾는 계절이 될것입니다. 저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하기에, 오늘 같은 시기의 방문이 딱 맞았습니다. 이번 방문이 너무 맘에 들었기에, 다음번에도 다시 오고 싶더군요. 신깐센비용이 좀 쎄긴하지만 – 그 돈이면 카마쿠라를 5번쯤 왕복할 수 있지만 – 내년 여름쯤 갈 기회가 되면 좋을 거 같네요..

끝으로 카루이자와의 프린스 아웃렛을 방문하고 여행을 마쳤습니다. 규모는 그럭저럭 큰 편이고 공사를 통해 더 규모를 늘리는거 같지만, 역시나 고텐바에는 미치지 못하더군요. 아웃렛 쇼핑을 노리고 오기보다는, 그냥 가루이자와까지 놀러왔다가 필요한 물건 있으면 한두개 쇼핑하는 정도가 이용 용도로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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