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말, 정동의 어반가든이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싸이월드 미식 클럽인 에피큐어의 설립 10주년을 기념하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전국구가 되신 건다운님을 비롯하여 클럽 회원 50여분들이 모였네요.
정문
가든이란 이름이 붙은만큼 전체적인 분위기가 식물원 혹은 정원같더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위기가 좋아서 주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샐러드
이날 조명이 어두워서 제대로 찍힌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음식맛은 일반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수준이였네요.. 맛보다는 분위기로 승부하는 곳이더군요.
위스키
글렌피딕 17년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전에 글렌피딕을 버티컬로 마셨던 적도 있었는데 간만에 마시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땐 그저 비싸고 오래된게 맛있구나 하는 정도였었는데 말이죠.
이날은 에피큐어 모임답게 수많은 분들이 수많은 협찬을 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보잘것없는 선물을 하나 준비했네요. 특히나 맛있는 위스키가 많이 나와서 즐거운 – 과음의 –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파스타
제가 자리를 왔다갔다 하는바람에 식사는 거의 못하고 술만 마셨던것 같습니다.
요즘 유명하다는 막걸리
막걸리답지 않게 고급스러운 맛이던데 구하기도 쉽지않다고 하더군요.
협찬 와인
좋은 와인인데 위스키마시다가 마시니 좀.. 처음부터 위스키를 마실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이죠.
협찬 술들
뽈뽀의 쉐프님이 협찬하신 술도 보이고 정말 다양한 술이 협찬되었네요. 협찬문화야말로 가장 자랑스러운 에피큐어의 문화이죠~
파스타
역시나 구경만하고 맛은 못봤네요.
다시 위스키
이번엔 글렌파클래스였네요. 가성비 탁월한 위스키이죠. 역시나 가성비 짱 좋은 글렌그랜트도 나왔는데 사진이 안보이네요.
보드카
건다운님이 협찬해주신 보드카인데, 촬영협조까지 해주셨네요. 요즘 여기저기 바에서 보이는 듯한데 직접 마셔보니 맛있는 보드카더라구요.
스테이크
역시 이것도 구경만.. 이날은 샐러드이외엔 거의 먹은게 없었네요.. 덕분에 엄청 빨리 취했습니다.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나고 그 후로는 호화로운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그 후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날 글렌피딕을 위시하여 한동안 안마시던 위스키를 마실수 있었는데 그동안 몰랐던 베스트셀러 위스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모금 마시는 순간 향과 맛이 섬세하게 분리되어 느껴지더군요. 바닐라와 시트러스 그리고 부드러운 바디감과 코끝을 살살 간지럽히는 피트의 향, 그리고 대중들이 사랑하는 입에 착 달라붙는 벌꿀의 맛. 베스트셀러 위스키가 왜 베스트셀러인지 이제서야 확실히 알게되었네요.
그리고 간만에 마신 위스키에 대해 단지 한모금만으로도 나름의 분석이 가능하게 된 저 자신에게 놀랐습니다. 몇년동안 꾸준하게 위스키를 마신 경험이 어느정도 결실을 맺은 듯해서 기뻤습니다. 이날은 10주년 기념도 있고 너무 기쁜 날이라 평소보다 특히 더 많이 마셨던 것같습니다.
이런 미각의 상승이 단기간에 가능했던건 술을 잘드시는 미식 멤버분들 덕뿐입니다. 혼자서라면 이만큼 알게 될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 감도 안오네요. 클럽 멤버분들에게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스키 맛을 조금 알게 되었다고 해서 제 인생이 확 바뀌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딱히 위스키로 돈을 벌 생각같은 것도 없구요. 별로 대단한 보답이 없다해도 아직은 뭔가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것 자체가 좋습니다.
위스키 공부가 대충 끝난 듯하니 슬슬 다른 미식 장르에 도전해볼까도 고민중입니다. 꼬냑이 될지 버번이 될지, 혹은 다른 어떤게 될지 아직은 아무 계획도 없지만 천천히 찾아볼 생각입니다. 시간은 많고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까요. 2015년엔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듯해서 두근두근하네요.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해피뉴이어 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