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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쿠사의 프렌치 레스토랑 오마쥬 part. 1

아사쿠사같이 역사가 몇백년된 거리에는 가이드북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맛집이 많습니다. 이런 집들은 소바나 스시나 경양식같은 트렌디하지 않은 전통의 일본 요리집이 대부분인데, 특이하게도 동경에서도 손꼽힐 정도이 정통파 프렌치 레스토랑도 이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마쥬라는 식당인데 저같이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는 프렌치 매니아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어지는 집입니다.

정문

규모가 크진 않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가끔 럭셔리한 점심을 먹는 용도로 애용할 듯한 로컬한 분위기의 식당입니다.

메뉴가 3000, 4000, 5000엔의 세종류인데 저희는 4000엔의 메뉴를 시켰습니다. 3000엔은 전채하나 메인하나, 4000엔은 전채둘 메인하나, 5000엔은 전채하나 메인 둘인데, 일반 분들은 중간 메뉴가 젤 낫겠더군요.

가지 퓨레

에피타이저로 적당합니다.

가지 퓨레의 모습

부드럽고 신선한 가지의 풍미가 느껴집니다. 쓰리 스타급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동네 프렌치 수준도 아닙니다.

메히카리의 튀김

프렌치에서 뎀뿌라가 나올줄이야 ^_^ 일식의 조리법이 가미된 프렌치가 이 식당의 특징인거 같습니다. 아마도 아사쿠사라는 지역적 특성이 작용했으리라 생각 됩니다. 아오야마나 록본기같은데라면 이런 메뉴가 나오긴 힘들겠죠. 옆의 파란 건 라임이 아니라 일본산 레몬이랍니다. 이 튀김이 겉으로 보기엔 엉성해 보이지만, 한입 먹어본 후에 자리에 계신 모든 사람들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게 튀겨졌네요.

올리브 오일

퀄리티가 높습니다. 느끼하지도 않고 빵의 맛을 잘 이끌어 내더군요.

옆의 뜯긴 자국은 원래 그런 겁니다. ^_^ 잘 구워졌네요. 지금까지 나온 메뉴만 봐도 확실히 기본기가 탄탄한 프렌치라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요리가 나옵니다.

그리스 풍 야채 마리네

이 집은 야채가 매우 맛있습니다. 처음엔 겨우 야채라고 실망했었는데 한입 먹어보니 완소 요리입니다. 산뜻한 신맛이 촉촉히 베어있는 신선한 야채가 자연스레 식욕을 돋굽니다. 첫번째로 나온 전채중 가장 맛이 좋았습니다.

고등어 마리네

저 고등어의 선도를 보면 여기가 프렌치인지 스시집인지 헷갈릴 정도 입니다. 야채는 역시나 신선하고 뒷편의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와규 호호니쿠 랜즈마메 테린느

와규의 볼살에 렌즈콩을 넣은 테린느입니다. 와규의 묵직한 맛과 콩이 톡톡 씹히는 감촉이 잘 어울리더군요.

두번째 전채가 나옵니다.

카키의 프란과 슌기쿠, 콘소메의 브이용

슬슬 굴의 철인가 봅니다. 선도가 장난아니네요. 브이용에 잠긴 푸딩같이 부드러운 프란이 너무 맛있다고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집니다. 일본에 특화된 프렌치란게 이런거라는 걸 보여주는 듯 합니다.

프와그라의 포와레

이 집 대표메뉴인 프와그라의 포와레입니다. 한국에서 먹었던 프와그라의 감상같은건 싹 날려버리시길.. 입에서 녹는 부드럽고 진한 풍미는, 프와그라란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는 듯합니다. 바닥의 소스까지 박박 긁어 먹었습닏.

오징어 로스트

조금 지저분 합니다만 ^_^ 이 쯤 되면 오징어 요리도 그냥 오징어 요리가 아니라는 걸 짐작하시겠지요? 안에 꽉찬 내용물이 어쩐지 오징어 순대 – 혹은 이카메시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만, 보기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갠적으론 이름을 까먹은-_- 사진의 잎사귀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싱싱한 단맛이 나더군요. 저한텐 프와그라보다 나았습니다.

사진의 양이 많아서 2편으로 나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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