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오사카/고베/교토 여행을 준비할때 가장 먼저 정한 레스토랑이 교토의 이탈리안인 일 기옷토네입니다. 교토에선 넘버원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고, 동경의 마루노우치에도 지점이 있습니다. (지점의 평은 아주 좋진 않습니다만..) 원래 예약을 낮에 하려 했는데, 너무나 인기가 많은 집이라 2주전 쯤이 아니면 예약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돌아가는 날 밤 늦게 예약을 잡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친구가 오사카까지 와주었기에 같이 가볼수 있었다는 것이죠. 안그랬으면 영원히 못갈수도 있었겠지요.
일 기옷토네의 위치는 이름 그대로 기온에서 가깝습니다. 정확히는 야사카의 탑 바로 옆에 있습니다. 어딘지 잘 모르시겠다면, 고개를 들어 탑을 찾으시면 됩니다. 저는 이미 위치를 알고 있어서 찾아가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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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바로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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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작아보이는데, 안은 의외로 넓고 테이블도 많습니다. 서비스 스탭들의 서포트도 확실하고 주방이 오픈키친인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테이블 간격이 너무 가까운게 안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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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입니다. 저는 운전을 해야해서 그냥 스파클링 워터를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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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안좋아서 전반적으로 사진이 잘 안나왔습니다. 어쩔수 없는 거죠. 제 사진 실력이 안좋은걸 탓하는 수 밖에요.
주문을 하려고 보니 메뉴판에 가격밖에 안써져있더군요. 완전 오마카세 코스입니다. 저녁임에도 가격이 만엔대로 무척 저렴합니다. 동급 레스토랑의 60~70% 수준이지요. 메뉴가 없으니 이 다음부턴 온리 기억에 의존해서 작성했습니다만, 먹고 바로 장거리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온 지라 기억나는게 별로 없네요 ㅠ.ㅜ 아무튼 최선을 다해 써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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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은 잊었다는.. 매우 평범한 맛입니다. 이 날 손님이 넘쳐서인지 서비스 타이밍이 별로 안좋더군요. 그래서 스틱이나 빵을 먹으며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뭐.. 관광지 레스토랑인데 어느 정도 감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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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치오와 호두 빵입니다. 일반적인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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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빵과 이탈리아산 밀가루로 만든 빵, 그리고 스틱입니다. 이탈리아산 밀가루로 만든 빵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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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래는 감자였던가로 기억합니다. 우니의 고소함을 느끼려면 이 정도로 듬뿍 올려져야죠. 새콤한 젤리를 포함해서 매우 만족스러운 맛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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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이쪽이 더 좋다고 합니다. 계절 과일의 맛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요즘이 복숭아 철이라 어디를 가도 복숭아가 넘치더군요. 집 근처에서도 오카야마산 복숭아를 팔기에 자주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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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어째 낮에 먹은거와 겹치네요. 마구로야 워낙 많이 먹는 생선이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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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토에 쌓인 거대 호타테 구이와 라타투이, 그리고 3가지 색의 소스의 요리입니다. 소스는 노란 피망과 파프리카 시금치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호타테의 맛이야 최고죠. 그치만 저는 라타투이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 비싼 재료는 아니지만 정성이 들어간 요리라고 생각되더군요. 사용된 색이 다양해서 보기에도 이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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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는 기후산으로 반양식을 쓴다고 합니다. 척 보기에도 크기도 작고, 이번 요리도 재료는 별로이긴 했지만 요리 방법은 좋았습니다. 사각사각하는 과자맛이 나더군요. 스프쪽도 옥수수와 생크림이 잘 맞아서 평범한 요리임에도 평범 이상의 맛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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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은 매우 평범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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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여름에 먹을만한 생선은 하모랑 마구로 정도 밖에 없습니다. 하모로 만든 파스타라니, 정말 교토 답군요. 그치만 면이나 재료가 전반적으로 더 삶아졌기에 맛은 좀 부족하단 느낌이였습니다. 하지만 교토 관광 도중에 들리는 이탈리안에서 교토식의 요리가 나오는 것이니 그것만으로도 인정해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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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도 나온 메뉴죠. 같은 동네의 음식점이라서 그런지 겹치는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토우간은 참외처럼 생긴 무와 호박의 중간쯤 적인 맛의 야채입니다. 파스타로서는.. 으음.. 면이 더 삶아졌기에 좋은 평가는 못하겠군요. 절묘했던 아쿠아팟자의 파스타가 생각나는 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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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추리 특유의 맛을 살리려고 했는데, 메추리 자체를 제가 선호하지는 않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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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토를 위해 테이블을 하나 가져옵니다. 임팩트가 있는 서비스 입니다. 이러니 손님이 넘칠 수 밖에요. 영업이 뭔질 아는 레스토랑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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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듬뿍써서인지 맛이야 환상입니다만, 근데 너무 치즈를 많이 써도 느끼한 면이 있게 마련이죠. 어쨌든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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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포와그라 같은것엔 질려서 못먹겠다고 생각하던 참인데, 색다른 메뉴가 나옵니다. 따뜻한 포와그라에 차가운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호박죽?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죠. 역시 포와그라는 단 재료와 잘어울립니다. 게다가 따뜻하게 데운 포와그라를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자니 그 대비효과도 대단합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포와그라따윈 못먹겠다는 말은 못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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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은 식자재가 풍부한 나라이기에, 굳이 고기를 수입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수입 고기들은 배로 공수해 온 것일텐데 맛이 좋을리가 없죠.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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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쪽도 마찬가지의 평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테이크가 아닌건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리고 아스파라거스가 거의 완벽하게 삶아졌더군요. 개인적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자주 먹는 편인데, 제가 하면 절대로 맛있게 삶아지지 않더라구요.
메인이 나왔으니 곧 디저트 타임입니다. 디저트는 자기가 선택을 할수 있는데, 그닷 썩 괜찮아 보이지 않습니다. 라베톨라 정도의 수준이였습니다. 좀 더 신경썼으면 좋았으련만, 고베와는 또 다른 컨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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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전의 입가심 용 디저트입니다. 상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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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심하긴 좋지만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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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같을줄 알았는데 딱딱하더군요. 맛도 그냥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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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이 들어간듯한데 그냥그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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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세시간 반이 걸린 장대한 식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었습니다. 티 후에 디저트 와인이나 포트와인을 마시는 메뉴도 있지만, 이번엔 시간도 없고해서 거기까지 즐기진 못했네요.
이 집을 평가하자면 전반적으로 음식도 괜찮은데다, 가격도 만엔대 초반이니 동급의 레스토랑의 저녁 코스치고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세시간반이 넘는 시간동안 즐거운 기억을 남길수 있으니까요. – 예를 들어 고베의 그라시아니에선 한 시간의 점심에 만엔을 냈었죠 – 데이트뿐만이 아니라 기념일이라든가 프로포즈 용으로도 이용이 가능할 듯하네요. 제가 비싼 메뉴를 시키진 않아서 확신할순 없지만, 요리에 그닷 특별한 재료는 쓰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만큼 정성들여 음식을 내오니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디저트에는 좀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너무 유명한 나머지 테이블을 한도까지 늘리는 것도 맘에 안들던데, 레스토랑이 유명해지고 예약이 물밀듯 밀려들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라베톨라도 그랬고 말이죠. 당분간은 유명 레스토랑은 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임팩트 있었던 순서대로 세 개만 꼽자면,
푸와그라 (정말이지 푸와그라의 신경지)
리조또 (맛도 맛이지만 저 퍼포먼스…)
라따뚜이 (이게 싼 코스의 전채라니 이해가 안감)
반면 임팩트 없었던 순서대로 세 개를 꼽자면,
돼지고기 메인 (역시 비싼 코스를 시켜야만 비프가 나오나봐)
메추리 파스타 (그냥 닭을 내놔)
코코넛 푸딩 (구치나오시가 더 맛있으면 어쩌라는거임)
교코의 레스토랑이라는 새로운 경험이 아주 좋았다. 교토 와서 먹을거리 걱정은 전혀 할필요 없겠더만. 문제는 간판도 없는 저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가느냐가 문제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