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고민 하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이그렉의 분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다이마루 근처의 유니클로 건물 6층에 있습니다. 이미 1차로 꽤 배부르게 먹었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식당인 듯해 뭐좀 가볍게 먹을까 하고 올라가봤는데, 실제로 그렇게 가볍게 -_- 먹을 만한 분위기는 아니더군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과식을 하게 되었다는..
자리에 앉아서..
예약을 안하고 찾아간지라 한 10여분 기다려야 했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모던해서, 유니클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입니다. 다이마루쪽 식당이라고 봐도 될듯하네요. 테이블 위에는 무려 지비에도 나온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사슴이나 멧돼지는 이날 준비가 안되었다고 하구요.
컬리플라워 스프
이날 컨셉이 가볍게 먹어주자 였기에, 가장 저렴한 메뉴(약2000엔) + 디저트(약500엔) + 미네럴워터(약400엔)로 주문했습니다. 그에 따라 나온 스프인데 매직 컬리플라워를 이용했는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대단하더군요. 가장 싼 메뉴를 시켜도 만족할만한 메뉴가 나와야 진정한 맛집이라고 부를수 있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기본이 확실합니다.
미네랄 워터
고베의 뒷산인 록코산의 물이라고 합니다. 역시나 가장 저렴한 음료수였는데, 맛은 깔끔하니 좋더군요. 맛있는 요리엔 와인이 더 어울렸겠지만요..
무한정 제공되는 빵..
딱히 맛있지는 않던데, 자동 토스트기로 데워 먹을수가 있었습니다.
오늘의 메인, 생선이 들어간 파이
스프 + 메인이라니 매우매우매우 단촐한 구성이지요. 생긴거 보면 별로 대단할게 없어 보이던데, 무척 맛있었습니다.
안에는 거대한 생선이..
신선하고 맛있는 생선이 큰게 한마리 들어가 있었고, 파이로 구운 정도도 훌륭했습니다. 돈 더주고 스테이크를 먹을수도 있었겠지만, 이쪽도 만족도는 극상입니다.
의자와 테이블
디자인이 참 모던하고 세련되었습니다. 그냥 봐도 싼집처럼 안보이더군요. 약간 캐주얼하다 하더라도, 간단하게 밥한끼 때울 분위기는 아니였습니다. 데이트나 조용한 모임에 좋을 듯하더군요. 저처럼 혼자오면 별로 할게 없네요.
서양배의 와인 졸임 크림뷜레
이 집의 시그니쳐 디쉬같은데, 양도 많더군요. 수준높은 디저트이긴 했지만, 아테스웨이의 크림뷜레에 비하면 좀 많이 모자랍니다. 한번 올라간 입맛은 떨어지지 않아서 문제네요 ㅠ.ㅜ
이렇게 잘 먹고 3000엔 좀 안되게 냈으니,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싼 집입니다. 여기서 천엔 이천엔 더 내면 진짜 잘먹었을수 있겠죠. 당장 4000엔짜리 코스에는 디저트도 딸려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렴한 메뉴로 먹었어도 수준이 높았기에 만족도는 4000엔이랑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혼자서 먹는데 3000엔을 내는건 좀 아까우니까 담부턴 절대로 혼자 찾아가는 일은 없겠지만요
확실히 일본은 음식의 다양함이 대단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메인이면 소나 양고기가 대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