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위크를 맞이하여 작년과 마찬가지로 북규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첫번째 관광지는 시모노세키였는데, 우리에겐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잘 알려진 곳이죠. 일본에선 겨울철 복어로 유명하긴한데, 뭐.. 복어야 한국 황복이 최고아니겠습니까.. 굳이 일부러 갈 이유를 찾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가 마지막 대결을 펼쳤던 간류지마가 이곳에 있다더군요. 그래서 올해는 이곳을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이것으로 반경 400km의 관광지는 대부분 가보게 되는.. 내년엔 어딜가야 하나..)
5시간 운전해서 점심시간 부근에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는데, 점심에 도착했으니, 우선 밥을 먹어야 겠죠. 그래서 간 곳이 카라토 수산시장입니다. 아마도 시모노세키 관광의 중심이 아닐까 하네요.
한글로된 설명도 있다는..
오다가다보니 한국 사람들이 좀 있긴하더군요.
내부를 보면..
어시장이 다 그렇듯이 이런 스타일인데, 쯔끼지등과는 달리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가 잘 되어있습니다. 주말/휴일에만 문을 여는 집도 꽤 되는 듯하더군요.
옥상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보니, 잔디밭이.. 풍경이 멋집니다.
근데 주차장에 들어가는데 한시간 반 쯤 걸린거 같습니다. -_-; 시내가 그다지 넓지 않으니 그냥 호텔에 먼저가서 주차시켜놓고 왔어도 좋았을뻔 했습니다.
시장의 내부
사람들이 장난아니게 많습니다.
활기차서 관광에 제격이긴하지만..
그렇다해도 혼슈의 끝, 시모노세키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릴줄이야.. 한적한 시골마을을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네요.
일반 상점
스시/밥종류를 파는 집에 비해서 어류를 파는 가게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집의 장사는 아침일찍 끝나서겠지요.
여기는 마구로 전문점이라는군요.
맛있어 보이긴했는데 저 인파를 뚫고 지나갈 엄두가 안나네요. 소심남은 이럴때 문제임..
스시 부페(?)
이 시장의 대부분의 가게는 이런 스타일로 자기가 먹고 싶은 스시를 선택해서 살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습니다. 가격이 아주 착하진 않은데, 재료의 선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비싸더라도 멀리서 올 이유가 있더군요.
한바퀴 돌아보고 제가 고른 스시집입니다.
이 집만 가격표가 안붙어있더군요. 두렵긴-_- 하지만 소량만 만들어서 올려놓기에 마르는 재료도 없고 신선합니다. 쥐는 솜씨도 있어보이구요. 일부러 시모노세키까지 왔는데 가장 맛있는 집에서 먹어봐야죠.
어둡게 나왔지만, 마루쥬 다나카라는 이름입니다.
혹시 시모노세키의 카라토 시장에 방문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집을 추천해드립니다. 예산을 생각하시면 다른 집을 가시는게 나을듯.
제가 선택한 스시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시메사바, 도로, 새우, 복어, 전복, 피조개, 전복 내장, 소라입니다. 일단 시메 사바의 사바가 엄청 신선하고 두껍습니다. 이런 신선한 고등어 초절임 스시는 처음 먹어보는데, 교토의 명점 이즈쥬보다도, 제가 사는 지방의 일류 봉스시집 이자에몽보다도 뛰어나더군요. 도로야 언제 먹어도 굳이고, 에비도 상태가 좋아보여서 시켰는데, 다른 재료에 비해 싼 가격임에도 만족도가 높더군요. 복어는 레어한 재료라서인지 제대로 내놓는 데를 못봤는데, 매우 두터워서 씹는 맛이 살아있는데다, 매운 소스가 플레인한 스시맛에 적절히 포인트를 주더군요. 전복도 선도가 대단해서 오독오독 씹히는 맛에 단맛이 더해져서 감동이였고, 아카가이도 엄청난 선도답게 신선 쫄깃한 맛이였습니다. 전복 내장 군함말이는 쌉쌀하면서도 고소해서 이 중 베스트였습니다. 소라도 역시 선도가 받쳐주니 맛있긴 했는데, 전복에 많이 밀리더군요.
크게 기대안했는데,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시켜서 2300엔이였는데, 시장에서 먹는것 치곤 비싸지만, 같은 가격에 먹을수 있는 스시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싸다고 해야겠지요. 이로서 다시 한번 시모노세키에 방문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_^
시장 밖에서 밥먹는 사람들..
조금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야외 피크닉 나온 셈 치면 이런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되겠죠.
헬리콥터도 있다는 간판..
야경이 멋지다니 밤에 헬리콥터를 타는건 괜찮을듯하지만, 낮에는 뭐..
시장 바로 옆에는 카몬와프라는 식당/토산품관이 있습니다.
시장이 비교적 일찍 닫으니 저녁엔 이곳이 인기겠지요. 괜찮은 맛집이 있다곤 하는데, 그냥 시장에서 먹는게 더 나을듯 싶더군요.
등대
연인의 등대라나 뭐라나.. 반대편의 흰 등대와 페어인듯 합니다. 뒷쪽은 수족관인데, 가족단위 관광객이 넘 많아서 전 안들어가봤습니다.
연인 등대
아래있는건 뭔가 양식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알고보니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인 간류지마 가는 배가 시장 바로 옆에서 출발하더군요. 잠시 다녀오니, 슬슬 시장도 끝날 시간입니다.
타임세일중인 메뉴
4시 이후론 반값에 팝니다. 슬슬 시장도 접어야죠.
그래서 점심때 미쳐 못먹은 고래 스시를 좀 사봤습니다.
위부터 반시계 방면으로, 생고기, 베이컨, 아라스지입니다. 시모노세키가 고래고기로 매우 유명한데 안먹고 갈수가 없지요. 고래 고기 맛은 매우 담백했습니다. 소고기와 비교해보자면 기름기많은 소고기가 훨씬 맛있겠지만, 담백하기에, 스시나 사시미로 먹기에 좋긴하더군요. 가격을 생각하면 글쎄요.. 아라스지는 기름이 잘 올라와있었고, 의외로 베이컨이 담백한 가운데 짭쪼름하면서 맛이 좋더군요. 이거 오미야게로 괜찮겠다 싶어서 얼마나 하는지 알아보니 100그램에 2400엔.. 100그램에 600엔이면 최상급 돼지고기 베이컨도 살수 있는데 말이죠. 가격대 성능비는 완전 꽝입니다. 뭐, 그래도 다음번 번개를 위해 한개 사긴 했습니다. 더운 규슈지방을 여행해야 하는 관계로 제 상태로 한국에 들여올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호타테야키
재료가 좋아보여서 사긴했는데, 맛은 좀 짜네요. 이 외에도 튀김종류도 많이 팔더군요. 먹고 보고 즐기는데 최적인 시장인듯합니다. 이런 면은 쯔끼지보다 훨씬 낫지 않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