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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집 간다 마츠오 & 경양식집 구로후네테이

10월 말이 햇소바가 개시되는 시즌입니다. 그래서 늦가을에 먹는 진한 메밀향이 가득한 소바는 각별할 수 밖에 없지요..

저는 원래 소바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소바는 탄수화물 덩어리이기 때문이죠.. 육체노동을 거의 하지 않는

현대인에게 서민 음식인 소바는 영양학적으로 별로 좋을게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먹으면 다 뱃살로 간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일년에 한번 돌아오는 제철의 소바맛을 놓칠 수 는 없다는 생각에 간다에서 유명한 마츠오에 갑니다.

간판은.. 찍었는데 화벨이 엉망이라 안올립니다. 가게가 굉장히 작습니다. 야부소바의 1/3도 안될듯합니다. 게다가

야부소바는 서빙하는 아주머니들이 기모노를 입고 있는데, 이쪽은 걍 평범한 아줌마 복장입니다.. 마치 동네 소바집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달까요.. 위치도 구석이고.. 겉모습만 보면 유명한 집이라고 생각되진 않더군요..

메뉴판을 보고 겐친지루라는 된장국과 이나까소바 1/2 + 그냥 소바 1/2 셋트를 시킵니다. 가격은 1300엔.. 나쁘지 않더군요..

야부소바는 솔직히 양이 넘 작습니다.. 야부는 거의 맛만 살짝 보는 수준인데, 이집은 먹을 만큼은 줍니다. ^_^;

소바와 세트인 된장국입니다. 일본 된장이 한국된장보다 약간 가벼운 맛이라는것빼곤 만족스러웠습니다. 정말 잘 만든

된장국입니다만.. 소바와 어울리는지는 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더라구요.. 한국식으로 하자면 국수에 된장찌게를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검은게 이나까소바, 흰게 그냥 소바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면발의 굵기가 제각각인데, 수타면이라서 그렇습니다.

소바 맛은 최고였습니다.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며, 몸에 생기가 돕니다. ^_^;; 이집에서 나올때

참 잘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간다 야부소바의 아나고 난반같은게 없는게 조금 아쉽더군요.. 메뉴가 거의

술안주 위주더군요..

다 먹고 나와서 정문의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이웃집 할머니가 막 웃으십니다. 제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릴거라고 설명해드렸더니, 마츠오가 최근에 유명해졌다고 하시더라구요.. 그전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뭐.. 저같은 한국 사람도 찾아올 정도니까요.. 암튼 맘에 드는 집입니다..

그담에 간 집은 우에노의 경양식집 쿠로후네테이입니다. 마츠오/야부소바/오차노미즈/아키하바라/우에노가 다 붙어있습니다.

걸어서 20-30분 거리입니다. 지하철역으로치면 두정거장 정도입니다. 이날은 아키하바라에 물건사러 나간 날이라 점심저녁을다

부근에서 때웠습니다. 점심을 소바로 먹었으니 저녁은 밥을 먹어주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간 곳이 이 집입니다.. 전날 본 y모님

클럽의 게시물이 큰 작용을 했지요.. 아.. 이집도 정문 사진이 없네요.. 그치만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간판이 대형이라서리..

어느 식당에서나 메뉴 선택이 참 중요합니다. 메뉴가 딱 하나인 집은 그렇지 않겠지만.. -_-;; 대부분은 안그렇지요.. 모든 메뉴가

맛있는 식당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쓰리스타는 안가봐서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잘하는 메뉴가 있으면

못하는 메뉴도 있죠. 같이 동행한 사람의 식성도 고려해야하고, 그날의 재료 상태도 중요합니다. 뭐.. 경양식집에서는 재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맛있는 식사 == 성공적인 메뉴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혼자 레스토랑에 가면 모험을 많이 강행하는 편입니다.

혼자 맛없는 식사하면 그냥 자기만 기분나쁘고 끝나지만, 일행이랑 같이왔을때 메뉴선택을 잘못하면, 인간관계도 안좋아

지니까요.. ㅠ.ㅜ (이 법칙은 영화보기에도 같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집의 오무라이스가 극상이라고 하는 글을 읽고서도, 고로께/부에야비스/하야시라이스(혹은 하이라이스) 세트를

시켰습니다. 부에야비스는 이집에서 잘하는 메뉴라고 하는데다 epicure에서 최근에 번개를 친 메뉴이기 때문에 궁금해서

시켜봤습니다. 하야시라이스는 오무라이스보다 더 유명한 이 집의 대표적인 메뉴라고 해서입니다… 고로께로는 튀김공력을

알수가 있죠.. 세트라지만 하나씩 따로시켜도 가격은 같습니다..

게살 고로께입니다. 아래 소스는 데미그라스 소스인듯합니다.. 맛은 좀 평범했습니다. 이정도 레벨의 고로께는 이 집아니고도

많이 맛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에야베스입니다. 양은 1/2입니다. 부에야베스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진작 알려주시징.. ^_^;; 약 2%정도 단게 불만이였지만,

그 이외엔 모두 OK입니다. 일본은 해산물이 풍부한 나라라서 이탈리안이나 프렌치나 생선요리가 본고장 못지 않은 듯합니다.

하야시라이스, 울나라 말로 하이라이스 1/2입니다. 위에는 반찬입니다. 메뉴판에 보니 이 집의 베스트 메뉴라고

소개되어있더군요.. 데미그라스 소스를 일주일동안 숙성시킨다나 뭐라나.. 그래서 그런지 소스는 정말 공력이 높았습니다만,

너무 달았습니다. 일본음식이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합니다. 카레나 스키야키나 야키니쿠도 무척 답니다. 근데 이집

하야시라이스는 일반적인 레벨 이상이였습니다. 매운 건 그럭저럭 참고 먹겠는데, 단건 대책이 없더군요.. 그냥 오무라이스

먹을껄하는 생각을 36번정도 했습니다..

데미그라스 소스를 확대한 사진입니다. 공력은 있는 맛인데 좀 안타깝네요..

그래서 결론은 이집에선 오무라이스 + 부에야베스가 맛있다는 것입니다. 튀김이나 데미그라스 소스는 별루니 그쪽 계통은

시키지 않는게 좋을듯합니다. 쩝.. 부에야베스가 정말 맛있던데.. 겨울도 다가오고.. 아무래도 전문점을 좀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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