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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띠끄 블루밍

연말연시의 짧은 휴일동안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리웠지만 ㅠ.ㅜ 가족들 얼굴도 보고 친구들 얼굴도 보고 싶었으니까요. 연말이라 티켓값이 무지 비싸더군요 ㅠ.ㅜ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도착해서 맨 처음 간 곳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부띠끄 블루밍입니다. 워낙 많은 블로거 분들이 소개를 한 집이라, 제가 굳이 뭔가 덧붙여 설명할게 있을까도 싶네요. 수많은 곳중에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국내에 갈만한 양식당이 많지 않아서 입니다. 럭셔리하거나 서비스가 좋은 곳은 있는데, 맛까지 만족 시키는 집은 얼마 없는 형편이니까요. – 물론 제 입맛이 까다로운게 가장큰 이유겠지만요 – 혹시나 한국에서 간혹 양식당 갈일이 생길때를 대비해(소개팅-_-이라든가..), 미리미리 사전조사 차원에서 다녀와 본 것이지요.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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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실내 규모가 작고, 꽉 차는 것도 아니더군요. 아래층의 블루밍가든은 미어 터지는데, 부띠끄 블루밍은 그렇지 않아서 좀 놀랐습니다. 부띠끄 블루밍의 예산대가 그닷 비싼것도 아닌데(저녁에 7만, 10만+10%의 코스가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걸 보면 한국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생존 전략이 어떤건지 대충 짐작이 가더군요.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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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은 so-so 서빙은 전문 인력이라기 보단 알바 수준이더군요. 아르고에서 서빙을 보던 미녀아가씨나 아쿠아팟자의 탈렌트 뺨치는 소물리에가 일순 떠올랐습니다. 그런 집은 서버를 보고 싶어서라도 다시 가고 싶어지죠. 이 모든게 단가를 낮추기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오이소스를 곁들인 서해안 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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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입니다. 제철메뉴라 신선하긴 했지만, 코스의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특별한 굴을 쓰진 않은 듯 했습니다. 제철 굴의 향이 오이에 뭍히는 것도 맘에 안들었구요. 그런데 제철 굴의 향이 있었던가..

글래스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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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모임이라면 풀보틀을 시키겠지만, 작은 인원에선 와인을 오픈하기 힘들죠. 이럴때 빛나는게 글래스 와인인데, 이 집 수준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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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포카치오는 아니고, 잡곡이 들어간 뜨끈하게 데운 빵입니다. 갠적으로 이날 가장 맘에 든 음식이였기에 한번 더 리필했습니다..

비안체또 화이트 트러플, 완두콩 퓨레와 오리 콩피를 곁들인 돼지 뱃살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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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뱃살 요리는 동파육보다 못한데다, 차가웠습니다. 소량의 트뤼플은 왜 올렸는지 모르겠네요. 이집 요리는 전반적으로 뭔가 멋진걸 만들려하는 노력은 들어갔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늘 페스토 오일, 셀러리악 퓨레와 연어알을 곁들인 전복과 가리비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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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는 참 식상한 식재료이죠. 연어알은 짜가같기도 했습니다. 샐러리를 제가 좋아해서 소스는 맘에 들었는데, 전복은 칼로 잘 잘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특별히 맛있지도 않았습니다. 음식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역시나 식자재의 문제겠죠. 화려한 이름이 나오지만, 정작 생각만큼 고급 재료는 아니라는..

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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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유는 괜찮았는데, 정작 올리브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안주거리가 반찬으로 나온 느낌?

유자 셔벳과 브리오슈 크러쉬, 홀스레디쉬 크림, 스노우를 곁들인 도미 카르파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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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의 카르파치오는 나쁘지 않았는데, 뭔가 설탕가루 같은게 매우 달아서 먹기 불편했습니다.

마스카포네 풍기와 무화과를 곁들인 푸아그라 구이와 새우살 스카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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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제가 푸아그라를 그닷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집 푸아그라는 제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더군요. 슬슬 배가 불러옵니다.

꽃게 로제소스 페투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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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는 파스타 맛이죠^_^ 나마파스타가 아닌듯해서 좀 아쉬웠다는..

소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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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그냥 평범했다는..

펜넬 지바요네를 곁들인 가자미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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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평범..

새우 콘소메와 비스큐젤리를 곁들인 랍스타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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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타 자체보다 스프와의 조화가 돋보이는 요리였습니다.

숯불에 구운 최상등급(MB9) 호주산 와규 등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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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메인이 나왔습니다. 언제나처럼 등심 스테이크. 딴 메뉴있는지 물어봤는데, 없다고 그래서 고민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근데 와규는 일본에서 키워야 와규이고, 고급 와규로 스테이크를 만드는 방법은 일반 스테이크와 다르죠. 한마디로 이런 스테익을 진짜 와규 등심 스테이크를 먹는 기분으로 드시면 아니된 단 말씀. 하지만 그런 걸 제외하고 스테이크 상태는 매우 좋네요. 고기도 맛있고 굽기도 완벽했습니다. 아주 살짝 진짜 와규필도 났구요.(왠지 눈물이 다 나네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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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디저트 시간이네요.

허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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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입니다.

메론 셔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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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재료로 괜찮은 맛을 냈습니다. 만족스러운 디저트였습니다.

바닐라 아이스를 곁들인 멜로디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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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평범했구요.

이렇게 코스를 다 먹었는데, 전반적으로 식재료의 질이 낮더군요. 그도 그럴것이 이런 공간과 서비스 스탭을 유지하면서 인당 10만원이라는 저가격에 음식을 내오니까요.이 집에서 제대로 먹으려면 여러 명이 와서 와인도 좀 시키고 쉐프랑 의논해서 음식도 좀 좋은 넘으로 부탁해야 될듯합니다. 싸고 푸짐하게 먹는 것도 좋긴하지만, 가끔씩 정말 완벽한 기쁨을 느끼고 싶을때 찾아갈 만한 곳이 한국에선 금방 찾기가 쉽지 않네요. 스스로 개척하지 않는 이상 그런 곳이 갑자기 나타날리도 없을 것이니, 열심히 발굴해야죠. 그래도 한국 미식 상황은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다행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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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에 계시다고 연락주셨던 날인가보군요.
    유용한 정보 잘 챙겼다가 소개팅이나 선때 활용하겠습니다. 🙂

    • 상대를 봐가면서 괜찮으면 와인이라도 시키면 분위기 살거 같습니다. 근데 부티크 블루밍은 소개팅 보다는 단체로 가는게 정답인거 같아요. 소개팅엔 오히려 그랑 구스토 정도가 좋을 듯한데, 거긴 소문이 무서워서 에피 멤버는 갈수 없다는 단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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