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로 이즈모 공항에 갈일이 생겼는데, 잠시 시간이 남아서 근처의 소바집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떙땡이는 아니고 업무의 연장으로서 말이죠. 워낙 성실하게 일만 하는 타입이라 주변에서 다들 걱정하는데, 라고하면 돌맞을라나.. 어쨌든 점심도 든든하게 먹은 후에 입가심으로 먹기에 소바만한게 없긴하네요 ^_^
공항에서 200미터정도 떨어져있었던듯한데, 이런 곳에 수준높은 소바집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겉으로는 이 동네에서 좀 유명한 체인 소바집 간판이 걸려있어서 사실 그닷 기대를 안했는데, 알고보니 그 체인 소바집의 공장과 플래그쉽 수타 소바+우동 전문점이 있더군요. 고택을 그대로 옮겨와서 영업을 하기에 내부의 분위기도 매우 운치 있었습니다.
카모난 세이로 소바
오리고기 육수에 찍어먹는 소바입니다. 소바야 말로 다이나믹한 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죠. 판 위에 흘러넘치는 신선하고 고소한 향과 젓가락으로 집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매끌매끌하게 씹히며 입안을 찰싹 휘감는 면과 살짝 쏘는 생와사비로 포인트가 들어간 정제된 쯔유를 동시에 즐기는 황홀함은 가히 입안에서 펼쳐지는 맛의 갈라쇼입니다. 소바를 좋아하다보니 좀 오버했네요 ^_^ 카모난 세이로이기에 일반적인 쯔유가 아닌 오리고기로 우려낸 국물입니다. 이제 슬슬 겨울인데 몸을 따땃하게 해주는 오리고기 국물이 급 땡겨서 말이죠. 조금 달긴했지만, 정성스럽게 우려낸 국물이였습니다. 거기다 구운 파가 들어가는데, 이게 또 별미죠. 이렇게 제대로 소바를 내오는 집은 동경에서도 얼마없는데, 이런 촌구석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게다가 가격도 천엔 정도로 리즈너블 한 편입니다.
소바차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걸죽할 정도로 진한 소바차가 나왔습니다. 맛있다고 계속 마셨더니 금방 다 떨어졌는데, 새로 걸쭉하지 않은 소바차를 가져다 주더군요. 서비스도 매우 감동적이였다는…
디저트로 소바 아이스크림
혹시나 디저트가 있는지 물어보니, 다양한 소바 디저트가 준비되어있더군요. 그중에서 특이한 아이템인 소바 아이스크림을 시켜봤습니다. 사실 디저트까지는 크게 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레벨이 아주 높더군요. 땅콩이나 아몬드 같은 견과류처럼 고소하면서 소바껍질의 까끌한 촉감을 즐길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한끼 식사를 마치고 저는 회사로 돌아와서 업무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저녁때 회식.. 변명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요즘 넘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건 많은데 전부 다 잘할 수 있을지.. 제가 욕심이 너무 많은 걸지도 모르겠구요.. 딴건 몰라도 블로그 하나라도 잘해봐야죠..
저런 걸 드실 수 있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도야마에 갔을 때 한끼 때우려고 역 2층에 있는 소바집에 들어갔다가 진짜 제대로 된 수타소바를 먹어보고 감동한 적이 있었는데 꼭 그런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