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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의 소바집 소바 사스가

소바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햇소바가 나는 가을입니다만, 소바가 가장 먹고 싶은 때는 한여름이 아닐까합니다. 시원한 냉면처럼 말이죠. 여름에 잘 어울리는 냉소바를 파는 전문점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정문

긴자 1초메에 있는데, 사실 그부근엔 라베톨라도 있고해서 많이 다녔지만 소바의 명점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역시나 긴자입니다. 사스가는 이즈의 쥬젠지라는 절의 유명한 소바집인 보쿠넨진에서 수업을 쌓은 쉐프가 오픈한 집이랍니다. 그래서인지 명가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지하에 있습니다.

가게가 좀 작긴한데 인테리어는 깔끔합니다. 업무후 가벼운 술자리에 적당한 분위기 입니다.

이 집의 대표메뉴 히야카케

소바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소바를 쥬와리 10할 소바라고 하죠. 소바로만 만들면 소바의 풍미를 진하게 느낄수 있지만 점도가 떨어지기에 씹는 감촉이 부족해서 싫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것뿐만아니라 만들기도 쉽지 않아서 만족스러운 쥬와리 소바를 내는 집도 얼마 없습니다.

이 집의 히야카케는 쥬와리 소바를 가늘게 썰어서 살짝 데친후 차가운 쯔유에 담가내놓는 소바를 말합니다. 면발도 가늘고 양도 많아보이지 않아서 금방 먹을 줄 알았는데 한입 젓가락을 대니 그 씹는 맛이 절묘합니다. 소바만으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탄력이 있는건지.. 결국에는 천천히 즐기기 위해 한두젓가락씩 건저먹고, 시원한 국물을 한모금 마시고 다시 건저먹는 일을 반복하게 되더군요. 단순히 맛만으로 보자면 이 보다 더 나은 소바도 있을수 있겠지만 히야카케 한그릇으로 더운 여름에 절실한 청량감을 부족함 없이 채울 수 있었습니다.

문득 지난번 한국 방문때 우레옥의 순면을 못먹고 온 안타까움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분간은 순면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 집 자체가 싼집은 아닙니다. 소바만 간단하게 먹는다기보단 이자카야식으로 술과 안주를 시켜놓고 먹다가 마지막을 소바로 끝내는 식이죠. 소바맛만 즐기실 분은 점심때쯤 방문해서 간단하게 소바 한그릇 먹고 오는게 베스트 일 듯싶습니다. 히야카케 이외의 소바도 추천이라던데, 그건 담번에 확인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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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바가 무척 심플하네요. 고명도 없고…..국물맛이 궁금합니다.
    우래옥 순면을 먹어보면….어딘가 모르게 100% 메밀이란 생각은 안듭니다.
    실제로 100% 메밀로 못만드는게…국수가 안만들어지고 부서진다네요.
    가을쯤 일본 함 가볼까 하는데…시간되심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

    • 못만든다고 하는데, 그래도 만드는 데가 있죠. 무슨 수를 쓴건지..
      암튼 먹어보니 아주 맛있었습니다. 역시 순면이 최고인듯..

      가을 일정을 지금 알수야 없지만, 오시기 전에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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