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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술관 + 일본 최고의 정원

제가 사는 시마네현의 몇안되는 관광명소 중 하나인 아다치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아다치라는 개인 컬렉터가 수집한 일본 근대 미술작품들을 전시한 곳입니다만, 컬렉션의 퀄리티가 놀랍더군요. 거의 국보급 문화재들로 가득했습니다. 주된 목적은 기타오지 로산진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였지만, 그외에도 많은 수확이 있었습니다.

사진이 없어서 설명하기가 매우 힘들군요.. 규모가 매우 크지는 않지만 상당히 넓은 분야를 다루는 미술관입니다. 유화, 동화책, 병풍, 화장대, 조각, 수묵화, 동물화, 인물화, 도예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대부분이 컬렉터의 개인 취미인듯해서 내심 부러웠습니다. 예를들어 이런거죠, 완벽하게 가꾸어진 일본 정원에서 금방이라도 새가 날아오를듯한 12폭 병풍과 족자에 둘려쌓여 로산진의 그릇으로 밥을 먹는.. 최고의 럭셔리가 아닐까요.. 상상만해도 흐뭇하네요. (자.. 이럴려면 얼마를 벌어야..)

여러가지 멋진 예술작품이 있었고, 저는 우타타네라는 대형 유화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듯한 불상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정작 로산진의 그릇을 보니 그다지 큰 감흥은 없더군요. 그건 로산진이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로산진이 후대에 미친 영향이 커서 입니다. 최근에 괜찮은 그릇들을 여기저기서 많이 보게되었는데(지르진 않았지만) 대체로 로산진이 시도했던 작풍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은 듯합니다. 정작 본인의 작품은 신선도가 떨어져버렸지만, 그 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멋진 자기로 음식을 먹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재하나가 만들어낸 현상이죠.

미술관 내부를 촬영하는 건 금지되어있어 비공식이지만 일본 최고의 정원으로 선정되었다는 아다치 미술관 정원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직접보니 일본 최고로 선정될만 하더군요. ^_^; 교토의 정원들도 괜찮긴 했는데, 규모가 작아서 이곳과는 비교가 안될듯합니다. 다만 정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보이는 풍경..

이끼정원입니다.

수국입니다. 장마철에 빛을 발하죠..

일본 최고로 뽑힌걸 기념하는 비

미술관의 창문이나 이동 통로에서 감상할수 밖에 없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무척 잘 되어 있더군요.

액자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살아있는 풍경화랄까.. 이런 방에서 살면 참 좋을듯합니다. 아다치씨가 문득 부러워졌습니다. ㅠ.ㅜ

뒷쪽에 폭포도 보입니다.

전형적인 아기자기한 일본 정원 스타일입니다.

출구에 있는 창문, 역시나 살아있는 풍경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마다 색다른 풍미가 있다고 하네요, 가을에 단풍이 질때쯤 다시 가보면 좋을 듯합니다. 정말 멋진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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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훌륭하군요. 망가질까봐 조심조심 걸어야 겠넹. 나중에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이번 여름 휴가 동경으로 한번 가볼려고 했는데 벌서 4식구이다보니 돈이 만만찮아서 일단 보류했습니다. 흠.. 여기는 동경이 아니구나.. ^^;

    • 동경 근처에도 가볼데는 많죠 ^_^ 차와 네비게이션이 있으니 활동범위가 넓어지네요.. 앞으로도 여행은 계속 됩니다~

  • 일본 최고라 할만합니다. 하얀 (조약돌보단 작고 모래보단 큰 것 포장재 같은데) 자재로 깔린 첫사진부터 넋이 나갔네요. 사진만 봐도 도쿠가와 막부에서 에도에 올라온 다이묘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리쿠기엔보다 훨씬 더 일본적인 형식미와 정제미로 넘치는군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다만 비원을 보고 한동안 넋을 잃은 한국인으로선, 이 정원의 정제미에 잠시 숨이 막혔다는 느낌을 빼놓을 수가 없군요. ‘아름답다’라는 것엔 동의하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아름다움이란 게 정답이겠군요.

    • 일본 정원의 매력은 그 "준비 과정"에 있는 듯 합니다. 다도에서 말하는 일기일회(一期一會)의 정신과 같은 것이죠., 매일 매일 정성을 들여 다듬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갖게 되는 것이고, 그걸 통해 생애에 단 한번 뿐일지도 모를 인연을 항상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는 것이죠. 이런게 일본 문화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 너무도 정교하군요.
    그런데 기타오지 로산진은 어떻게 알았죠?
    최근 그를 주인공으로 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요리, 그릇으로 살아나다’입니다

    • 만화 맛의 달인의 우미하라가 로산진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죠. (도예가에 미식가)
      그 외에도 미식쪽에 오래 있다보면 로산진에 관한 이야기는 듣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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