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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의 맥주집 데빌스 도어

제가 트렌디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모임이 있어서 오픈하고 얼마 안된 시점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시겠지만 엄청난  인기덕에 웨이팅이 긴 곳이죠. 고속터미널에서 나와서 한참을 걸어야 나오더군요. 제가 고속터미날 부근은 꽤 와본 편인데도 이 부근은 이날이 처음이였네요. 가는 길이 긴데다 날이 추워서 좀 고생했습니다.

 

정문

인테리어를 포함한 분위기가 정말 멋진 곳이더군요. 몇년전 동경에서도 T.Y 브류어리라는 곳이 생겨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에도 드디어 이런 곳이 생겼습니다. 다들 느끼시겠지만 최근 미식 트렌드의 진행이 정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날은 한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준 일행이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바로 맥주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모임을 위해서는 이런저런 준비가 많이 필요한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건 행동력있는 분들이 아닐까 하네요. 혼자서라면 이 집에 올 생각도 못했을거 같습니다.

 

문어튀김

제가 오기전에 일행이 미리 주문한 메뉴라, 실제론 이것보다 양이 많습니다. 문어 튀김자체가 한국에서 매우 트렌디한 메뉴인데 이런 누가봐도 트렌디한 메뉴들이 상당히 보였습니다. 열심히 국내 맥주집들을 벤치마크한 거겠지요.

 

내부

분위기 참 쿨합니다. 그런데 왤케 회전율이 떨어지는 모르겠네요. 저희는 일찍 와서 다행이였는데, 7시에 온 분들은 8시까지 줄을 서 있더군요.

 

얼티밋 버거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자리세라고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맛은 뭔가 독특한 개성이 있다기보다는 적당히 둥글둥글한 느낌이였습니다.

 

자체 양조 맥주

세가지 맥주를 전부 시켜봤는데, 어떤 맥주든 아직 수준이 그렇게 높지는 않더군요. 내부에 양조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관리를 잘한다면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하지만요. 오픈 직후에 와서 맛을 평가하는 것은 한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 문화를 생각하면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2~3년 후쯤엔 수준이 안정되겠죠. 그때까지 운영을 잘 해줬으면 하네요.

 

버터밀크 프라이드 치킨

세번째 메뉴로 치킨을 시키기엔 좀 부담스럽긴했는데 이날 모인 분들이 저를 포함해서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인지라 기어이 시켜봤습니다.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버터리한 맛이 괜찮은 치킨이더군요. 역시나 메뉴 선정에 한국의 미식 트렌드를 많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근데 문제는 트렌드는 트렌드고, 실제로 맥주랑 어울리는 안주이냐는 또 좀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치맥이 맛있다고해도 치맥 먹을때의 맥주는 한국산 스파클링 보리차이지 섬세한 맛의 IPA가 아니니까요. 버거는 그나마 괜찮은데 다른 메뉴는 좀 더 고민해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맥주 빌딩에서 먹었던 다이센 치도리 가라아게는 자체 생산하는 지역맥주랑 아주 잘 어울렸는데 말이죠.

 

아마도 JJ Ale (제주 맥주)

자체 생산이 아니라 히타치노 네스트의 한국 공장에서 들여온 듯한데 감귤맛을 기대하면 좀 그렇지만 맛자체는 괜찮았습니다. 맥주 자체의 특징이 좀 심심한 것 같은데 원래 그런 맥주라는 걸 잘 설명해놨으면 어땠을까 하네요. 제주 에일(도 아니고 JJ Ale)이라고만 해놓으면 시켜보기전에 어떤 맛인지 알 수가 없는거니까요.

 

가격이 살짝 높은것도 분위기 생각하면 커버가 되는 곳입니다. 맥주 라인업이 충실해지고 안주류도 한번 정비되면 다시 방문하고 싶네요. 그리고 그 전에 예약이 가능해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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