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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가네다이 플라티나 거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스켓타(boschetta)

동경 출장중에 시간이 나서 친구와 만날 약속을 합니다. 원래 꼭 가고 싶었던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곳은 이미 예약으로 가득찼다 하더군요. 그래서 최근 평판이 좋다는 레스토랑으로 예약을 바꿔 넣었습니다. 플라티나 거리에 있는 보스켓타라는 곳입니다.

그러고보니 정문 사진은 안찍었군요. 그다지 임팩트가 없는 정문이였습니다. 지도가 있어도 찾기가 좀 애매한 분위기 입니다. 원래 큰길가에서 한블럭 안쪽에 있기도 하지만, 앞의 그릇 판매점을 제외하면 여기가 레스토랑인지 가정집인지 알수 없을 정도니까요.

이길을 속칭해서 우라치나 거리라고도 부릅니다. 플라티나 거리의 길가에 있는 매스컴으로 쉽게 접하게되는 화려한 가게들, 예를 들어 시로가네 테이/캉테상스/블루포인트/토시안같은 곳과는 컨셉을 달리하는, 주로 이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조용하게 영업하는 가게들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모르고 가면 찾기가 힘들고, 단골이 아니면 대접받기 힘든 집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보스켓타가 그렇게 빡빡한 곳인건 아닙니다만, 일부러 찾아가기 쉬운 곳도 아니기에 이 집을 소개시켜준 친구에게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점심은 제가 쐈지요 ^_^ 그리고 어차피 제가 쏘는거니 메뉴는 친구의 취향보다는 가능한 다양하게 먹을수 있게 시켜봤습니다. 친구도 무척 좋아하더군요.

일단 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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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평범했지만, 접시는 안그렇습니다. 이 집 그릇은 전부 유리로 되어있는데, 무척 디자인이 이쁩니다. 이탈리아 어디서 공수해온다는 것같더군요. 가게 앞에는 이 레스토랑 직영의 작은 그릇판매점도 있습니다만, 가격은 좀 쎈 편입니다.

카프레제 보스켓타 스타일 한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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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봐도 두근 거립니다. 바질소스와 모짜렐라치즈 그리고 투명한 물방울 같은 젤리를 어찌 이렇게 아름답게 담아낸건지.. 재료의 산뜻함이 보기만해도 전해집니다. 물론 한 입에 먹었습니다.

오늘의 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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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와 소스처럼 얹혀진 투명한 젤리가 환절기의 잃어버린 식감을 삽시간에 찾아줍니다. 먹는 입도 즐겁지만 보는 눈도 즐거운 현대적인 감각의 이탈리안 요리입니다. 근데 이것 보단 다음번 메뉴가 더 맛있었습니다.

이바라기현산 대합과 야채의 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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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제철 재료를 멋지게 요리해 냈습니다. 쉐프의 센스가 대단한거 같습니다. 근데 요즘은 젤리를 쓰는게 대세인가보네요. 지난번 이그렉의 전채에도 젤리가 등장했었죠. 물론 맛이 있으니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아오모리현산 오리의 자가제 생햄 파파이야의 샐러드와 함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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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햄의 짭잘함이 파파이야와 딱 맞습니다. 프로슈토와 멜론처럼요.. 이탈리안의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고 일본의 고급 식재료를 잘 살리고 있는 요리입니다.

전채가 끝나고 인당 2접시씩의 파스타가 나옵니다

생우니와 그린 아스파라거스의 냉체를 카르보나라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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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우니파스타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_^ 아스파라거스가 정말 산뜻하게 조리되어 우니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차분히 받쳐줍니다. 그동안 우니파스타를 많이 먹어보긴 했지만, 다시금 색다른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파릇파릇한 아스파라거스의 맛에서 봄의 계절감도 듬뿍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바현산 갯장어와 자가제 드라이 토마토의 페데리니 가르무 풍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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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는 새우나 가재랑 비슷한 맛인데, 사실 그닷 큰 차이는 없습니다 ^_^ 어쨌든 짭조름하게 조리되어 나왔는데 맛있더군요. 면의 삶은 정도도 정확합니다.

오징어의 라구 소스, 오징어 먹물에 재운 마르타리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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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징어 먹물요리는 보기가 흉한데 이 요리는 안그렇습니다. 보기에도 화사하고 오징어 살을 씹는 맛도 있으면서, 오징어 먹물의 진한 풍미도 같이 즐길수 있습니다. 이날의 베스트 메뉴중 하나입니다.

후쿠시마산 시라우오와 후키노토우의 페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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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키노토우는 한국어로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약간 쓴맛이 나는 봄철에만 나는 나물입니다. 시라우오도 조리가 잘되었지만, 계절감 가득한 쌉싸름한 맛이 동행에게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평소에는 일하느라 바빠서 계절이 어찌되는지도 모르고 사는데, 이런 레스토랑에 와서 봄 요리를 먹으며 그제서야 계절이 변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나이를 들면서 꽤 생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완전히 잊고 지내지 않게 되는 것만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계절 음식을 먹으러 돌아다녀야 겠습니다 ^_^.

파스타가 끝나고 메인 디쉬가 나옵니다.

어린양의 안심 스테이크와 프와그라의 소테, 마데이라 소스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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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에 왠 프와그라인가 의아해하긴 했는데, 양고기와 프와그라가 이렇게 어울리는지 몰랐습니다. 가히 범죄에 가까운 맛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양고기 앞의 작고 빨간 건 첨엔 딸기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토마토랍니다. 먹는데 약간 힘이 들었습니다. ^_^

오늘의 생선 포와레 파르마산 생햄을 얹어 가고시마산 유기농 소라마메의 소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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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시켰으니 생선도 하나~ 소라마메의 진득하고 헬씨한 느낌이 생선과 잘 맞습니다. 이렇게 소스를 잘쓰는 이탈리안은 처음봅니다.

티라미스 케잌과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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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이니 가장 무난한 티라미스가 나오는건 예상가능 범위입니다만, 그래도 좀더 화려한 걸 기대했는데 안타깝네요.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레스토랑은 제대로된 파티시에를 고용할수 없으니까요.. 마지막의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가격대 성능비는 월등한 집이라고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아이스 크림을 얹은 파운드 케익과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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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시켰는데, 그닷 특색이 있는 맛은 아닙니다.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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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이집에서 불만이였던게, 유리잔에 손잡이가 매우 어설프다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디자인 중시라고 해도.. 잡기 너무 힘듦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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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 이그렉 이후에 – 제대로 먹은 식사였습니다.. 이렇게 먹고 음료수도 시켜서 만4천엔정도 나왔습니다. 기본 코스가격은 5000엔인데, 점심용으로 좀 싼 3800엔짜리 코스도 있습니다. (물론 봉사료뺴고) 가격대 성능 참 좋습니다. 에노테카 점심은 혼자서 만5천엔이였지요. 이런 숨겨진 보석같은 집을 찾아서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언젠간 저도 이 동네에서 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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