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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레스토랑, 에드워드 권의 더 스파이스

이미 한달전 이야기지만 -_- 추석특집으로 한국에 들어왔는데, 알다시피 대형 명절 부근엔 왠만한 곳은 전부 문을 닫기에 언제나 식당 선정에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나마 추석 전후로는 가게들이 문을 여는데, 추석날 당일에 여는 레스토랑은 정말 얼마 안되더군요. 이럴때 믿을만한 곳이 이태원이죠. 기본적으로 추석이란게 외국에는 없으니까 오히려 추석때는 더 붐비는 듯하더군요. 기왕 이태원까지 가는 김에 요새 한창 유명세를 날리는 에드워드권의 더 스파이스에 예약을 넣어봤습니다. 이 집 요새 장사 잘되는듯해서 예약이 어렵다던데, 아무래도 추석이라서인지 문제없이 예약이 가능하더군요.

정문.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건물이 멋지더군요. 처음 시작하는 식당치고 규모가 꽤 큰 듯 했습니다만(처음 맞나..), 들어가보니 1층만 레스토랑 겸 바더군요. 윗층은 사무실로 쓰는거 같은데, 확인은 못해봤구요. 인테리어는 모던한데 어찌보면 캐주얼했습니다. 트렌디하다고 할수도 있겠네요. 차분하게 식사하는 분위기라기보단 흥겹게 먹고 마시는 분위기랄까요.

수건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자기 이니셜을 박아놨군요.. 조엘로부숑이나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곳은 식당이름=쉐프이름인데, 과연 그런 마케팅이 한국에서도 통할지.. 그리고 제가 한국의 티비나 미디어를 거의 접해보질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였나 보네요.

오늘의 와인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와인한잔 포함해서 부가세포함 7만원이 좀더 되는 디너를 시켰습니다. 딴 코스도 있었지만, 이 코스에만 파티시에 특선 디저트가 나와서 말이죠. – 제가 코스를 고르는 기준이 디저트란건 전에도 이야기 했었던거 같습니다 – 이 코스는 나오는 요리가 두종류로 제한되어 있어서 둘이서 가면 한종류씩 다 먹어볼 수 있더군요. 이렇게 고민의 여지를 줄여주는 것도 서비스의 일환이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켜먹는 한국 고객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7만원이란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고까진 못하겠지만 나쁘진 않은 편이죠. 특히 한국에서라면요.

와인 인심도 후하네요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가득가득 따라주네요.. 하지만 격식은 잘 모르는거 같습니다. 잔도 그렇고 따르는 법도 그렇고.. 아마도 일반인을 위주로 장사를 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꼼꼼하게 따지는 미식가들에겐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겠습니다. 와인 질은 그냥그냥 평범하더군요.. 글래스와인이 다 그렇죠 뭐..

콩스프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이날도 메뉴찍는걸 잊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프렌치식의 간지나는 이름이 있었지만, 그냥 제맘대로 부르겠습니다. 요리 자체는 무척 괜찮네요. 차가운 콩 스프는 싱싱한 녹색에서 느껴지는 산뜻한 맛을 잘 살리는게 포인트인데 먹어보니 잘 살아있었습니다. 비싼 재료가 아님에도 만족할수 밖에 없지요.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종류는 많지만 맛은 그냥그냥입니다. 요새 빵에 특화된 레스토랑이 여기저기 보이긴하는데, 사실 빵집도 아니고 그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다만 건강을 위해 곡물이 들어간 빵을 내줬으면 할뿐입니다.

양파인가 마늘이 들어간 샐러드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식재료의 배치가 재밌네요. 맛은 그냥 샐러드맛입니다.

프아그라 요리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저로서는 프아그라는 뫤만큼 먹어봤기에 딱히 감동하는 일은 없지만 그럭저럭 무난했습니다.

랍스타 라비올리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재료맛을 잘 살렸습니다. 썰어보면 내용물이 실합니다. 게다가 갑각류 국물이 아주 진하더군요 . 근데 왠지 만두국 + 꽃게탕을 연상시키더군요.

새우 요리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이것도 새우가 탱탱해서 먹을만했습니다..

소고기 찜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드디어 메인이 나왔습니다. 나쁜 의미에서 하는 말은 아니고 이건 완전 갈비탕맛이네요. 추석특선이라 그런건가 했습니다.. 왠지 메뉴가 전체적으로 한식에 특화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양사람들은 테이블에 와인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듯이, 한국 사람들이 밥먹을땐 항상 국이 있죠. 오늘 먹은 요리의 주된 구성을 보면 소스가 아니라 스프에 특화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양식보다 한식에 익숙한 한국사람에게 더욱 어필할 만한 요리네요. 아마 외국사람이 한국에 와서 먹었다면 이런 요리가 참 특이하다고 생각하겠지요. 괜찮은 스타일의 요리이긴한데, 전혀 스파이스 하진 않더군요.. 식당 이름을 너무 대충 지은거 아닌가하네요..

양고기 스테이크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순무와 같은 디스플레이가 무척 귀엽더군요. 맛도 훌륭했습니다.. 제가 요새 홍대 투쉡에 자주 다니기에 양고기는 왠만큼 익숙한데, 이 정도 퀄리티라면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심미적으로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이런 집은 이벤트나 데이트에 이용하면 재밌을 거 같습니다. 근데 이 나이에 만날 아가씨들 중에 이런 깜찍한 거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요..

건강쥬스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원샷하라고 하던데 음.. -_- 맛이 좀.. 이런거 먹으면서까지 별로 건강해지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청즙을 사두고도 못먹고 있는 중이라는..

디저트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드디어 기대하던 디저트가 나왔는데, 오른쪽 아래의 초콜렛+자두젤리만 그럭저럭 맛있고 나머진 평범이하였습니다. 파티쉐 특선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더군요. 이럴꺼면 디저트는 스킵하는게 나았을 뻔도..

카모마일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정찬 코스에 티가 빠질수 없죠. 저는 항상 허브티를 주문하는데, 일본의 레스토랑에선 허브티도 무척 맛있습니다. 근데 한국와서 마시면 죄다 일회용 티백맛이 나네요.

커피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여기도 마크가.. 이런걸 보고 마케팅을 잘한다고 해야하는 건가요..

쁘띠푸르

edward kwon's the spice@itaewon

요것도 디저트 전문인 제가 먹기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디저트빼고는 음식은 다 무난하고 크게 빠지는 요리가 없더군요. 디저트도 한국 평균정도는 하는 듯하고요. 그 무난함이 미식가에겐 크게 어필을 안 할 수도 있지만, 사실 파인다이닝의 존재 이유가 그런 무난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상엔 실수해선 안되는 모임이나 자리라는게 있고, 정말 잘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거니까요. 중요한 모임의 중간에 이상한 음식이나 형편없는 서비스가 있으면 많이 곤란하지요. 무난한 음식엔 별로 관심이 없고, 싼값에 맛있는게 먹고 싶다면 동네 맛집이나 제철 맛집을 찾아가면 되는 거구요..

서빙은 좀 부족한 느낌이였지만 어차피 캐주얼한 다이닝을 내세우는 곳이니까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듯합니다. 담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연다면 그때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해야겠지요. 경력 의혹 관련은 제가 잘 모르니 할말이 없습니다만,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이 요리에 담겨있는 느낌은 들더군요. 극한의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요리를 서비스의 일종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에서요. 이만한 레스토랑도 한국엔 많지 않으니 알아두면 여러모로 편리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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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당일의 디너이죠. 휴일이긴하지만 휴일답지는 않다고나 할까요.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서 더 저렴하거나 더 푸짐한 코스로도 주문이 가능하더군요. 다만 와인은 싼편이 아니라, 많이 마시는 분들이라면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듯 했습니다.

  • 포토샵으로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한거임? 매우 깨끗하게 나왔는걸?

    처음 만난 소개팅용으로는 아니지만, 그 이후 친해지면 데이트용 레스토랑으로서는 매우 추천할 만 하겠더라.

    뭐? 안생겨요?;;;

    • 이 집은 원래 매우 밝고 화벨도 잘맞았다네. 블로거들을 의식한 조명이라고 보여지나, 덕분에 분위기는 음식이나 인테리어와는 상관없이 매우 캐주얼하게 느껴지더군. 마치 맥도날드와 같다고나 할까.. 이렇게 맛집을 많이 알고 있다해도 ASKY이라는 현실.. orz 올해 크리스마스는 개발이나 하며 보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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