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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의 프렌치 레스토랑 크레소니에르

무더운 여름인데다 컨디션이 안좋아서인지 입맛도 없습니다. 뭐든 먹긴 먹어야 할텐데,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는게 문제입니다. 집에서야 직접 요리해서 먹으니 그나마 괜찮지만, 나가서 먹을땐 정말 고민입니다. 땡볕에 음식점 찾아다니기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다, 이상한거 먹으면 오히려 피로만 가중되니까요. 점심에 신주쿠를 나갔는데 한참 고민하다가 요즘 천엔의 원 플레이트 런치로 엄청 인기를 얻고 있다는 크레소니에르에 가봤습니다. 힘이 안날땐 맛있는거 먹고 기운을 차리는게 젤이죠.

정문

라 크리스탈린의 다나카쉐프가 시부야에서 오픈한 캐주얼 비스트로인 콘콤부르의 성공을 발판으로 같은 컨셉으로 신주쿠의 세종(saison) 플라자에 오픈한 가게입니다. 신주쿠 산쵸메의 이세탄 맞은편 세종플라자의 지하1층에 있습니다. 대박 성공을 했는지 네번째 자매점인 카우벨도 6월 28일시부야에 오픈했다 하네요. 가게 내부가 넓지는 않습니다.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제가 점심시간대 부근에 갔는데도 줄을 안서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잔과 와인잔

점심엔 200엔에 작은 와인을 시킬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와인이라고 하던데, 맛은 매우 평범합니다. 하지만 얼마 부담 안되는 가격에 기분좋게 낮술을 한 잔 마실 수 있다는건 실로 매력적입니다. 이 집 와인리스트를 봤는데, 가격대비로 그냥 그냥입니다. 요리가 싼대신 와인으로 본전을 찾는 집인듯합니다. 프렌치 레스토랑해서 돈을 벌려면 그래야죠 ^_^

원 플레이트 런치

원플레이트라기에 접시 하나에 다 나오나보다 했는데, 무지 큰 식판이 나오더군요. 찍느라 고생했습니다. 양도 만만치 않은데다 빵도 무제한 리필에 식후 커피도 제공되는데 천엔밖에 안받습니다. 서빙 스텝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해도 서비스도 전혀 부족함없이, 오히려 미안하다 싶을정도로 잘해주더군요. 최근 가본 식당중에 가장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호박 스프

스프 만드는게 대단히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제대로 만들려면 재료비도 들고 손도 가기에 밖에 나와서 맛있는 스프를 먹는다는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번의 트로와그로는 아예 스프가 안나왔었죠 -_- 이 집 스프는 특별한 재료를 쓴건 아닌데, 수고를 아끼지 않고 제대로 만들었습니다. 유제품에 의해 부드러워진 호박의 단맛이 입안 가득 느껴집니다. 단지 싼걸로만 승부하는 집이 아니라는 걸 한 입 떠먹자마자 느꼈습니다. 양도 듬뿍이라 더더욱 만족스럽습니다.

샐러드

양은 많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합니다. 에.. 맛이야 별거 없죠. 잘 안나와지만 옆에 빵도 보입니다. 빵은 아주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불만스러울 정도는 아니여서 한번 더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메인디쉬

감자샐러드와 당근 소스가 곁들여진, 토마토에 다진고기를 넣고 찐 요리입니다.싼 재료로 만든 요리의 특성상 극상의 맛은 아니지만, 신선한 토마토와 잘 양념된 다진 고기, 그리고 달고 새콤한 당근소스와 부드러운 감자샐러드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색다른 맛을 냅니다. 정통 스타일의 프렌치 요리입니다. 겨우 천엔에 이정도 레벨의 메인요리가 나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디저트

원플레이트임에도 케익비슷한 디저트가 딸려나옵니다. 맛이 나쁜건 아닌데, 커피가 들어간 캬라멜이 주변에 뿌려져있는지라 안쪽만 먹었습니다.

커피와 홍차를 못마신다고 하니까 쥬스를 내옵니다.

밥 다먹었으면 보통은 얼른 나가라고 눈치줄텐데, 이 집은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알아서 음료수까지 가져다 줄 줄이야.. 맘에 들었습니다.

관광오시는 분들이야 천엔 런치보다야 코스로 시켜서 드셔야겠죠. 이 집은 점심 코스도 2800엔정도로 저렴하더군요. 하지만 저처럼 점심용으로 이용할때는 이 정도면 대만족입니다. 망하지않게 자주 와서 매상을 올려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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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 합치면 1200엔이지~ 하지만 겁없이 낮술하는 사람은 나 정도 밖에 없을테니-_- 천엔 런치 맞아..
      요즘 물가 올라가는걸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집이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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