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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의 일식집 오젠

지난 가을 너무 일이 바빴는데, 그래서 정기적인 미식도 못할 위기에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번개라도 쳐볼까 생각해서 삼성동에 있는 평가가 좋은 일식집인 오젠에 다녀왔습니다.

오젠

ozen in gangnamgucheong

멀리서 오기엔 조금 애매합니다만, 저는 집근처라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습니다. 요즘 물가가 상승하는 관계로 강남에서 맛집을 찾기가 참 힘든 상황이기에, 정말 간만에 치는 강남번개였네요. 홍대가 너무 멀어서 가급적 강남에서 맛집을 찾고 싶었는데,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얼마 없네요.

상차림

ozen in gangnamgucheong

규모가 작지 않은데, 이날은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민할 것 없이 오마카세 코스를 시켰습니다.

애피타이저

ozen in gangnamgucheong

일본에서 흔히 먹던 계절의 재료를 이용한 스타일입니다.. 감위에 이것저것 올렸는데 괜찮았습니다. 단가를 낮추려다보니 비싼 재료를 안쓰지만, 그거야 가게세 비싼 강남 음식점의 숙명과 같은 것이니까요. 감에 든 애피타이저는 숫가락으로 감까지 파먹을수 있는데, 다들 얌전하게 드셔서, 저도 감은 먹지 않았습니다.

스프

ozen in gangnamgucheong

사소한 요리도 맛있네요.

아마도 안키모와 굴

ozen in gangnamgucheong

가을에 맛있는 재료네요.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일식집이 계절에 상관없이 일정한 메뉴를 내는데 비해 확실히 본격적인 일본 스타일의 음식이 나옵니다. 한달에 한번인가 메뉴가 바뀐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유데타코

ozen in gangnamgucheong

스탠다드한 메뉴이지요. 제가 일식을 많이 안먹어 봤으면 감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엉

ozen in gangnamgucheong

시치미는 왜 들어있는지.. 게다가 딱딱해서 맘에 안들었습니다.

사시미 모리아와세 3인분

ozen in gangnamgucheong

이런게 일본식이죠. 한국식이 한접시 나와서 와구와구 먹는 스타일이라면 그 대척점에 있다고 봐도 되겠죠.. 사시미가 무척 신선하고 숙성도 적당합니다. 정말 일본의 동네 일식집에 온 기분이였달까요. 레스푸와에 들린 프랑스인이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인분의 사진

ozen in gangnamgucheong

인당 한점씩 맛만 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양작다고 화내실수도 있겠지만, 이런게 본격 일식이지요.

잔을 고를수가 있습니다.

ozen in gangnamgucheong

이것도 일본 스타일이지요. 교라쿠테이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죠. 벤치마크 잘했네요.

병어 구이였던가..

ozen in gangnamgucheong

맛은 So-So. 제 카메라는 광각이 아니라서 메뉴판 찍기가 쉽지가 않은데, 담부턴 귀찮아도 메뉴판을 꼭 찍어야 겠습니다.

술이 나옵니다.

ozen in gangnamgucheong

생선 튀김

ozen in gangnamgucheong

바삭해서 안주로 좋았지만, 배가 안찬 상황이라 안주는 무슨 안주.. 뭐, 그런 것이지요..

야키오니기리를 넣은 오차즈케

ozen in gangnamgucheong

마지막으로 식사가 나옵니다.

셔벳

ozen in gangnamgucheong

디저트도 있구요.

제가 깜짝 놀랐던건, 한국에서도 일본에서 먹는 것과 거의 흡사한 경지의 일식집이 존재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가격도 적절한 편이구요. 한국식 일식의 쯔끼다시 + 광어회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런 집이 별 의미는 없겠지만, 진정한 일본스타일 일식이 뭔지 느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 다녀오시라고 권해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카도야/이노시시 등등의 일식집도 있는데 무슨 차이가 있느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집은 주문하면 바로 요리가 나오는 단품 요리 중심의 이자카야이고, 정성스레 준비하는 카이세키 요리가 나오는 일식집 스타일하고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그 차이란게 뭐 대단하냐고 하면 또 할 말은 없구요..

2차로 근처의 오픈한지 얼마 안되보이는 조개구이집에 갔습니다.

ozen in gangnamgucheong

푸짐하게 먹고 배채웠네요. 후훗..

그리고 미식 번개 회원분의 집에 가서 철관음 및 기타 등등을 얻어마셨습니다.

ozen in gangnamgucheong

제가 차를 못마시긴 하지만, 워낙 귀한 차라 안마실수가 없었습니다. 예술의 경지에 이르른 차란 이런 것이였군요. 이렇게 즐거운 번개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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