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A-

오기쿠보의 카레집 토마토와 기치조지의 케익집 아테스웨이

오기쿠보는 같은 쥬오센 주변의 아사가야, 코엔지 등등과 분위기가 비슷한 분위기의 동네입니다. 역사가 있는 상점가가 있고, 그럭저럭 맛집이 있는 편이지만, 조용한 주택가이기에 일부러 찾아갈 만한 맛집은 얼마 안됩니다. 토마토는 오기쿠보라는 거의 갈일 없는 동네에 있는 하나밖에 없는 유명한 맛집으로 서구식 카레 전문점입니다. 아마도 동경안에서도 인도나 일본식이 아닌 서구식 카레 전문점은 여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정문

tomato@ogikubo

영업시간이 11시반부터 1시반까지로 매우 짧더군요. 근데 일단 1시반에 줄서면 들여보내주는 시스템인지라 2시 넘어서도 밥을 먹을수 있습니다.

생 햄 샐러드

tomato@ogikubo

요샌 좀 비싸도 건강을 위해서 샐러드와 단백질을 따로 주문합니다. 건강한게 남는 장사죠. 비쥬얼 적으로는 좋아보였지만, 딱히 감흥은 없었는데 이제 잘 만들어진 생햄 같은 걸로 감동받을 시기는 지났나봅니다.

와규 스튜

tomato@ogikubo

양은 작은 편이지만 진한 맛입니다.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안의 재료도 하나하나 신경을 썼고, 조리시간이 길어서인지 진국을 우려낸 맛을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어쩐지 전날 먹었던 니코미와 인상이 겹치네요. 잘 졸여진 소고기의 부드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거 하나에 4000엔이나 하니 가격대비론 꽝이더군요. 쯔끼지 니코미의 1.5배정도하는 맛인데 가격은 6배쯤 되니.. 가성비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부조리 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고시히카리로 지은 밥

tomato@ogikubo

스튜에 딸려나옵니다. 밥은 참 맛있게 잘 지었습니다. 하지만 오버페이스는 금물. 2차로 갈 곳도 이미 정해놨으니까요.

해산물 카레

tomato@ogikubo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있더군요. 비쥬얼땜에 시켰는데, 쫌 달았습니다. 해산물은 좋았지만 4명이 가서 나눠서 먹으니 감동도 좀 덜했구요. 전반적으로 가격에 비해 양이 좀 부족하다 싶기도 했는데, 카레로서는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카레용 밥

tomato@ogikubo

카레용 밥엔 치즈가 들어있습니다.

규탄 카레

tomato@ogikubo

이 집의 시그니쳐 디쉬입니다. 규탄은 역시나 생각대로 부드러웠고 카레는 일반적인 일본 카레보다 살짝 스파이시 했습니다. 이래서 서구식 카레라고 하나보다 싶었습니다.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가긴 했는데 인도만큼은 아니고 일본식 카레와도 조금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규탄이 들어간 만큼 가격이 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서구식 카레라는게 왠지 한국 사람 입맛엔 안맞는게 아닐까 했습니다. 매운맛에 길들여진 한국사람에게 이 정도 스파이시함은 어정쩡하지요. 그냥 달달한 정통 일본카레를 먹는게 더 감동적일듯 합니다. 아니면 집에서 오코노미로 직접 해먹거나요..

와규 자와카레

tomato@ogikubo

자와카레란 자바섬의 카레란 의미로, 실제 자바섬에서 먹는 카레가 아니라-_- 남국의 스파이시함을 이미지한 일본의 유명 레토르트 카레의 이름에서 따온 카레입니다. 즉.. 조금 매운맛 카레라는 의미겠지요. 맛은 규탄하고 비슷한데, 뭔가 중대한게 빠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카레의 기본 반찬

tomato@ogikubo

코코이찌방에서도 비슷한게 나오지요.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하자면 코코이찌방카레는 짝퉁이죠. xx카레를 주문하면 카레 위에 토핑으로 xx가 올라갈 뿐입니다. 실제론 카레를 만드는 단계에서 xx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말이죠. 한끼 식사를 떄울 수는 있지만 진정한 카레라고 할 수는 없지요.

이렇게 먹고 인당 3000엔씩 나왔으니 가격대비로 좀 많이 부족한 집이였습니다. 그 돈이면 우에노 폰타혼케가서 더 고급 레벨로 먹을수 있으니까요. 암튼 서구식 카레라는 것을 한번 경험해 본걸로 만족해야죠. 그리고 오늘의 진정한 메인인 디저트를 먹으러 기치조지로 이동합니다.

이날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tomato@ogikubo

기치조지의 아주 좁은 주택가를 15분쯤 거닐었습니다. 버스타고 가도 되는데 소화를 시켜야 더 맛있게 먹을수 있기에 일부러 걸었습니다. 미식 여행은 먹기와 걷기의 반복이지요. 중간에 사진찍기가 간간히 들어가구요.

그래서 도착한 동경여자대학 앞의 아테스웨이

tomato@ogikubo

이 동네가 고급 주택가인지라, 부인들이 줄을 섭니다. 여대인것도 있어서 젊은 여성분들도 꽤 있구요. 지유가오카의 몽상크레르도 이런 분위기였지요. 몇년 전에도 여기서 케익을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땐 선물용이여서 맛을 못봤었죠. 이번엔 재도전 해봐야지요.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촬영금지라네요. 제 인생에 몇안되는 경험입니다. 보통 음식사진만 찍겠다고하면 대부분의 가게는 OK던데 말이죠. 그래서 폰카로 도촬을… -_- 원래 따로 포스팅을 올리려고 했지만, 폰카라서 토마토와 같이 올리게 되었습니다. 요즘 블로그질을 향한 열정이 점점 더 거세어 집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왼쪽이 아프리콧 케익, 오른쪽이 오렌지 케익

a tes souhaits's cakes

자세한 이름은 홈피에 있을터인데… 아프리콧쪽은 같이 간 친구가 극찬을 하던데, 저로선 딱히 맛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오렌지가 올라간 케익은 맛있어 보여서 샀는데, 실제론 보기보다 별로였습니다. 안에 밥같은게 들어가 있는게 매우 특이했네요. 느끼하지 않았습니다.

애플파이

a tes souhaits's cakes

사과 한개가 통채로 들어갔다더군요. 요즘이 사과시즌이라 믿고 시켜봤습니다. 위는 아주 신 사과고, 아래는 잘구워진 파이입니다. 보통 달짝지근한 사과를 쓰던데 신맛이 그대로 남아서인지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맛입니다. 특이하긴 하지만 아주 잘 만들었고 밸런스도 뛰어납니다. 어쩐지 이 집은 케익보단 빵이 더 낫나 싶더라구.

크렘뷜레와 아시듀레

a tes souhaits's cakes

아시듀레도 참 맛있었습니다. 진한 화이트 초콜렛이 일품이네요. 하지만 오늘의 베스트는 크렘뷜레입니다. 위가 완전히 새까맣게 탔는데, 그래서 씁슬한 맛이 강하게 돌더군요. 그게 완전 중독성있는 맛입니다. 안엔 졸인 밤도 들어있어서 밋밋한 크렘뷜레의 맛을 한층 돋굽니다. 맛이 이 정도면 예술품이라고 부르거나 마약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크렘뷜레는 제 인생에서 두번째네요. 동경에 가면 다시 맛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물하고 싶어지는 맛입니다.

이렇게 동경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엔 도미니크 사브롱에 들렸는데, 그건 이미 올렸구요. 알찬 여행이여서 당분간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바로 여행을 떠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현재 포스팅이 엄청 밀려있는 상태라는.. 슬슬 탄력받아서 올려봐야죠. 올해를 잘 마무리 짓고 내년엔 제발 실시간 블로그 업데이트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Read Next: 오사카 그랑프론트의 라멘집 진멘

Join the Discussion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