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밤새 와인파티를 해서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날수가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11시쯤 눈을 떠서 점심을 먹으러 밖으러 나왔습니다.
밥먹으러 가기전에 친구가 이 동네에 엄청 맛있는 빵집이 있다고 소개시켜주겠다고해서 코엔지 역 부근으로 출발합니다. 가기전에 지난 밤에 마신 술을 살펴보자면..
마지막으로 오픈해서 아침까지 좀 남은 호잔의 아야무라사키
소주가 이렇게까지 우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고가의 프리미엄 소주는 이것보다 향이나 맛이 더 훌륭하지만, 저는 이 소주를 아리타에서 2,500엔에 구했거든요. 두배를 줘도 아깝지 않은 맛이였습니다.
마신 와인의 잔해
순서대로 ortega tba 2005, pavillon rouge 2007, domaine de chevalier 2004, brumont 2009 였습니다.
ortega tba는 3000엔 정도의 말도 안되게 싼 TBA라 크게 기대안했는데, 그레이트 빈의 영향인지 가격에 비해 엄청나게 달고 맛있더군요. 허접 도메인임에도 이정도가 가능할 줄이야.. 그레이트빈 + TBA의 영향이 크네요.
빠비용 루즈야 맛에 있어서도 격에 있어서도 더할나위 없지요. 좀 영빈이라 가슴 아프긴한데, 어차피 마셔서 없앨꺼 과감하게 친구들을 위해 땄습니다. 빠비용 루즈보다는 도메인 슈발리에가 너무 나도 멋진, 질좋은 그라브 와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기억해뒀다 보이면 사둬야겠습니다. 브루몬트는 저가형 화이트 와인인데, 근처 슈퍼에서 샀습니다. 앞에서 딴 와인과 비교할 바는 안되지만, 깔끔 상큼하지요. 여름에 땄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드디어 들린 빵집 내셔날 디파트
간판에 그냥 빵.. 이라고 써져있습니다. 아무런 장식도 없네요. 좀 알아보니 본점은 오카야마에 있고, 분점이 코엔지라고 하네요. 동경에서도 이런 구석데기에 가게를 열다니 뭔가 신기했지만, 이미 주변에 맛있는 빵집이라고 파다하게 소문이 난걸 보면 위치선정이 크게 잘못된거 같진 않습니다. 가게는 두군데 뿐이지만, 빵은 여기저기 판매하고 있는 듯합니다. 시나가와, 시부야, 야에스, 록본기 미드타운, 나고야의 DEAN & DELUCA에서도 판매한다고 하고요.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http://depa.jp/ 를 참고하시길..
판매하는 것은 이런 특대형 빵입니다.
크기가 무진장 큰데, 그대로 먹는게 아니라 식빵 사이즈로 잘라서 판매합니다. 상온에서 장기 보존이 가능하다는게 놀랍더군요. 냉동실에 넣으면 한달정도 보관이 가능하다고도 하구요. 빵 임에도 오미야게로도 좋을듯하네요. 참고로 도미니크 사브롱의 빵은 저녁때 사서 다음날 아침에 먹어도 맛이 확 가더군요.
이런 가방에 담아주네요.
작은 돈에 빵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제대로 하는 듯도 하고.. 암튼 맛만 좋으면 된거죠.
제가 산 건 10개짜리 모듬팩입니다.
귀퉁이 부분만 모아놓은걸 한봉지에 천엔정도로 떨이에 팔아서 종류별로 먹어볼 수 있기에 샀습니다. 친구가 말하길 물을 살짝 뿌려서 토스트에 구워먹어야 맛있지 그냥 먹으면 별로라고 해서, 정작 먹게된 건 여행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입니다. 근데 먹어보니 진짜 맛있네요. 구워서 맛있는 것도 있겠지만, 빵 자체가 너무 잘 만들어졌습니다. 안에는 쫄깃하고 바깥에는 살짝 딱딱하고, 견과류나 크렌베리같은 내용물도 단조로울수 있는 빵맛에 살짝 자극을 줍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빵을 먹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새로운 컨셉의 빵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빵은 정말 누가 생각해 낸건지.. 완전 대박 아이템입니다. 친구는 자기도 이런걸로 창업해보고 싶다고 그러네요. 30대부터 노후를 걱정하다니.. 준비성이 철저한 친구입니다.
이 집을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전하는 감사의 말은 페이스북에 마져 올리도록하고.. 이제 슬슬 점심을 먹으러 출발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