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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노테카 핀키오리 part. 1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가 있는 건 참 즐거운 일입니다. 게다가 서로의 취향을 잘 알고 있으니 추천을 해주면 빗나가는 법이 없죠 ^_^ 그런 친구가 간만에 놀러왔으니, 이번 기회에 혼자서는 가기 힘든 맛있는 레스토랑을 같이 가기로 합니다.

평소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예약 전화를 넣어보니 일요일엔 쉬는데다, 친구가 일본에 있는 동안이 2주간의 휴가기간 안이더군요. OTL 그래서 허겁지겁 갈만한 레스토랑 리스트를 다시 작성했습니다. 일요일에 영업하는 레스토랑이 얼마 안되서 작성하는게 힘들지는 않더군요. 리스트를 보여주며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주 오는 것도 아니니 가급적 좋은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딱 한 집밖에 없죠 ^_^

에노테카 핀키오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슐랑 별셋을 받은 레스토랑의 동경 지점입니다. 동경에는 수많은 프렌치의 명점이 있지만, 이탈리안의 명점을 꼽으라고 하면 이 집 이외에 딱히 머리에 떠오르는 집이 없을 정도로 동경 이탈리안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문

긴자코어의 7층에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답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리셉셔니스트가 친절하게 반겨주더군요.

웨이팅룸겸 라운지/바

조엘로부숑처럼 화려하진 않습니다만, 앤틱하고 차분합니다. 긴자적이라고 할까요?

화병

차분하게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자리로 안내를 받을때 들어가는 입구의 통로 좌우로 셀러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약 14000병의 와인이 현재 비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와인샵도 운영하고 있으니 와인에 자신이 있는것도 당연하겠지만, 그런 차원을 떠나서 꽤나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쪽을 들어가보니 테이블이 꽤 됩니다. 100석이상인거 같더라구요. 대형 연회도 가능할거 같았습니다. 분위기는 역시나 화려한 느낌이 없이 차분합니다. 작업하기엔 로부숑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테이블 차림

음.. 핑크라.. 남자 손님한텐 잘 안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글래스

와인과 물을 따라마시는 잔입니다.

오늘의 글래스와인

예.. 젤 싼넘입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라이트 바디라 조금 아쉽더군요. 와인 리스트를 달라고 하니까 책으로 두권을 줍니다. 쓰윽 살펴봤는데, 리스트 자체는 대단합니다만, 좀 마실만한 와인은 3만엔은 내야 하더군요. 코스가 만엔대인데 3만엔짜리를 시킬수 없어서, 그냥 글래스 와인을 한잔 시켰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테이블을 살펴보니 미네랄 워터를 시키는 분들이 대부분이네요. (물론 호기롭게 사시까이야를 시키시는 분도 계셨지만요.) 앞으로 주문할때 참고해야겠습니다.

저와 친구는 8000엔의 Creativo와 13000엔의 Menu Degustazione의 코스를 주문했습니다. 친구가 메인의 양고기가 싫다고 해서 2000엔을 더 내고 소고기로 바꿨습니다. 앞으로의 사진은 빵을 제외하고 전부 Creativo가 먼저, Menu Degustazione가 나중의 순서입니다.

브로콜리가 올라간 포카치오

친구가 브로콜리를 싫어해서 제가 다 처리했습니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빵에 데친 브로콜리가 잘 어울렸습니다. 고급 식당답게 빵부터 맛있네요 ^_^

전채입니다.

Composizione di melanzane: alla Parmigiana, in pasta croccante e in zuppa affumicata

가지의 일품요리: 알라 파르미자나, 작은 파이, 훈제의 크레마

왼쪽은 파이처럼 구운 요리이고 오른쪽은 춘권처럼 말아서 튀긴 요리입니다. 치즈로 만든 크림의 고소함이 기름을 머금은 가지의 아삭함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한 입 먹으니 고급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집니다.

In salata di pesche al limone verde, gamberetti all’olio d’oliva e crema di gorgonzola

복숭아의 샐러드와 단새우의 카르파쵸, 고르곤졸라의 크레마

오카야마산 복숭아를 껍질을 벗긴 단새우와 고르곤졸라로 만들어진 소스에 찍어먹습니다. 오도리로 먹는 새우의 싱싱한 단맛과 부드러운 치즈, 그리고 계절의 향이 가득한 복숭아가 만나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감동을 창조합니다. 비싼 코스라서인지 ^_^ 이 쪽의 전채가 훨씬 맛있습니다.

이쯤에서 새로 나온 빵

왼쪽이 브리오슈, 오른쪽이 차밧다라는 빵입니다. 브리오슈는 북 이탈리아에서 나는 밀가루로 만들었다는데, 쫄깃한 맛이 환상입니다. 차밧다는 안에 우유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쪽도 맛있긴 했지만 브리오슈에 밀리더군요. 빵맛이 너무 좋아서 한조각 더 청했는데, 한참 시간이 걸립니다. 물어보니, 다시 굽고 있는 중이라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조엘 로부숑에선 그냥 식은 빵이 나왔었죠. 아무리 일류 레스토랑이라지만 여기까지 맛에 신경쓰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진 양이 많아서 둘로 나눴습니다. part.2 에서 이어집니다.

Read Next: 라투르 ’91, 엠마뉴엘 루게의 브루고뉴 파스토그랑 ’01

  • 1. 와인 리스트의 압박… 와인 리스트로 사람도 때려죽일 수 있음;;;

    2. 전채는 복숭아쪽이 압권. 안티파스타로 그렇게 산뜻한 요리는 평생 처음임.

    3. 브리오슈도 감동적이었음. 가능하다면 몇 개 구입해 오고싶었을 정도.

    4. 분위기는 뭐 긴자 한가운데에서 느낄 수 있는 차분한 럭셔리함이라고나 할까. 확실히 작업용으로는 불만이 있겠지만, 이런 곳에 데리고 오면 교양 있어 보이는 메리트는 있을 것으로 생각됨;;;

    • 와인으로 돈벌려면 그 정돈 되야지.. 조엘 로부숑보다 약간 더 잘되어 있더군.. 가격대는 비슷하고..
      사실 이런 집에서 제대로 대접 받을려면 대빵 비싼 와인도 팔아주고 해야 하는데 말이징..

      이 집 분위기야 긴자적이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오히려 그게 더 긴자다운 듯..
      워낙 럭셔리함이 판치는 동네니까 오히려 편안함을 추구하게 된달까..
      서민들로선 왜 그래야 하는지 잘 이해가 안갈테지만 말이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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