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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부주방의 소바집 사라시나 호리이

아자부주방에서 200년이상 이어온 전통의 소바명점을 다녀왔습니다. 보통 이런 집은 100% 확률로 맛있습니다. 소바하나로 200년을 버텨왔다면 일반적인 집일리가 없죠. 제 성격상 결과가 뻔히 보이는 집을 굳이 갈 이유가 없어서 계속 미뤄왔다가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정신이 없어서 대문 사진은 일단 스킵합니다. 담에 다시 가서 찍어야겠네요.

젓가락

화벨 조절용 및 사라시나에 다녀왔다는 증거로 올려봅니다. 글씨가 반대로 되어있네요.

쯔유가 두 종류나옵니다.

흰색이 매운 맛, 초록색이 단맛입니다. 한국사람 입 맛엔 매운맛이 매운맛이 아니기에 어느쪽을 선택해도 비슷할 껍니다.

야쿠미라고 하죠

쯔유에 넣어서 먹습니다.

일품요리로 시킨 닭구이입니다.

아트입니다. 소스, 껍질, 고기까지 완벽한 상태입니다. 세조각에 680엔이라는 가격의 압박을 생각안한다면 얼마든지 먹어줄 용의가 있습니다. 사실 더욱 놀란건 한켠의 초절임한 무우조각인데 닭고기를 더더욱 맛있게 합니다. 프렌치를 연상시키더군요.

계란말이

이 정도로 부드러운 계란을 부치는게 소바집에서 가능하다니 200년 전통이 그냥 생기는게 아닙니다. 그치만 역시나 가격의 압박 ㅠ.ㅜ

온소바 두개와 냉소바 두개를 시켰습니다. 근데 시키고보니 온소바를 한개, 냉소바를 세개 시키는게 좋을뻔했습니다. 냉소바 맛이 훨씬 뛰어나더군요.. -_- 소바의 특성상 거의 대부분의 집에서 온소바 쪽의 맛이 떨어지는데 생각이 짧았습니다. (최근에 간 집의 온소바가 넘 맛있었기때문에 감각이 둔해진듯합니다)

카키아게 소바의 뎀푸라

이쪽이 면

합체해서 먹으면 됩니다. 그냥 보통면을 쓰더군요.

이 집의 대표메뉴인듯한 카모난반

이거 국물맛이 좀 떨어지네요. 좀더 진한 오리의 풍미가 나야 했는데 매우 약했습니다. 맛이 없다는건 아니고, 이래선 카모난반이 아니라 그냥 오리고기가 올라간 온소바죠.

모리소바

가장 평범한 형태의 소바입니다. 면발의 탱탱함과 깔끔하고 세련된 소바의 풍미가 일반적인 소바집보다 한수위입니다. 하지만 모리 소바의 탄력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입안에서 장난스레 스르르 움직이며 목으로 빨려들어가는 면발을 즐기는게 고급 소바의 묘미인데, 세련과 과격이 공존하는 모리 소바는 존재 자체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런 약점이 이 집의 대표 소바인 사라시나 소바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소바가 추구해야할 또 하나의 완벽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듯하네요. 메밀의 속살만으로 만든 가늘고 흰 면발은 어찌보면 소면과 비슷하고 소면처럼 산뜻한 느낌입니다만, 그 강한 탄력과 넘치는 풍미는 순수한 소바에서 느낄수 있는 즐거움을 그대로 선사합니다. 그저 메밀로만 만든 소바가 이렇게까지 맛있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맛이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허겁지겁 먹어서 인지 아쉽게도 이번엔 사진이 없습니다. 집에서 찍은 사진들을 확인해 보고 땅을 쳤습니다. 그걸 잊고 있었다니..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도록하겠습니다.

소바면수입니다.

소바를 끓인 물인데, 소바를 다 먹고 쯔유에 넣어서 차처럼 마시면 됩니다. 숭늉이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는데, 이것도 다른 집들보다 무척 진하게 우려내서 너무 맛있었습니다.

가격이 쎈게 약간 걸립니다만, 그렇다고 양까지 부족한 집은 아닙니다. 게다가 가격만큼 맛도 보장되는 집이니 소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가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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