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 멋진 식당이 많긴하지만, 예약잡기가 극히 어려운 몇몇 곳을 빼면 꼭 시간을 내서 가보고 싶은 곳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요리를 아무리 잘하는 집이라고 해도 재료의 레벨이란게 있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대에서 월등한 맛을 기대하기는 쉽지가 않으니까요. 특히나 프렌치로만 보면 아사쿠사에는 환상적인 가성비를 자랑하는 오마쥬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어서 굳이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지요. 그럼에도 몇군데 유명한 프렌치는 항상 방문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그중 한 곳이 아오야마의 란베리입니다.
가게를 찾기는 어렵지 않던데, 반지하에 있더군요. 아늑한 분위기이긴 한데,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습니다. 가성비가 좋은 프렌치는 필연적으로 테이블 간격이 좁더군요. 조엘 로부숑이나 상파우, 나리사와 정도 되야 분위기까지 완벽하지 않나 생각이 되더군요. 그만큼 가격도 세지만 말이죠.
일단 샴페인 한잔
raisi-bulle라는 이름의 샴페인인데 가격은 좀 되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논 알콜 칵테일..
안마셔봐서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네요. 점심부터 알콜이 부담스러운 분을 위해 논 알콜 칵테일을 준비해놓은건 좋았습니다.
어뮤즈부쉬
산뜻한 젤리가 들어있었습니다.
빵과 버터
오샤레하네요.
카가와현산 초여름 가지의 마리네, 미스토마토, 아카자 새우, 호타루이카
초여름 분위기를 섬세하게 잘 살리긴 했는데, 맛에 특징이 별로 없는 듯했습니다.
카스베의 무니에르, 붉은 피망 풍미의 호타테, 푸른 고추의 퓨레와 파꽃
생선 메인인데, 요것도 그냥 저냥..
와규의 뺨살의 포와레, 감자의 크리스티앙
괜찮은 수준의 고기 메인인데.. 역시나 특징을 잘 모르겠습니다.
양파
산뜻한 맛이네요.
세가지 초콜렛의 디저트
뜨거운 초콜렛을 얹어줍니다.
허브티
일본 레스토랑은 허브티가 맛있어서 언제나 감동입니다.
쁘띠푸르
과자가 한조각 나오고..
피낭시에와 젤리
디저트가 꽤 나옵니다. 이 중에서 따끈하게 구워진 피낭시에가 특히 감동적이였네요. 이날의 요리중 베스트가 아니였을까 생각되더라는..
마지막 선물
센스가 좋습니다.
이런게 들어있다는..
나갈때 오너 쉐프님이 한국인 쉐프를 데리고 인사를 나오시더군요. 제가 DSLR로 음식사진을 찍어서 그런거 같은데, 파워블로거도 아닌 주제에 그런 대접을 받기는 좀 부담스러웠구요. 아오야먀에서 영업하는 프렌치이다보니 블로그 평가에 민감하셔서 그런거 겠죠.
어차피 싼 코스를 시킨거라 이 레스토랑의 진정한 진가를 알기엔 많이 부족했을 것이고, 서비스나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였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아저씨가 이용하기엔 좀 트렌디한거 같더군요. 근데 요새 안트렌디한 프렌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이집을 방문한 이후로 몇 군데 더 유명 프렌치를 방문하긴 했는데 비교해보면 재미있을거 같네요. 과연 언제 올라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