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인 스페이스가 2월달부터 점심 영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예약을 넣었습니다. 원래 14일 같은 특별한 날에 이벤트를 하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날 예약이 되더군요. 아마 점심영업을 시작하는걸 다들 잘 모르고 있어서 그런 거겠죠.
바깥 풍경
창경궁이 보이는 풍경이 압도적으로 멋지네요. 날이 흐린게 조금 아쉬웠지만요. 그리고 칭이 통유리인데다 층도 5층 정도라 공원에 사는 까치나 비둘기들이 마구 날아오더라구요. 쪼끔 무서웠습니다. 아무래도 밤에 오면 안그러겠죠?
테이블
깔끔합니다.
글래스와인
가볍게 한잔합니다. 글래스 와인 수준도 괜찮네요.
빵
뭐.. 나쁘지 않습니다.
컬리플라워스프
한치가 들어있는 스프인데 첫 음식부터 임팩트가 강하네요. 비주얼도 좋지만, 재료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요리도 무척 인상적이였습니다. 정통 프렌치답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덕분에 맛있어서 너무 빨리 먹어버렸습니다.
숭어
전채가 나올줄 알았더니 생선 메인이 나왔습니다. 저온으로 조리한후 살짝 구운 듯한 느낌인데, 역시나 정통적인 요리방식과 신선한 재료가 만나니 맛이 없을리 없더군요. 국내 프렌치 수준이 참 높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과 물
이날따라 스파클링 워터가 없어서 미네랄 워터를 시켰습니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전망은 참 좋은데 새들이 좀..
이베리코 돼지
역시 저온조리에 겉만 구운 스타일의 메인이 나왔는데, 조리상태가 완벽했습니다. 맛도 물론 좋았구요. 점심 5만원코스에 이런 요리가 나올수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계산하고 나갈 때 왜 메인이 두개 나왔는지 물어봤더니, 발렌타인데이라 특별히 그렇게 내주셨다네요. 보통 다른 레스토랑이라면 발렌타인데이 같은 날에는 평소와 거의 같은 메뉴를 내고 돈은 더 받을 텐데, 이 집은 장사할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건지 모르겠네요..
단면
고기도 완벽했지만 구운 마가 그렇게 잘 어울릴지는 몰랐네요. 나중에 시장에서 마 좀 사와서 구워봐야겠습니다.
애플타르트
아주 맛있는 타르트가 나와서 좋았지만.. 이날은 루엘드 파리에서 바로구운 쇼숑오 뽐므를 먹은 날이라서 좀 겹쳤네요.
차
괜찮았습니다.
뿌띠푸르
마지막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코스 내용으로 보면 국내 최강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너무 맛있는 프렌치였습니다. 좋은 재료를 정성들여 만든다는 느낌이 확 와닿았으니까요. 그런데..
바깥 풍경
저희가 열심히 맛있는 프렌치를 먹는 동안 건너편의 운동장에서는 너무나도 진지하게 족구를 하는 아저씨 분들이 계시더군요. 발렌타인데이인데.. 흠흠.. 새들도 그렇고, 이 집은 낮에 풍경이 잘 보이긴 하지만 너무 잘보이는게 문제가 아닐까 하네요. 다음에 온다면 저녁때 방문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접객쪽도 다른 가게와는 다른 점이 있었는데.. 별건 아닌데 신경이 좀 쓰이더라구요. 멋진 가게이고 음식도 최고 수준이긴한데, 쉐프님이 좀 더 프렌들리 했으면, 그러니까 요리 이외에도 가게와 손님에게 직접적으로 신경을 쓰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발렌타인데이에 프렌치를 선택하시다니..!
왠만한 내공 없이는 하기 힘든 선택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