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2
호타테 요리입니다. 위에 얹어있는건 안쵸비의 튀김이라고 합니다. 올리브와 허브가 올라간 약간 짭조름한 소스가 부드럽습니다. 호타테 조개의 질도 뛰어난데다 소스와도 잘 어울려서 씹는 맛과 입안에서의 맛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같은 호타테 요리인데 이쪽이 계절감도 살아있고 더 맛있습니다. 젤리가 상큼한데다 달콤한 푸와그라와 호타테의 싱싱함까지 더해졌으니까요. 이탈리안의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프렌치보다 투박한 면이 있지만, 맛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네요.
접시가 날라져 오는데, 포르치니의 구수한 향이 진동합니다. 자칫 밋밋해 질 수 있는 도미의 맛을 흙냄새가 풍기는 버섯의 풍미가 잡아줍니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부담없이 맛있습니다. 이런게 이탈리안의 매력일까요.
아뇨롯티는 라비올리의 일종입니다. 새콤한 토마토와 탱글한 새우살, 그리고 민트의 향까지, 이렇게 즐겁게 먹을수 있는 파스타는 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오늘 나온 요리중에 가장 약합니다. 다른건 몰라도 일단 면이 알덴테가 아닙니다. 너무 삶아서 씹는 맛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스파게티가 그럼 안되죠.
잘구워졌습니다만, 특색이 있지는 않네요. 흑미가 보이는 것보다 맛있습니다. 닭모래주머니의 쫄깃함도 좋았습니다.
가장 기대되는 요리였는데, 기대를 배신하지 않네요. 최근 먹어봤던 소고기중 가장 맛이 좋았습니다. 칼로 대자마자 스윽 잘려나가는 최상급의 육질입니다. 고급 레스토랑의 소고기 스테이크라면 이 정돈 되야겠죠. 양이 작은게 매우 아쉬울 뿐 입니다. ㅠ.ㅜ
사과 셔벳과 치즈로 만든 크림에 민트 잎이 한장 올라와 있습니다. 신선한 풋사과의 시고 달콤한 맛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맛이였습니다. 자칫 차가움만 강조될수도 있는 셔벳에서 부드러운 크림과 톡쏘는 민트잎 한 장의 역할도 아주 크더군요. 한여름 더위를 순간적으로 잊게 해주었습니다.
사진찍다가 젤라토가 녹아버렸습니다. ㅠ.ㅜ 디자인도 아주 멋지고, 세 종류의 설탕 과자도 바삭해서 좋았고, 버찌의 새콤한 맛도 좋았습니다만, 사람을 놀라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매우 아쉽더군요. 비싼 레스토랑을 일부러 찾아오는 이유중 가장 큰게 디저트입니다. 왜냐면 일인 쉐프 중심의 작은 규모의 레스토랑은 요리가 특별하게 맛있을 수는 있지만, 실력있는 파티시에를 고용할 만큼의 여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Le uova: Cuore di mango ricoperto di una mousse di cioccolato bianco e co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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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질좋은 재료이긴한데 사실 점심이라 최상의 재료는 안나왔다고 본다. 뭐.. 너는 생선맛을 구분못하니.. -_-;;
2. 파스타는 많이 약했어.. 역시나 점심때라서 그런걸지도.. 뭐 파스타 잘한다고 소문난 집을 가봐야 직접 비교가 되겠지. (기다려라)
3. 비프는 뭐.. 나야 넘 익숙하니.. 나는 오히려 양고기가 특색있어 좋던데.. 굽기는 안물어봤었다. 알아서 잘해준다는 거겠지..
4. 동감.. 프렌치풍의 디저트도 환상이지만, 이탈리안 스타일도 궁극의 경지를 본듯했다. 역시 코스 요리에서 젤 중요한건 디저트야.
요리 맛있는 집이야 많지만 디저트가 맛있는 – 그러니까 비싼 돈주고 실력있는 파티시에를 고용하는 레스토랑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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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디저트. 할말을 잃었습니다. 실제로 본다면 감동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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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싼 식당은 원래 감동을 하기 위해 가는 곳인 걸요 ^_^
한끼에 2주정도치의 식비가 들었는데 감동이 없으면 그냥 돈지랄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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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타테도 그렇고 생선도 그렇고 소스의 레벨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었음. 하기사 아무리 좋은 재료를 쓴다 한들 나 정도의 입맛이 그것을 구분할 수는 없을 터이니;;;
2. 파스타들은 평범 혹은 레벨 下. 혹 우리가 잘 모르는건가? 무언가 굉장히 신기하고 맛있는 음식이었는데(파스타가 아닌) 무식해서 몰랐던 것이 아니라면 …
3. 메인은 뭐 닥치고 비프~ 비프 만세!!! (근데 비프 주문할 때 굽기를 물어보지 않았었지?)
4. 이탈리안의 디저트에 대해 편견을 여지없이 깨트려준 내 인생의 좋은 경험이었다. 이젠 어디 가서 디저트는 역시 프렌치가 짱이죠, 이탈리안은 버로우하라능~ 이라는 소리 따윈 절대 안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