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시타마치쪽에 재밌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문을 얼핏 듣고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서 가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평소에 여기저기서 정보를 듣고 있자면 중요할때 요긴하게 써먹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소문만 들어본 레스토랑이 한 둘이 아니라 언제 다 가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코다리는 실력있는 쉐프와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우에노 근처의 작은 프렌치입니다. 코다리(Caudalie)라는 가게명은 와인 용어로 여운의 길이를 재는 단위를 뜻한다고 합니다. 정확히 발음하자면 코오다리이라고 해야겠죠? 한국의 코다리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시노바즈 연못의 반대편쯤의 주택가에 있습니다. 우에노나 오카치마치역에서 걸어가도 되고, 유시마역에서 가도 됩니다. 이 동네가 시타마치라서 그 동안 와 볼 생각을 못했는데, 우에노랑 가까와서인지 생각보다 찾아가기가 편하더군요.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뻔 했습니다.
정문
아주 작은 프렌치라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럴 때 아이폰으로 길을 찾으니 편리합니다. 갤럭시에서도 길찾기가 되는지는 확인 안해봤습니다..
물컵
재밌는 연출입니다. 규모도 작고 예산이 저렴해서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가게 곳곳에서 꼼꼼하게 신경쓴 티가 납니다.
맥주
낮이라 와인시키긴 좀 그렇고 맥주나 한 잔. 생각해보니 샴페인으로 마실껄 그랬나 싶네요.
바게트 빵과 버터
빵부터 맛이 범상치 않네요. 아주 잘하는 집에서 가져오는게 분명합니다.
사슴고기가 들어간 스프
위에 빨간게 사슴고기입니다. 제가 사슴고기를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사슴고기의 거친 특성을 포인트로 잘 살려서 스프를 만들었네요. 간단하고 편안하면서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좋은 요리네요.
전채로 한치
잘 구워진 한치를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소스에 찍어먹습니다. 한쪽은 파프리카고 한쪽은 바질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프렌치는 소스가 생명인데, 간혹 소스를 안 쓴 프렌치(그런게 존재한다면)를 먹다보면 좀 화가 날때가 있지요. 참 오랜만에 맛보는 제대로된 프렌치네요.
메인으로 스테이크
스테이크의 조리 상태도 굳입니다. 제가 시킨 코스가 분명 3000엔짜리였는데, 스프에 전채에 메인까지 풀코스로 나와주는데다 뭐하나 빠지는게 없네요. 너무나 터무니없는 가성비라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우주최고의 가성비의 프렌치라는 평가를 듣고 왔는데, 납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선 메인
메인은 종류별로 시켜봤습니다. 생선도 양이나 질이나 조리나 뭐하나 부족할게 없었습니다.
오리고기
제가 시켰는데, 가격때문인지 아주 질좋은 고기를 쓰진 않지만 조리가 예술이네요. 양배추에 쌓인 고기가 또 별미였습니다.
디저트로 초콜렛 케익
제대로 맛있는 초콜렛케익입니다. 카페에서 티와 함께 먹는다면 단지 디저트만 해도 1000엔은 하지 않을까요. 3000엔짜리 코스에서 이렇게까지 먹으니 많이 미안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과일 테린느
초콜렛에 비해 임팩트는 작지만, 제대로 테린느를 만들었네요.
에스프레소
드셔본 분의 의견에 의하면 좀 약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에스프레소가 약하다고 해서 크게 흠을 잡을 필요는 없겠지요.
쁘띠푸르
이 작은 과자들이 또 제대로 맛있습니다. 머랭도 초콜렛도 쿠키도 상당한 레벨입니다. 그릇이나 서비스나 이렇게 사소한 부분도 완벽합니다. 이렇게 먹고 5000엔이라도 해도 믿겠습니다.
허브티
제가 시킨 허브티입니다. 만족스럽습니다 ^_^
극강의 가성비라 동경에 살게 되면 주말마다 자주 들리겠구나 싶더군요. 한국에서 이런 곳을 기대하긴.. 아직 좀 이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