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비교적 가까운 현인 야마나시의 산 속에 하쿠슈 증류소가 있습니다. 전철을 타고 4시간쯤 걸리는 곳인데, 언젠간 가봐야지 하다가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조금 아쉬운게 가을 단풍이 이미 다 지고 없더군요. 한 몇주 더 일찍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구요.
가는 전철안.
인간적으로 멀긴 멀더군요. 경치 구경은 잘했습니다. 가끔씩 공기 맑은 곳을 찾아다니는건 좋은 일이긴 하지만 결국 네시간 앉아있는걸 생각하면 건강에 좋은지 어떤지 확신할수가 없네요.
고부치자와역에 도착해서 셔틀버스를 타고 약 10여분 산속으로 들어가면 증류소가 나옵니다.
입구
산속이라 공기가 좀 차지만 숲한가운데 나있는 길을 걷는 분위기는 좋습니다.
기념품 매장과 바가 있는 건물
이 먼 곳까지 온 1차 목적이 이 안에 있습니다.
위스키 박물관
위스키 투어의 시작을 이 앞에서 합니다.
바
산토리 위스키의 유료 시음이 가능한 바입니다.
야마자키 25년산과 하쿠슈 셰리베럴을 골라봤습니다.
야마자키 25년 한잔이 2300엔이였는데, 한병에 10만엔쯤 하는 위스키를 이렇게 싸게 맛볼수 있기에 일부러 찾아가는 보람이 있더군요. 실제로 맛본 야마자키 25년은 길고 우아한 피니쉬를 지닌 고급스러운 맛이였지만, 이미 야마자키 특유의 강한 임팩트감은 둥글둥글해진 맛이였습니다. 맛본후 몇분이고 여운이 입안에 남아 맴돌기에 정말 고급술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밸런스였던 로즈뱅크 25년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입구의 증류기
이쪽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 듯한데, 실제로 사용하는 증류기도 후에 보여주더군요.
보리
맥주와는 보리가 좀 다르네요.
이탄
그냥 맡아보니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가 안나더군요. 원래 이런건가 싶더라는..
발효기
보리를 발효하는 통입니다.
쥬스 상태의 원주
어느정도 발효되서 알콜이 나오면 그 담에 증류기를 돌려서 도수를 높힙니다.
초벌 증류기
증류기가 꽤 다양한 종류이더군요. 독특한 위스키의 맛을 내기위해서 그런 것이겠죠.
재벌 증류기
두번째로 증류하는 증류기도 모양이 다 제각각이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뽑아내니 퀄리티 높은 위스키 맛을 만들수 있는 것이겠죠.
통
통의 종류도 다양한데, 하쿠슈는 워낙 추운 곳에 있기에 작은 통을 써서 숙성속도를 높힌다고 하더군요.
공장 견학이 끝난후 시음회장으로 갑니다.
시음세트
타쿠미노 와자 라는 강좌를 선택하면 다양한 원주를 맛볼수 있습니다. 잘보시면 아시겠지만, 뉴포트 – 즉 통에 넣기 전의 원주는 완전히 흰색이고 알콜에 가까운 상태인데, 통에 넣어서 비로소 위스키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스모키라고 써져있는건 피트를 진하게 넣은 원주를 말합니다.
아로마킷
향을 맡아보니 확실히 구분이 가네요.
하쿠슈 하이볼
하쿠슈는 야마자키와 차별성을 두기위해서 일부러 피트를 많이 넣었는데, 피트 매니아가 마시기에는 스코틀랜드 위스키에 비할바가 안되게 피트향이 약한 편이죠. 그래서 같은 가격이면 야마자키가 더 낫다고 저는 보지만, 하이볼 만큼은 하쿠슈가 맛있습니다. 컵에 얼음을 듬뿍 넣고 위스키를 약간 따른 후 산토리 탄산수로 가득 채우면 그 맛이 환상이더군요. 컵과 위스키와 탄산수를 충분히 차갑게 하는게 포인트입니다. 내년 여름엔 하이볼 파티라도 한번 열어야 할 듯합니다.
역 풍경
시음회를 마치고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밝은 듯하지만, 집에가면 9시..
역 주변 풍경
뭐,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고 야마자키 25년도 마셔볼수 있었기에 참 알찬 여행이였습니다. 역시 제 입맛엔 야마자키 18년이 젤 맛있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하쿠슈의 하이볼이 생각보다 맛있기에 앞으로 여름이 오면 자주 마셔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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