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 데미그라스는 팔판동에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팔판동은 삼청동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있는 곳이죠. 골목입구에 항상 경찰이 서있어서 들어가기가 좀 애매하긴한데, 동네 자체는 괜찮은 분위기입니다. 그릴 데미그라스는 동호회 회원 분이 최근에 오픈하신 양식집인데, 그 기념으로 미식번개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그릴 데미그라스 정문
위치자체는 찾아가기 어렵지 않은 편인데 간판이 너무 눈에 안띄더군요. 좀 더 크게 눈에 띄게 가게 위치를 알릴 필요가 있겠더라구요.
내부
심플 & 깔끔 합니다. 사운드도 괜찮네요. 차분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좋기는 한데, 조명이 극악으로 어두워서 사진이 완전 꽝이네요.
식기
역시나 심플한데 오너쉐프님의 취향이 반영된게 아닐까 하네요.
빵, 사라다
사라다가 신맛이 강한데, 그래서인지 따로 먹는 것보다 빵을 반 갈라서 샌드위치 식으로 먹는게 맛있더군요. 이런 스타일의 사라다는 오랜만이라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다만 이 사라다 말고 딱히 대량으로 야채를 섭취할 메뉴가 없다는게 아쉽더군요.
산토리 잔에 따른 하이네켄
건배를 위해 따랐습니다. 이 집은 술값을 포함해 음식가격이 좀 비싼 편입니다. 종류도 무척 제한되어 있는데다, 경양식집이라는 컨셉과는 안어울리게 보드카를 파는 등 특이한 부분이 많습니다. 오너쉐프님의 취향을 아시는 분이라면, 고개를 끄떡할 만한 메뉴이지만, 전혀 모르고 방문하신다면 좀 당황하실수도 있겠네요.
대표메뉴 햄버그
한우로 만들었다는데, 좀 퍽퍽하네요. 원래 햄버그는 지방을 많이 넣어서 육즙이 주르르 흘러야 제맛인데 그렇진 않습니다. 맥주 안주로는 지방이 많은 정통식 보다 이쪽이 나을수도 있겠네요. 데미그라스 소스는 잘 만들었습니다만, 아직 하야시라이스나 오무라이스같이 데미그라스 소스가 딱 어울리는 요리는 메뉴에 올리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고 하시더군요. 데미그라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맨 먼저 생각나는게 런치의 여왕이라는 드라마 일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라탕
진하고 선이 굵은 맛의 그라탕이 나오네요. 맛있긴한데, 역시나 식사라기보단 안주 혹은 해장용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캔 오프너
골드 래빗이라고 써져있네요. 사이즈가 워낙 초특대라서 한번 찍어봤습니다.
치킨카츠
좋은 고기를 두껍께 썰어서 튀겨냈습니다. 미식번개라는 장점덕에 거의 모든 메뉴를 먹어봤는데, 이날의 베스트 메뉴가 아닐까 하네요.
단무지
부탁하니 내주더군요.
보드카
맥주에 말아먹었네요. 보드카가 종류별로 구비되어있는 양식당은 제 인생에 처음입니다.
크렌베리 쥬스
술깰때 좋은 음료죠.. 양식당에서 크렌베리 쥬스는.. 있어도 되긴하죠.
돈카츠
튀김기를 좋은거 쓴다고 들었는데, 튀김자체는 잘되어있었습니다. 다만 고기가 좀 얇았고, 씹는 맛이 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햄버그, 그라탕, 치킨카츠에 이어 돈카츠가 나왔는데, 튀긴 음식위주의 헤비한 메뉴로만 먹어서 뭔가 리프레쉬하고 싶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비프카츠
튀김 공력은 훌륭했지만 역시 좀 고기가 얇더군요. 이렇게 나오면 안주로는 좋겠지만, 단품으로서의 매력은 부족하죠. 그리고 제가 남들보다 잘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긴 해도 이렇게 계속 기름기있는 음식만 먹다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더군요.
꽈리고추
쉐프님이 서비스로 내주셨습니다. 입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더군요. 야키도리 집에서 많이 시켜먹던건데 양식집에서 나와서 놀랐네요.
오너쉐프분이 원래 음식점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도 아니시고, 가게 오픈한지도 얼마 안되는 관계로, 이번에 나온 요리만으로 제대로 된 평가는 가능하지 않겠죠. 시간이 지나고 안정이 되면 나름의 가게 색을 찾게되리라고 봅니다. 돈카츠 안주로 보드카를 마시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였구요. 오무라이스 개시후에 술 잘하는 분과 함께 다시 방문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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