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저녁시간입니다. 맛있는 음식이야 말로 온천 여관에 사람을 불러모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죠. 그냥 온천만 할꺼면 도시 부근에도 많으니까요.
식사용 도구 세트
2인용입니다. 코스로 요리가 나오니 이정도는 준비가 되어야겠지요.
창밖의 풍경
슬슬 해가 지고 있습니다. 심신이 차분해지네요.
알아서 테이블을 세팅해 주시는군요.
저희는 할게 없어서 창밖 구경이나..
오늘의 특선 요리인 와규
일반적인 코스에 와규 메뉴를 추가했습니다. 인당 2000엔 좀 넘게 들어간듯 했는데, 고기 질을 보니 납득이 갑니다. 어제 먹었던 환상의 와규와 비교해봐도 고기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크기나 양도 적당합니다. 안시켰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지도 몰랐겠네요. 위에 올려져있는 사각형의 물체는 버터입니다.
식전주 폴리페놀이 들어간 아카지소와 긴토키쿠사의 와인
시소로 만든거라 어떤맛일까 궁금했는데, 그냥 좀 달고 시소맛은 안나더군요. 식전주로 그냥 그냥 마실만했습니다.
리하쿠 나마사케 준마이 다이긴조
나마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가라구치여서 음식이랑 잘 안맞더군요. 이럴줄 알았더라면 제가 좋아하는 도요노 아키나 시킬껄 그랬습니다. 술은 별도 요금입니다. 덕분에 숙박비이외에 인당 2000엔정도 더 들어간거 같습니다.
스프에 넣는 재료
스프에 넣으니 젤리처럼 변하더군요. 맛있었습니다.
술한잔
요리가 나왔으니 한 잔 안 할 수가 없죠.
두부와 무화과
음식을 잘하는 여관인지라 사소한 음식도 빠지는 맛이 아닙니다.
일단 와규를 먼저 굽습니다.
상온에서 녹기때문에 먼저 먹어야죠.. 아래에 버터가 녹네요.
전채 미각 3점세트
커버를 벗기면..
구루마에비 마루쥬 오크라 아츠야키, 창오징어 매실의 쥬레를 얹어서, 코끼리조개 모즈쿠 이쿠라의 지역 전통 사케 간장 절임.
프렌치 처럼 좀 긴 이름이죠. 손이 많이 일식 요리가 나왔습니다. 생선의 선도나 재료의 질이나 요리 솜씨나 어느 하나 빠지지 않네요. 술안주로 굳입니다. 사실 제대로 된 일식을 먹으려면 이자카야 보다는 온천여관에 오는게 맞지 않나 합니다. 식사시간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기에 딱 먹는 타이밍에 맞춰 가장 맛있는 상태로 서빙하는게 가능하니까요. 좀 비싸지만 경험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잘 구워진 와규
크헐헐~ 드디어 다 구워졌습니다. 미디엄으로 구워야 하기에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과연 맛은 어떨지 두근두근..
일단 망에다 옮겨놓고
더 익히면 맛없을 듯해서 접시에 옮겼습니다. 근데 망 위라서 썰기는 좀 불편했네요. 어쨌든 먹어보니 이 집의 와규도 최상 레벨이더군요. 고기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리는 두터운 육질, 상쾌하게 입안을 휘감고 촉촉하게 스며드는 지방의 맛. 진정한 와규 스테이크란 이런 것이로군요! 어제에 이어 2연참.. 이제 와규 스테이크에 관해서는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코나베
와규로 입가심을 했으니 나머지로 배를 채워야죠.
타이 에비떡 오보로 다시마 미츠바 등등이 들어있습니다.
아까의 재료도 넣습니다. 약간 시래기국같은 맛도 나는데 별미였습니다.
사시미 3종 세트
마구로 타이, 간파치였던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최고의 선도입니다. 코스의 일부분으로 나오니 이정도 양이 딱 적당하더군요. 맛있는 재료만 조금씩 다양하게 먹는 것이죠. 저는 무리해서 와규 코스를 시키긴 했지만, 양이 작으신 분은 코스 구성을 좀 더 심플하게 가도 좋을 거 같습니다.
해선 사라다 베이비리프 카이바시라 긴자케 에비, 우니와 이로도리 소멘
메인인 와규를 먹으니 코스의 순서가 좀 어색해지긴 했지만, 원래대로라면 정상적인 순서죠. 차가운 샐러드와 우니.. 극상의 맛은 아니지만 코스의 구성으로서 다른 메뉴와 잘 어울립니다.
아유의 미소 다라쿠, 하지카미, 쿠이코보 센베이, 크림치즈챠왕무시 카보차앙
근처에 아유 산지가 있어서인지 여름의 별미인 아유가 나오네요. 전날 먹었던 아유와 비교해봐도 월등히 퀄리티가 높습니다. 물론 초여름의 한창 물오른 맛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릇도 이쁘고 반찬들도 맛있었습니다.
아유
위에 올라간것은 미소(된장)입니다. 좀 달긴하지만, 의외로 담백한 아유와 잘 어울립니다.
카보차 차왕무시
수준높은 차왕무시라고 하지만, 음식이 많이 나오는 코스이니 적당히 먹는 게 좋겠죠.
조리장이 오리지날 레시피로 만든 일본풍 소스로 졸인 규탄 소스 니코미
좀 식은거 빼곤 완벽하게 조려진 스튜입니다. 이런 전통 료칸에서 스튜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규탄스튜 한 숟가락 떠서
그치만 이미 배는 만땅.. 딴 때같았으면 이거 하나만으로 밥한그릇은 해결하는 것인데.. 새삼 정말 럭셔리한 코스라는 것을 느낍니다.
해는 서서히 저물고..
돈바라즈케, 야사이우마미소, 타이치리멘
드디어 코스가 끝나고 반찬 및 오차즈케 세트가 나옵니다.
오차즈케
끝은 담백하게. 뭐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일식 코스입니다. 제 인생에 이런 코스를 또 언제 다시 먹어보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디저트 세트
코스에 비해 디저트는 조금 약했습니다. 뭐 디저트에 신경을 쓰려면 코스 수를 줄여야 하니까 어쩔수 없는 선택이겠지만요. 역시 제대로 디저트를 먹으려면 프렌치 혹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야 하는 것일까요..
이정도를 교토에서 먹는다면 과연 얼마가 들까? 덜덜덜.
다만 이번 니혼슈는 선택 미스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