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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끼시 시장에서 아침을

아침 7시에 동경역에 도착해선 바로 츠키지로 가서 미식 멤버들과 조인합니다. 동경에서 여행와서 아침에 제대로 밥먹을 수 있는 곳은 쯔끼지 정도이니 잘 알아두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예전부터 쯔끼지 장내의 다양한 집을 돌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불가능하여 -_- 제대로 돌아본 곳은 몇군데 안됩니다. 그러니 이번이 절호의 기회였던 셈입니다.

이날 원래는 타카하시라는 곳에 가려고 했으나, 오픈 시간도 안맞고 줄도 길게 서는데다 원래 먹고 싶었던 메뉴도 없다고해서 바로 행선지를 옆에 있는 카토라는 해산물 전문점으로 변경했습니다. 장내 시장의 가게들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쯔끼지 시장에서도 특별히 선택된 역전의 용사들이라 봐도 무방하기에, 대충 아무데나 들어가도 거의 맛이 보장되더군요. 다만, 그중에도 예외가 있는데, 몇 군데 스시집은 한시간 이상씩 줄을 길게 서야 하는데다 딱히 특별한 맛도 아니기에, 꼭 쯔끼지에서 스시를 드셔야 겠다는 관광객분들만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가게가 좁아서 단체 손님받긴 좀 어려워 보이더군요. 해산물 메뉴가 다양한데, 그 중에 대충 땡기는걸 시키면 됩니다. 저희는 미식의 고수분께서 제철 생선 위주로 주문했습니다.

이카의 시오카라

tokyo's kitchen, tsukiji

오징어를 잘게 잘라서 내장과 함께 절인 음식입니다. 맥주의 오토오시로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시오카라용 오징어의 두세배 정도의 굵기인데, 이렇게 실한 시오카라는 처음입니다. 맛도 훌륭하구요. 이런 음식은 내노라하는 미식가들이 모이는 쯔끼지 아니면 맛보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부리

tokyo's kitchen, tsukiji

부리의 어떤 부위인지는 까먹었습니다. 날이 쌀쌀해져서인지 기름이 올라서 맛있었습니다. 위에 올라온건 시소의 꽃입니다. 지난번에 조엘로부숑에서도 나왔었죠.

마구로

tokyo's kitchen, tsukiji

역시나 자세한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ㅠ.ㅜ 특별한 부위의 마구로가 나왔습니다. 요코와같았는데, 선도가 주금이더군요.

카키도후 – 굴 두부

tokyo's kitchen, tsukiji

우니 두부같은 걸 연상했는데, 굴 국이 나오더군요. 초 대형 굴이 듬뿍들었습니다. 쌀쌀한 아침엔 역시나 따끈한 국물이죠

시라코

tokyo's kitchen, tsukiji

대구의 정소였던가로 기억합니다. 부드럽고 눅진한 맛이였는데, 무슨 치즈인가 싶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지금껏 먹었던 시라코중 단연 톱레벨이였습니다. 쯔끼지 답게 무슨 메뉴를 시켜도 최고로만 나오네요. 이건 무슨 반칙 스킬도 아니고, 딴데는 뭘로 장사하라고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구졸임

tokyo's kitchen, tsukiji

기름기 오른 살이 풀어져서 그냥 입안에서 살살 녹는군요. 뜨끈할때 얼른 드시면 밥한공기 뚝딱입니다.

이렇게 해산물도 푸짐하게 잘먹고 아침부터 맥주도 한잔하고 즐거운 여행의 시작이였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쯔끼지 시장을 산책하며 배를 꺼트려야겠죠. 전에 제가 마지막으로 갔을땐 – 그때도 8~9시 정도였지만 – 이 정도로 가게가 오픈하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 날은 정말 거의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었더군요. 신선한 해산물 재료가 그득했습니다. 입맛을 쩝쩝다시면서 한바퀴 돈후에 장외시장도 돌아보기로 합니다.

쯔끼지 장외 시장에서 메이저 급으로 유명한 집이 둘있는데, 하나는 라멘의 이노우에이고, 또하나는 모츠니코미의 키츠네야입니다. 다른 곳들도 맛있다고 하지만, 이 둘은 그 중에서도 레벨이 다르더군요. 둘다 해산물 전문점은 아니지만 쯔끼지아니면 도저히 먹을수없는 하이레벨의 맛집입니다.

일단 장내 시장과 가까운 키츠네야부터 들렸습니다.

키츠네야의 니쿠도후와 니코미

tokyo's kitchen, tsukiji

아침먹은지 얼마 안됐고 하니 간단하게 맛만 보라고 이정도 시켰습니다.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 라고 해봤자 니코미와 니쿠도후가 전부입니다. 가격도 600엔정도로 그다지 비싸지 않은 듯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만 하더라도 이동네 메뉴가격이 500엔을 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거에 비하면 많이 상승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정도 가격에 이 정도 맛은 타 지역에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동경 최고 레벨의 니코미입니다.

tokyo's kitchen, tsukiji

신선한 내장을 된장에 졸인 음식입니다. 간간하게 졸여진 고기의 부드러움이 이루 말할수 없더군요. 그냥 먹기엔 살짝 자극이 부족하긴 한데 시찌미를 좀 넣으면 나아질 듯합니다. 따로 먹는 것도 좋지만 덮밥으로 해서 먹었어도 맛있을 듯하네요.

니쿠도후, 고기 두부

tokyo's kitchen, tsukiji

니코미에 비해 좀 달짝지근한데 입에서 사르르 녹더군요. 왠만한 스키야키 저리가라 할 정도 입니다. 밥위에 부으면 바로 최상급 규동이 될듯한데 이건 다음 기회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키츠네야의 간판

tokyo's kitchen, tsukiji

사진에 보이는 아저씨가 좁은 주방에서 열심히 만드십니다. 보고있는 동안 줄이 끊이질 않았는데, 명점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죠.

이노우에의 주카소바

tokyo's kitchen, tsukiji

키츠네야를 갔는데, 이노우에를 안갈수가 없지요. 츠키지 장외시장 넘버원답게 라멘을 먹으려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서있습니다. 이날도 역시나 최고의 주카소바가 나옵니다. 시원한 국물맛에 피로감이 사라집니다.

식사를 마쳤으니 디저트를 먹을 시간입니다.

긴자로 자리를 이동해서 간단하게 마치려고 했는데, 10시쯤이면 문을 열줄 알았던 디저트가게들이 11시부터 영업이네요. 여기저기 찾다가 긴자의 마츠야에 새로생긴 메종 드 쇼콜라로 이동했습니다. 백화점 1층에 매장이 있고 안쪽으로 8석정도의 자리가 있더군요. 아늑하지는 않고 가격대도 싸진 않지만, 작은 휴식공간 정도의 의미가 있을듯 합니다.

메뉴를 좀 봤는데, 딱히 땡기는게 없습니다. 그 흔한 케익도 안팔다니! 에클레어가 유명하다는데, 그건 줄서서 사야하는데다 파는 시간대가 있다고 해서 그냥 있는거에서 대충 시켰습니다.

카푸치노

tokyo's kitchen, tsukiji

인지 카페라테인지.. 커피는 못마시지만, 조그만 초콜렛은 몇 개 주워먹었는데 참 맛있더군요. 오미야게로도 좋을 듯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샀습니다.

에스프레소

tokyo's kitchen, tsukiji

이것도 맛은 잘 모르겠지만, 가격이 상당하니 나쁘진 않겠죠.

글라세

tokyo's kitchen, tsukiji

아이스크림인데, 생각보단 별로였습니다. 진한 맛은 맞지만, 메종 드 쇼콜라의 명성에는 못미치네요. 이 집의 자랑인 초콜렛이 듬뿍 들어간 에클레어가 12시 부근부터 판매시작이라고 해서 그냥 포기한게 못내 아쉽더군요.. 어쨌든 다음 약속 땜에 바빠서 저는 이만 작별을 하고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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