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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바시 무로마치 스나바의 마츠타케 소바, 후식으로 자허토르테

한가위라고, 연휴라고 다들 명절분위기인데, 저는 일이 바빠서 아무데도 못가고 하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일하는 건 재밌지만, 요즘 너무 무리한 듯도 합니다. 어제는 한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리만 브라더즈의 파산이 정식적으로 발표되는걸 보고 잠들었습니다. 아마도 아침에 난리가 났었겠죠. 하지만 저는 느즈막히 일어나 그동안 못챙긴 휴식을 즐기기로 합니다.

칸다와 니혼바시의 중간쯤에 있는 무로마치라는 동네에 동경 최고의 소바집이 있습니다. 무로마치 스나바라는 명점인데, 맛에 비해 가격이 무척 비싸기에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집은 아닙니다. 이집 절반 가격에 거의 비슷한 수준의 소바를 내는 집도 있으니까 말이죠. 어쨌든 인기가 좋은지 시내 곳곳에 계열점이 들어서 있습니다. 혹시나 수준있는 소바집을 찾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오늘 선택한 메뉴는 마츠타케(송이버섯)소바입니다. 계절 특산물로 꼭 이맘때쯤, 그러니까 가을 초입에만 맛볼수 있는 메뉴입니다.

정면샷

홋카이도산 버섯을 썼다고 하네요. 버섯의가격때문에 단품의 가격이 왠만한 코스 요리의 가격과 맞먹습니다. 게다가 쯔유에 쓰이는 간장의 향이 향긋한 송이의 향을 방해하는 것도 좀 아쉽습니다. 송이버섯을 즐기기에 송이버섯 소바는 최적의 방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익혀먹거나 옅은 국물에 넣는게 향을 즐기는데 더 좋습니다.

확대샷

하지만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계절 요리로 이만한 것도 없으리라 봅니다. 따뜻한 간장 국물에 담긴 촉촉하게 젖어드는 향기의 버섯이 맛있다고 느껴지는건 무더위에 지치던 기나긴 여름이 드디어 끝났기 때문이니까요.

조금은 비싼 가격인데다 양도 박하지만, 그리고 이 집의 베스트 메뉴도 아니지만, 다시 돌아온 가을을 반갑게 맞이 하기에 참 좋은 선택이였습니다.

세트 차림

와사비와 파가 따로 나옵니다.

소바유, 일단 면과 내용물을 먼저 먹고, 이 소바를 끓인 물을 부어 차처럼 마십니다. 물론 저는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마시고 왔습니다 ^_^

이 집 내부사진이나 정문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본점이 현재 공사중이라 근처에 있는 임시로 빌린 곳에서 영업을 하더군요. 정상적으로 영업을 개시하면 다시 한번 방문해야 겠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의 지하 식품부에서 데멜의 자허토르테 0호를 사옵니다. 단 음식을 디저트로 먹지 않으면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니까요 ^_^

포장

자허토르테 0호

525엔인데 크기가 크지 않습니다. 한 입 먹어보니, 매우 진하더군요. 초콜렛과 캬라멜이 듬뿍 들어가있습니다. 진하면서도 약간 씁쓸한 맛도 있는게, 커피나 차와같이 먹으면 좋을 듯싶습니다. 단품으로 먹기엔 좀 진한 느낌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나 커피를 마시지 않기에 전에 샀던 산뜻한 푸르츠 타르트나 캬라멜 토르테가 더 나았던거 같습니다. 근데 그 메뉴는 백화점에선 안보이는 듯도…

단면

삼각형모양의 초콜렛도 예술적입니다. 전반적으로 초콜렛 풍미가 너무 진하니 꼭 차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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