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키면가 무교동점에서 5월에 광동요리를 개시하면서 프로모션 행사를 했습니다. 새로 추가된 해선주가 요리 메뉴를 전부 20% 할인하는 행사였는데, 이런 기회를 놓칠수 없어서 정예 멤버들을 모아 다녀왔습니다.
정문
당당하게 광동요리 개시라고 안내판을 설치해 놓으셨네요. 포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더군요.
수조
해선주가 스타일로 하는 곳이 외국에는 꽤 있지만, 한국에서는 처음인듯합니다. 직접 수조를 보며 자신이 먹을 생선을 고르고 그에 맞는 요리방법도 정하는게 쏠쏠한 재미인데, 청키면가는 아직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부탁드리면 왠만한건 가능할 것 같지만요) 하지만 국내에서 신선한 생선을 바로 잡아 광동식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청키면가뿐만아니라 일단 해산물 전문점에 도착하면 뭘먹을지 수조를 한번 확인하는 것은 좋은 습관입니다. 이날은 랍스타와 우럭이 무척 신선해 보이더라구요.
첨부터 마구 달릴 수는 없으니 가볍게 연태고량주로 시작합니다.
연태고량주 전용 디캔터(?)와 잔이 참 귀엽더군요.
잔
안주가 도착하기전에 가볍게 쭉 들이킵니다.
반찬
그냥 먹기도 괜찮았는데 요리 나오기 전에 가벼운 안주로도 좋더라구요.
마늘칩 새우
바삭바삭한 마늘칩에 실한 새우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간도 좋고 새우맛도 훌륭하더군요. 새우를 먼저 먹고 남은 마늘칩은 나중에 밥에 올려서 먹었습니다.
바베큐 포크
해선주가 컨셉이라고 해도 해산물만 있는게 아니더군요. 바베큐포크라는 메뉴를 시켜봤는데, 고기에 소스가 잘 베어 있어서 맛있었습니다. 안주로 짱이더라구요.
생강 대파 랍스터 볶음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메뉴입니다. 가장 신경을 쓰고 계신듯한데 요리도 너무 좋았지만, 이날 랍스터 상태가 아주 실하더군요. 가득찬 살이 너무 달더라구요. 이런 랍스터는 제 인생에도 몇번 없었네요. 끝까지 감탄하며 먹었습니다.
가리비 마늘찜
가리비에 잡채같은 면과 소스가 올라갔습니다. 사장님이 강추하셔서 시켜봤는데 가리비의 선도도 좋고 위에 올라간 소스도 맛있습니다.
까이란 마늘 볶음
기존의 메뉴에도 까이란을 데쳐서 내오는 요리가 있었지만, 볶아서 먹어보니 풍미가 더 살더군요. 요리방법이 달라지니 맛도 더 좋아지네요.
마늘칩에 밥을 올려먹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마구마구 퍼먹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주거리가 되더군요.
대만에서 건너온 소홍주
사장님의 양해를 구하고 제 친구가 협찬한 대만에서 직접 공수한 소홍주를 꺼냈습니다. 케이스만 봐도 상당히 고급스럽더군요.
록으로
맛도 일반적으로 파는 소홍주보다 훨씬 부드럽더군요. 사장님께서 록으로 마시는 것을 추천해주셔서 마셔봤는데, 스트레이트가 나은거 같아서 첫잔 이외에는 그냥 마셨습니다.
광동식 생선찜
이 집의 또하나의 시그니쳐 메뉴인 우럭의 생선찜이 나왔습니다. 아까까지 수조에 놀던 생생한 넘인지라 살이 탱탱하면서도 달았습니다. 고수를 좀더 청하고 두반장 소스를 밥에 비벼먹으니 마치 중국에 온 기분이 들더군요. 아직까지 가본적은 없습니다만..
이렇게 요리를 먹고 뭔가 부족함을 느껴 면 종류도 좀 시켜봤습니다.
완탕
청키면가의 완탕이야 언제나 최고죠.
소고기면
소고기 스지가 올라간 면인데, 완탕보다는 간이 좀더 짭짤하지만 술과 함께라면 오히려 더 좋은 메뉴가 아닐까 하네요.
라우여우미엔
국물이 살짝 매운 편이더군요. 이번에 새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바베큐포크나 땅콩이나 까이란같은 지금까지 먹었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더군요. 청키면가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맛이라고 하면 좀 오버이겠고, 완탕에는 없는 칼칼한 국물맛과 실한 건더기를 즐길수 있어서 좋았네요.
청키면가에서 너무너무 잘 먹고, 2차로 홍대의 엔젤스 쉐어로 갔습니다.
루바브 크럼블 파이
마당쪽의 공간을 잡고는 피스피스의 파이를 좀 사와서 먹었는데, 루바브 크럼블 파이는 좀 새콤하더군요.
피칸파이
피칸도 참 맛있네요. 훌륭한 파이집입니다. 밤에 여는게 참 다행이네요.
Balalaika
독특한 이름의 칵테일인데 산뜻한 맛이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하이볼
뜨겁게 먹고 왔으니 시원하게 하이볼도 마셨습니다.
Aultmore 29yr, Adelphi Selection
이 즈음해서 위스키를 한병 꺼냈습니다. 아델피 셀렉션의 얼트모어 29년입니다. 아델피 셀렉션은 소량으로 양질의 위스키를 판매하는 것으로 평가가 높은 위스키 보틀러입니다. 얼트모어는 듀와스(Dewars)가 소유하고 있는 작은 양조장으로 오피셜하게 판매하는 위스키는 거의 없고, 아델피와 같은 보틀러를 통해 병입한 위스키가 간간히 나오는 정도입니다. 생산량이 워낙 작아서 시장에서 구할수 있는 물량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저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우연히 충동구매 해봤습니다.
와인하고 위스키의 차이점이라면, 와인은 평가가 어느정도 정해져 있어서 맛과 평가와 가격이 대부분 비례하는데, 위스키의 세계는 오피셜 보틀 이외에는 그런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위스키 독립병입자의 보틀은 제대로 평가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 평가가 얼마나 믿을만 한지는 직접 마셔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따고 맛이 있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라서 복불복입니다. 그만큼 좋은 위스키에 걸렸을 때의 기쁨은 상당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제일 감동했던 위스키는 로즈뱅크 25년입니다. 단지 한번 마셔봤지만 그 파워와 향은 오랫도록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에 오픈한 얼트모어도 그 정도 수준이였습니다. 좀 더 시트러스와 버터의 맛이 나는 스타일이지만요. 로즈뱅크25년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이 정도의 멋진 위스키와 만날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세상은 넓고 위스키의 세계는 아직 배울게 많습니다.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특별한 날에 좋은 와인을 따는게 아니라, 그 와인을 딴 날이 특별한 날이라고하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이 위스키를 마시고 이 날이 좀더 특별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 자리에서 같이 위스키를 나눠 드신 분들은 그런 느낌을 이해하시겠지요.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지라 두번 다시 같은 위스키를 마실 수는 없을테니 와인보다 더욱 각별한 걸지도 모르겠구요.
3차로 새마을 식당
술이 아직도 부족해서 근처에서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한잔더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 날은 시작의 청키면가부터 마지막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만족스러웠던 번개여서 오랫도록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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