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재기는 전갱이의 제주방언입니다. 제주도에 간다면 각재기국은 꼭 먹어보라는 추천이 많아서 둘째날 일정에 넣었습니다. 돌하르방 식당은 제주에서 각재기국으로 유명한 두 식당중 한 곳입니다.(또 하나는 앞뱅디식당) 아침 10시에 여는데, 조금만 늦게와도 줄이 긴데다 점심 3시 부근에 문을 닫는 집이라고 하더군요. 동문시장 구경을 마친후 서둘러서 출발했는데, 워낙 가까운데 있어서 9시 50분쯤 도착했습니다. 10시 오픈이긴하지만 줄이 벌써부터 길어서 이미 문을 열었더군요. 그래서 얼른 자리에 앉았습니다.
메뉴
심플합니다. 전갱이와 배추를 넣고 된장을 풀어 만든 이 집의 대표메뉴 각재기국이 7000원이네요.
추가 메뉴
멸치로 만든 멜국도 있다고해서 각재기국 1 + 멜국 1로 주문했습니다. 고등어 구이도 땡겼지만 둘이서 시키기엔 양이 좀 많은듯해서 포기했네요.
기본 반찬
오른쪽이 고등어, 왼쪽이 멸치젓입니다. 상단은 오징어 젓갈..
김치와 다대기도 준비되어있습니다.
다대기는 각재기국이나 멜국에 넣어서 먹으면 얼큰해 진다는데, 저로서는 그냥 국물도 너무 맛있어서 다대기가 필요없었네요.
멸치조림
옆자리에 앉아계신 손님 분들하고 갑자기 친해져서 단체 손님한테만 나오는 요리를 맛볼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운좋기도 쉽지 않지요~ 서비스로 나온다고는 하지만 단품요리로도 통할만큼 맛있네요.
쌈을 위한 배추
배추의 절정은 이른 봄이라고 하더니, 5월의 배추는 그렇게까지 부드럽지 않더군요. 그래도 물론 맛있지만요.
쉐프님
각재기 국을 센불에 박력있게 팔팔 끓여내더군요. 대단하다고 해드리고 싶네요.
고등어 구이
역시나 단체 손님에게만 나가는 서비스인데 살짝 맛볼수 있었습니다. 고등어 구이도 기름이 잘 올라서 수준급입니다. 일반 식당에선 이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히트하겠더군요.
멜국
멜국은 멸치가 들어간 맑은 국이더군요. 스프가 정말 시원하고 깔끔합니다. 들어간 재료가 별거 없어보이는데 이리도 해장에 좋을 듯한 깔끔한 국물이 나올줄이야. 투명할 정도로 맑은 국물이 어찌보면 일본의 맑은 장국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깊게 우러나오는 맛에 감동했습니다.
각재기국
전갱이에 배추가 들어가고 된장으로 간을 했습니다. 이쪽도 살짝 일본의 미소시루와 비슷하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된장으로 간을해서 푸근한 국물도 최고고 배추도 좋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전갱이의 살이 달게 느껴지더군요. 멜국이 국물맛이 좋긴 했지만 멸치의 맛은 그냥 그랬는데, 각재기국에서는 전갱이가 국물맛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너무나 맛있습니다. 각재기국에 3:2 판정승을 들어주고 싶더군요.
무
배추에 싸먹으라고 내주셨는데,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습니다. 제주도의 잊지못할 미식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시간맞춰 와야 한다는 귀찮음은 있지만 담에도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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