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전통 음식이 유명하긴한데, 고급 컨셉의 집이 많아서 가격이 싸진 않습니다. 미식가 분들이라면 최고의 문화경험을 위해 그에 해당하는 돈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으시겠지만, 저같은 범인은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지요. 그래서 교토에서 요즘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다고 하는 집을 한달전쯤 예약해서 찾아갔습니다.
캇포 야마시타
교토 시청 바로 옆에 있습니다. 보통 시청같은 관공서 옆에는 회식/접대에 좋은 맛집이 있게 마련이죠. 관광객과 부유층을 타겟으로한 교토요리식의 정갈한 음식이 나온다기보단, 일반인에게 익숙한 이자카야풍의 일식 요리가 나옵니다.
차와 물수건
카운터에 앉아서 먹었는데 요리사랑 이야기도 하고 재밌는 식사를 할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훌륭한 전통문화죠. 조엘로부숑이 라뜨리에 로부숑에서 따라한.. 2층엔 룸도 있다는데 룸차지를 내야 한다더군요.
맥주한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로 한 잔 했습니다. 갑자기 날이 더워서 오는데 땀 좀 뺐습니다. 반팔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꽤 보이고, 이미 교토/오사카는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더군요. 근데 집에 돌아와보니 다시 겨울모드여서 가슴이 아팠다는.. 게다가 지난 달에 산 봄 코트는 한달밖에 못입었네요 ㅠ.ㅜ
전채
아마사기인가 해서 물어보니 모로코라고 하는 생선이라더군요. 깨두부와 브로콜리의 상태도 괜찮고해서 앞으로 나올 음식도 기대가 되더군요.
신선한 사시미
선도가 대단합니다. 그날 아침에 바로 잡은 생선같았습니다. 이 정도 나오니 같이 간 일행분은 이 집이 해산물 전문점이냐고 물어보시더군요. 해산물이 맛있긴해도 다양한 요리를 취급하는 집입니다.
싸인과 마이꼬상의 스티커
이 가게를 다녀간 유명인의 싸인과, 아래는 마이꼬 상의 이름이 붙은 스티커입니다. 영업차원에서 붙여놓는다고 하네요.
오리고기
교토요리답게 담백하게 나왔습니다. 겨자에 찍어먹으니 맛이 괜찮네요.. 간이 약한 교토 요리지만, 이집은 그렇게까지 약한 편은 아니네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수 있는 레벨입니다.
삼치 된장구이
교토의 된장을 살짝 발라 구운 삼치입니다. 메로처럼 기름이 주르르 흐르는데, 된장이 느끼하지 않도록 맛을 잘 잡아줍니다.
문어 죽순 조림
봄의 죽순은 어디서 먹어도 좋네요. 그리고 문어도 적당히 삶아졌습니다. 그러나 반찬용이라기보단 술안주용인 듯했다는.. 이 집 컨셉이 이자카야라 그런 거겠죠.
뎀푸라
저희 테이블을 담당하시는 분이 뎀푸라의 달인이셨는데, 멋지게 튀겨오셨습니다. 왠만한 전문점 이상의 공력이더군요. 이정도 뎀푸라는 세달만이던가 네달만이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해초
이제부터 식사인데, 해초는 일본에서 정식의 반찬으로 많이 나옵니다.
쯔께모노와 구운 된장
교토가 쯔께모노로 유명하니 맛이 나쁠리 없겠죠. 구운 된장도 그렇게 짜지 않고 밥과 잘 맞았습니다.
미소시루
일반적인 맑은 미소시루가 아니라 진하게 생선뼈를 우러낸 미소시루가 나옵니다. 스시집처럼요.
생강 셔벗
오마카세 코스에 디저트도 딸려있습니다. 생강맛이 나름 일식요리와 잘 어울리네요. 마지막까지 밸런스가 잘 맞는 식사였습니다.
이렇게 먹고 술한잔 포함해서 4600엔정도나왔습니다. 교토에서 이 정도 수준의 요리에 이 정도 가격이면 준수한 편이죠. 일반인과 같이 갔기에, 코스가 끝나고 일품요리를 몇개 더 시키지 못한게 조금 아쉬웠습니다만, 너무 잘먹어서 배부르다고 하시니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국 대표 식도락 멤버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