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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의 스시집 규베

연휴를 맞이하여 짧은 일정으로 동경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진/쯔나미와 원전사태등등으로 어수선한 시국에 이왕 여행을 왔으니, 착실히 동경을 대표하는 일식을 먹고 가야겠다고 다짐하고는 갈만한 집들을 찾아봤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착한 첫날 점심은 일단 에도마에 스시로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동경의 유명 스시집하면 제일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게 긴자에 있는 스키야바시 지로와 규베입니다. 스키야바시 지로는 넘사벽이라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고, 이번엔 시간도 있겠다 1/N 할 친구도 있겠다해서 호기롭게 규베를 찾아갔습니다. 규베는 전통도 있고, 명성도 높고, 가격이 비싼거 빼곤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집이죠. 우리나라에선 스시 조에서 규베 갈라디너를 열기에 다른 스시집들보다 낮익지 않나 합니다. 저는 그런 비싼 호텔 갈라디너에 갈 형편이 안되는지라, 부담없는 런치세트를 이용해서 이번 기회에 고급 스시집이 어떤덴지 살짝 맛만 보기로 했습니다. 겨우 런치먹고 규베 다녀왔다고 허세를 부리는 인생이지요. 스스로 말하고도 가슴이 아프네요..

정문

ginza kyube

규베는 긴자에 있지만, 유라쿠쵸보다는 신바시에서 더 가깝습니다. 길을 헤메지만 않는다면요 ^_^ 점심 영업은 11시반에서 1시반까지이고, 11시반에만 예약을 받는데 제 비행기 시간으론 12시에 도착할 듯해서 예약은 못하고 바로 갔습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못먹게 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럴 걱정은 없더군요. 늦게가더라도 줄서있다가 카운터에 자리가 비는대로 앉아서 먹을 수 있더라구요. 서둘러서 12시 부근에 도착해서 약 5분정도 기다렸다 들어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느긋하게 1시쯤 갔어도 좋을 뻔 했습니다. 비싼 집이라 한산할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꽉꽉 들어 찼습니다. 데이트하는 커플도 있고 주말 나들이 나온 아줌마들도 있고.. 가게 분위기도 명랑하고 서빙도 자연스러운게 역시 긴자의 명점답더군요.. 동경에서 꼭 기억해 두어야 할 맛집입니다.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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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였는데, 병맥주는 아사히가 좀더 나은 듯도 하네요. 생맥은 확실히 산토리가 좋구요.

쯔끼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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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우오가 나옵니다. 맥주안주로 시라우오가 잘 어울리지요.

와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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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입니다. 친구는 맛있다고 하던데, 저는 그냥 저냥..

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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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코스를 시켰는데, 에도마에다운 스시가 나옵니다. 입에 꽉차는 맛은 없지만, 미각을 자극합니다. 간만의 쥬도로라서인지 더욱 감격적이더라는..

쨔왕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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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친구가 시켰습니다. 쯔끼다시 대용으로 나오네요. 친구말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합니다.

엔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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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가 살짝 들어갔고 간장이 발라져있습니다. 즉.. 그냥 먹기만 하면 된다는거.. 편하네요 ^_^ 이 집의 모든 스시가 간이 되어서 나오더군요. 쫄깃한 맛에 약간 신맛이 가미되어 입맛을 돋구더군요.

히라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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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이 발라져서 나와서 색이 좀 거무튀튀하긴합니다만, 역시나 에도마에 스시답게 질좋은 생선과 샤리의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밥의 양이 좀 작긴한데, 조리장에게 이야기하면 조절은 가능하다 하지만, 맛을 즐기는 입장으로서는 이 정도가 딱 적당하더군요.

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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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입니다. 소금이 뿌려져서 나옵니다.

우니의 군함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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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시그네쳐 스시인 우니의 군함말이입니다. 원조라는 선입견이 있기도 하지만, 딴 집보다 확실히 입에서 녹는 맛이 다르네요. 김과 우니의 조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른 집에선 군함말이를 못먹게 될 수도..

이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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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친구가 주문했는데, 아주 좋다고 하네요. 추릅~

구루마 에비와 아까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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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새우를 어떻게 먹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살아있는 새우인지라 몸을 튕기며 발을 팔딱팔딱 움직이더군요. 왠지 그로테스크했다는..

저는 생으로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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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식감입니다. 살이 아주 단데, 재료 관리를 잘해서 이겠죠.

친구는 익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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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니 그냥 새우 스시 맛이라고 ^_^

아까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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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선도 주금입니다. 이 집에선 빠지는 메뉴가 없네요. 입안에서 즐거움이 떠나질 않습니다.

오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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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마무리를 향해 달리는 중입니다. 오토로의 확하고 녹는 맛은 여전한데, 예전보다 임팩트는 작네요. 아무래도 제가 스시에 익숙해서겠지요. 요즘은 그냥 아까미가 더 맛있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가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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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시코쿠에 계실 분을 생각하며 먹었습니다. 아 이런거 먹어서 염장이나 되려나요.

미소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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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이 가득한 미소시루가 나옵니다. 미소시루라면 역시 이래야지요 ^_^

다이콘에 우메즙을 바른 시소를 넣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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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맛이라 깜짝 놀랐네요. 진짜 맛있습니다. 대체 어떤 무를 쓴거길래 이렇게 산뜻한걸까요.

우나기, 양념과 소금간을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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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기집 차려도 될 정도의 우나기가 나옵니다. 근데 녹는 맛을 강조하진 않았더군요.

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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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시 코스의 마지막에 마키가 나오긴 하는데, 이정도로 질이 높은 마키가 나오는 집은 많지 않습니다. 안주로 하나씩 먹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마지막까지, 그리고 사소한 메뉴까지 신경쓰는 걸 보니 명점이 괜히 명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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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먹은 새우의 머리만 튀겨서 내왔습니다. 역시나 안주용이죠.

다마고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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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디저트를 좋아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오토로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카스테라가 이런 맛일까요. 그저 부드러운 것뿐만 아니라 혀를 살짝 튕겨내는 탄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쯔께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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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이 좀 늦게 나온듯합니다. 원래 미소시루와 마키가 나올때 같이 나왔어야죠. 맛 자체는 괜찮습니다.

스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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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가 두종류인데, 저는 스이카를 시켰습니다. 맛은 수박맛이구요..

와라비모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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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와라비모찌라고 콩가루에 묻혀서 먹는 떡을 시켰는데, 저도 한개 얻어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모찌의 신기원을 봤습니다. 떡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약간 서늘한 느낌도 있습니다. 나갈 때 물어보니 직접 만드는데 따로 팔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만약 팔았다면 대박이였을듯..

규베는 값은 비싸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만족을 주는 집이더군요. 에도마에 스시에 익숙하지 않는 분이 방문을 한다면, 아마도 매우 매우 크게 실망을 하실 듯 하구요. 그래서 아무에게나 가보라고 추천을 하진 못하겠지만, 스시에 어느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하시면 꼭 한번 다녀와보시라고 권해드리겠습니다. 물론 1/N은 기본이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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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절반가로도 비슷한 맛을 내는 곳은 있지만, 이만큼 완벽한 곳은 찾기 힘들 듯.. 비싸서 자주는 못갈듯 하지만 ㅠ.ㅜ 스시집의 리퍼런스로 좋은 경험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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