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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미피아체의 디너

짧은 한국 방문 일정이였지만 이번엔 양식당을 갈 일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먹고 싶어하는 건 한식이지만, 격식을 차린 모임을 하기엔 양식당만한 곳이 별로 없으니까요. 몰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청담동의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미피아체였습니다. 예전에 사장님과 만나뵌 적이 있는데, 음식에 대한 이해도 깊으시고 음식점에 대한 자부심과 노력이 대단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뵙고 싶었는데, 이번에 겨우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들고간 레드와인

mi piace, italian restaurant in chungdamdong, seoul

멋진 식사에 와인이 빠질수 없지요. 원래 안정 잘 되어 있고 시음적기인 와인을 친구에게 받아서 가져가려 했는데, 일정을 살펴보니까 도저히 그럴 시간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비행기에 흔들리는걸 감안하고 가장 적당한 넘으로 고른게 이 도미닉 로랑의 샹볼 뮤지니입니다. 좋은 도멩의 좋은 빈티지 와인인데 역시나 제 모습을 전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여주지 못하더군요 ㅠ.ㅜ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그렇다고 린쉬00이나 클로 드 파프를 딸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아.. 지금 생각해보니 빠삐용 루즈를 가져가는게 나았을뻔 했네요.. 때늦은 후회라는 ㅠ.ㅜ

한병 마시고 사장님이 협찬해주신 와인을 한병 열었습니다. 생줄리앙의 샤토 글로리아 05빈이였는데, 굳빈답게 어리지만 맛있더군요. 이날 사장님은 와인 모임이 있으셔서 매우 바쁘시더군요. 같이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제가 준비한 선물만 겨우 전해 드릴수 있었습니다.

올리브와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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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으론 좀 그렇지만 안주로 좋아보이더군요.

이쁜 접시와 냅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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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사장님의 여성스러운 꽃무늬 취향에 넋을 잃습니다. 아침마다 직접 꽃시장에 나가셔서 테이블 장식을 하신다더군요. 제가 만약 레스토랑을 했으면 블랙앤 화이트로 통일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토마토 테린과 모짜렐라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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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토마토를 굳이 테린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는 하지만, 신선한 테린으로 생각하면 괜찮았습니다.

랍스타와 콩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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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구분되는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걸 보니 ^_^ 랍스터 상태가 좋네요. 말캉말캉하게 조리된 콩과 소스가 보기는 그냥 그랬지만, 예상외로 랍스터와 잘 어울렸습니다..

아마도 미네스트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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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맛이였습니다. 마치 시골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랄까.. 그런데 조명이 안좋은 것도 있지만, 사진이 정말 잘 안나왔습니다. 이렇게 조명이 어두운 가게는 자주 갈 일이 없어서 별로 큰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는데, 어째서인지 요즘 들어 자주가게 되네요. 이제 슬슬 심각하게 기변을 고려해볼 시기가 온거 같습니다. 얼른 펜탁스에서 새 모델을 내주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없을 듯하고.. 근데 사진가가 카메라 탓을 하면 안되는거겠죠.

포르치니의 또르뗄리니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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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상태는 좋은데 꽤 양이 많이 나와서인지 이쯤 먹으니 슬슬 배가 부르더군요. 평소라면 이 정도 쯤이야라고 했겠지만, 이날은 점심도 배터질 때까지 먹었기에 ㅠ.ㅜ

이건.. 고등어였던가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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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 맛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오늘의 메인, 오소 부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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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기억안나지만 소의 관절 부분 요리 같습니다. 제가 메인으로 스테이크를 먹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시켜봤는데 스테이크가 나을뻔 했습니다. 메인이라기보단 전채같았다는…

딸기 타르트와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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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디저트 타임입니다..

제가 들고간 디저트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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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와인은 좀 흔들려도 버티니까 가진거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넘을 들고와봤습니다. 와인이 포인트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100점 부근은 의미가 있지요. 운좋게도 얼토당토않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수 있었습니다. 맛을 보니 역시나 고득점 와인답게 어느 한군데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더군요. 복잡하고 관능적인 아로마와 깔끔한 산미 덕에 들러붙지 않는 달콤함의 전율. 소테른의 궁극이 이런 것일까요(진짜 궁극은 잠들어 있는 이캠을 깨워야 느낄 수 있겠지만요). 박스떼기 할까하다 말았는데 당장 박스떼기하러 달려 가야겠습니다 ^_^

퐁당 쇼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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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부른데 또 디저트가 ㅠ.ㅜ 가운데를 가르면 뜨끈한 초콜렛이 흘러나오더군요. 유명한 디저트인듯한데 제대로 맛을 보지 못했네요. 기억이 생생할때 얼른 포스팅을 올렸어야 했는데, 완전 불성실 후기가 되버렸습니다. ㅠ.ㅜ 죄송 죄송.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사실 이날의 테마는 제 귀국 환영 번개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니더군요. 너무 자주 한국에 들어오니 이젠 완전 찬밥, 말년 병장 신세라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분위기라도 금새 적응하는 포지티브한 자세로 정말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니 또 모르죠. 저만 즐거웠던 거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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