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파는 곳은 많이 있지만, 정말 맛있는 두부를 내는 집은 얼마 안됩니다. 사실 이 세상에 맛있는 두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동경 여행에선 맛있는 두부를 먹고 싶다는 친구의 리퀘스트에 의해 일본정원과 두부전문점으로 평가가 높은 우카이에 가봤습니다.
우카이는 동경 타워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고풍스럽고 가격대가 높아서 주로 접대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집입니다. 아카바네바시 역에서 내려서 5분거리로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일본식 정원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프론트가 나오고, 예약명을 이야기 하니 2층의 개인실로 안내해 줍니다. 정원의 풍경엔 여름의 분위기가 물씬 나더군요.
죽통에 담겨 나오는 니혼슈
일단 술부터 시켰습니다. 이 집의 특별한 메뉴라고 해서 기대 했는데, 맛은 평범합니다. 동양적인 대나무 연출은 서양인들에게 어필할것 같지만요.
수타 소면
메뉴가 여름 풍입니다. 소면의 촉감이 시원하네요. 첫 메뉴부터 상당한 맛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방안의 족자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잘 썼네요.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기대해도 되겠지요.
다대기..
다음 나올 메뉴에 얹어서 먹습니다.
아게 다라쿠
두부를 튀긴 후 장어 소스와 비슷한 소스를 발라서 내왔습니다. 그냥 먹으면 좀 간이 세고, 이 위에 파를 얹어 먹으면 푹신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대단합니다. 맛도 왠지 모르게 장어랑 비슷하네요.
계절의 사시미
여름이니 마구로와 이카가 나오네요.
히야시 코이모와 니신
니신은 청어를 말합니다. 계절 요리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단품으로서는 그냥 그랬습니다.
깨를 얹은 가지, 옥수수, 시라키타케 하리하리
이번엔 튀긴 것들의 모듬입니다. 가지가 맛있었습니다.
꽈리안에는 야마 모모가 들어있습니다.
시고 단 맛이 납니다. 역시나 연출이 재밌네요. 접대용으로 이만한 집이 없을 것같습니다.
여름철 메뉴인 쥰사이 두부
원래 사시사철하는 메뉴에 1000엔을 플러스하면 여름 전용 두부 메뉴를 내준다고합니다. 시그네쳐 두부요리도 먹고 싶었지만, 계절한정이란 말에 혹해서 시켜봤습니다. 쥰사이는 연못에서 나는 식물인데, 우뭇가사리와 비슷하게 말캉말캉 쫀득쫀득합니다. 연잎위에 있는게 쥰사이입니다.
이렇게 그릇에 덜어서 먹습니다.
진짜 맛있는 두부가 어떤건지 궁금하시다면 한번 드셔보세요. 두부를 먹는데 맛이 농후해서 치즈케익을 떠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거기에 차가운 쥰사이를 얹으니 계절감 만점의 식감이 됩니다. 이런 호화스런 런치가 있을수 있나 싶었습니다.
이 집의 두부 넘 맛있어서 나중에 물어보니 콩은 홋까이도에서, 간수는 이즈에서 가져오고, 만드는건 깨끗한 물이 나오는 하치오지에서 하고, 하루에 두 번 신선한 두부를 가게로 배달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만드는데 맛이 없을리가 없겠죠.
타카베의 시오야키
마지막 즈음엔 야키모노가 나오네요.
생강과 유부가 들어간 밥
미소시루와 밥도 따라서 나옵니다. 앞의 요리가 화려해서인지 밥은 좀 묻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아오우메 쿠즈키리
디저트입니다. 쿠즈키리는 곤약같은 건데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간식이죠. 매실때문인지 달면서도 청량한 맛입니다.
2층의 내부입니다.
완전 접대용 분위기지요.
안의 정원
가게 안의 정원을 무척 잘 꾸며놨습니다.
물고기가 노닐고 있습니다.
너무 잘꾸며져서 원래부터 정원이였냐고 물어봤더니 원래는 볼링장이였다고 하네요. 볼링장을 부수고 가게를 만드는데 2년, 정원을 꾸미는데 2년해서 오픈까지 4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게다라쿠를 굽는 곳
로비의 얼음 장식
비싼 만큼 재밌는 곳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입구부근에 있는 아키타 현에서 가져온 대형 양조통을 못찍었네요. 한번에 3000병을 만들수 있는 사이즈였는데 말이죠.
정문
이 집이 동경타워랑 얼마나 가깝냐면..
이 정도 입니다.
나가는 입구에 바로 오미야게 가게가 있더군요.
대충 메뉴가 이렇습니다.
아오타케 도후를 삽니다.
오미야게로 대나무 통에 든 두부를 하나 샀습니다. 630엔 정도에 양도 푸짐하니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죠. 오히려 두부만 사서 집에서 먹어도 대박이 아닐까 하네요. 이 정도 두부를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나올때 찍은 정문
전반적으로 VIP를 위한 공간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돈 내고 다시 가긴 좀 아깝긴 하지만, 누구 접대할 일이 있다면 한번 이용하고 싶네요.
가게 찾아갈 걱정을 안해도 되는 무서운 곳.
어딨냐고요? 도쿄 타워에 올라가신 뒤 수직으로 번지점프를 하시면 됩니다. 단, 목숨은 책임 못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